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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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캠페인 송 ‘화제 만발’

  • 정일서 KBS라디오 PD

    입력2006-04-19 17: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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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거 캠페인 송 ‘화제 만발’

    이정현. 클론.

    정당들마다 선거전에 돌입하면서 5·31 지방선거 열기가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이번 선거운동에서는 어떤 노래들이 불려지고 화제가 될까?

    선거에서도 음악은 필수 요소다. 각 후보진영에서는 선거 캠페인 송을 새로 만들기도 하고 기존의 친숙한 노래를 그대로 쓰거나 개사해 사용하기도 한다. 97년 대선에서 김대중 후보는 DJ DOC의 노래를 개사한 ‘DJ와 함께 춤을’이란 캠페인 송으로 톡톡히 재미를 봤다. 후보 이니셜과 가수의 이름이 모두 DJ라는 공통점을 이용한 전략이 적중했던 것. 16대 총선에서는 총선연대가 이정현의 ‘바꿔’를 이용한 낙선운동을 펼쳐 화제를 모았다. ‘바꿔, 바꿔, 모든 걸 다 바꿔~’라는 가사는 낡은 정치판을 갈아보자는 당시 국민정서를 대변했다. 그런가 하면 2000년 대만 총통선거에서는 당시 한류 열풍을 타고 클론의 ‘쿵따리 샤바라’가 민진당 천수이볜 후보의 캠페인 송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선거 캠페인 송에 관한 재미있는 일화 하나. 1960년대 히피들의 정신적 지주였던 티모시 리어리(Timothy Leary)라는 인물이 있었다. 하버드대학 교수였던 그는 약물을 이용한 의식의 확장을 옹호한 급진적 지식인이었으며 마약의 일종인 LSD의 전도사였다. 결국 그는 대학 강단에서 쫓겨났고 FBI에 쫓기며 도피생활을 했지만, 1960년대 히피즘의 지지자들이 보수적 중산층으로 변절해간 와중에도 끝까지 급진적 자유주의자로 남아 히피즘을 사수했다. 그래서 1996년 그가 사망했을 때 미국 언론은 마지막 히피가 사라졌다고 논평했다.

    이런 티모시 리어리가 1969년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 출마했다. 당시 그의 선거 캠페인 송은 유명한 비틀스의 ‘Come together’였다. ‘Come together’는 비틀스가 선거에서 그를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준 노래였다. 하지만 리어리는 선거에서 패했다. 당시 선거에서 승리해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된 인물은 후에 미국 대통령이 돼 보수의 전성기를 이끈 로널드 레이건이었다.



    음악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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