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12일 찾아간 내스카 경기장.
‘햇볕에 검게 그을린 목’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런데 이 말은 텍사스 주(州)를 포함한 미국 남부를 가리키는 말로 쓰이기도 한다. 한마디로 ‘촌사람’이라는 뜻이다.
얼마 전 내스카(NASCAR·미국개조자동차경주대회) 취재를 위해 텍사스 주 댈러스에 다녀왔다. 텍사스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다.
댈러스에서 느낀 점은 우선 모든 것이 크다는 점이다. 도로도 넓고, 그 도로를 누비는 미국제 트럭도 덩치가 크다. 미국 동부나 서부와는 달리 일제 자동차가 별로 보이지 않았다. 현지 사람을 만나보니, 영어로 ‘Everything is big in Texas(텍사스에서는 모든 것이 크다)’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또 도처에서 ‘하나님’을 느낄 수 있었다. 자동차에서 라디오를 들으면 설교와 복음성가가 곳곳에서 잡혔다. 내스카 경기도 기도로 시작됐다. 그만큼 텍사스에서는 교회가 중요한 구실을 하고 있다. 내스카 경기장에 갔을 때 필자가 가장 놀랐던 것은 ‘20만 명’이라는 천문학적인 관람객 수보다도 관중과 선수가 모두 백인 일색이었다는 점이었다. 출전한 선수 48명도 전원 백인이었다. 선수의 대부분이 흑인인 농구나 미식축구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내스카는 오늘의 부시 대통령을 만든 남부의 보수적이고 종교적인 백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다. 그렇기 때문인지 내스카 경기가 시작하기 직전 부시 대통령의 영상메시지가 대형 TV를 통해 방송됐다. ‘텍사스맨’으로 열렬한 내스카 팬인 부시 대통령은 “내스카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흥분된다. 자, 시동을 거세요(Start your engine)”라고 말하면서 분위기를 잡았다.
내스카를 볼수록 ‘텍사스적’, 넓게는 ‘미국 남부인의 정서를 반영하는 스포츠’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미국은 한국에는 가장 중요한 나라다. 부시 행정부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텍사스 정서’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