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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말부록|파워&포인트 논술⑤

논술은 정말 수익성 좋은 사업인가

논술 고정관념 뒤집기 ⑤ - 사교육 논술시장의 허실(상)

  • 박정하 성균관대 학부대학 교수·EBS 논술연구소 부소장

논술은 정말 수익성 좋은 사업인가

논술은 정말 수익성 좋은 사업인가

강남 논술 학원가.

공교육 얘기를 잠시 접고 논술 사교육 얘기로 넘어가보자. 친구들과 술잔을 기울이면서 교육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보면, 요즘은 역시 논술로 대화가 귀착된다. 다들 대입에서 논술이 강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심할 수 없는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논술 강화라는 큰 방향에 대해서도 교육의 질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보고 별 이견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공교육 안의 논술교육이 아직 걸음마 단계인 것도 누구나 알고 있다. 여기서부터 술잔을 비우는 속도가 빨라진다. 논술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불안과 걱정이 시작되는 것이다. 얘기는 고액과외로 옮겨가고, 이어서 요즘 한창 뜨거운 쟁점인 양극화 문제로 넘어간다. 이쯤 되면 취기가 돈 어떤 친구는 논술을 양극화의 주범으로 낙인찍고는 “논술을 다 없애야 한다”고 일갈하는 상황이 된다.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마치 황사처럼 전국에 짙게 깔려 있다. 상황이 어렵고 앞이 어두울수록 거짓 예언자가 전성기를 누리듯, 이미 사교육 시장에서는 이러한 불안감을 담보로 실속 없는 논술 프로그램을 그럴듯하게 포장한 광고들이 판을 치고 있다. 그렇고 그런 식상한 문구들이지만, 대안이 없는 학부모들은 눈을 부릅뜨며 전단지를 살펴본다.

과연 논술 분야에서도 사교육이 공교육을 보완할 수 있을까? 만일 제대로 보완해줄 수만 있다면, 공교육과 사교육이 조화를 이루며 교육의 질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사교육 규모가 과도해지는 것은 막아야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교육이 박멸의 대상은 아니다. 적절한 규모로 적절한 기능을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결국 사교육이 효과적으로 담당할 수 있는 영역이 어디까지인지를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논술이 그런 영역은 아니라는 점이다. ‘논술 사업’의 특성에 비춰볼 때, 이윤을 추구하는 사교육은 근본적으로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이른바 ‘논술 시장’은 수능이나 내신 시장과는 다른 특징을 가진다. 논술 시장에서는 대량생산, 대량공급 시스템이 수요자의 요구에 부응하기 힘들다. 수요자는 글에 대해 밀도 있는 지도를 원하고, 또 그것만이 실제로 효과가 있음이 검증되고 있다. 따라서 강의 중심으로 대량공급이 가능한 수능 시장처럼 대규모의 사교육 기업이 주도권을 가지면서 큰 부가가치를 얻기란 힘들다. 마찬가지 이유로 온라인 논술교육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수능 시장에서 위세를 떨치는 온라인 교육업체들도 논술에서는 지속적인 수익을 얻기가 쉽지 않다.



사교육이 논술교육 감당하기엔 한계 … 공교육서 희망 찾아야

소형 업체의 경우에도 논술 사업은 마진율이 낮다.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것이다. 오프라인에서 강의 외에 글을 지도하고 첨삭하는 데 비용이 많이 지출될 수밖에 없고, 따라서 사업자 처지에서는 수익성이 낮은 사업이다. 더구나 제대로 하려면 고급 인력을 투입해야 하므로 인건비 부담은 더욱 커진다. 물론 지역에 기반을 둔 오프라인 학원들을 중심으로 고액과외 형태의 시장이 형성될 수도 있지만, 상시적으로 고액과외의 수요자를 다수 확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런 사업 환경상의 어려움은 한마디로 정상적인 학원 경영을 불가능하게 한다. 때문에 논술교육을 사교육에 맡길 경우 화려한 프로그램으로 인해 단기적으로는 사고력과 의사소통 능력, 독서 능력이 향상되는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체계적이고 밀착도가 높은 논술교육이 이루어지기 어렵다. 논술사업이 실상 소문과는 달리 사업으로서 매력이 없다면 누가 내실 있는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투자를 해야겠는가? 논술은 결국 공교육에서 희망을 찾을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점점 더 분명해진다.



주간동아 532호 (p98~98)

박정하 성균관대 학부대학 교수·EBS 논술연구소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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