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가 지난해 4분기 매출 681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시스
2월 인공지능(AI)발 ‘사스포칼립스’(서비스형 소프트웨어의 종말) 공포가 뉴욕 증시를 덮친 데 이어,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이 이어지며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다우존스, S&P500 등 각종 지수는 연초 대비 보합권에 머무르고 있다. 저서와 유튜브 채널 ‘반교수의 미국 투자 스토리’를 통해 미국 시황을 분석하는 이주택 미국 럿거스대 교수에게 3월 1일 미국 증시 향방에 대해 물었다.

이주택 미국 럿거스대 로스쿨 교수. 이주택 제공
“AI 공포, 과도한 측면 있다”
1~2월 뉴욕 증시를 평가한다면.“보합권에서 움직였다. S&P500이 지난해 12월 산타랠리에 이어 1월 CES 2026을 거치면서 1%대 상승했지만 2월부터 AI발 소프트웨어 붕괴 공포로 주가가 근거 없이 하락해 상승폭을 반납했다. 특히 AI에 지나친 자본이 투자됐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기술주 하락이 두드러졌다. 반대로 가치주, 중소형주는 상승해 다우존스 지수는 선방한 상황이다.”
왜 주가 하락 근거가 부실하다고 보나.
“AI가 소프트웨어 기업을 대체할 것이라는 예측은 섣부르다. 골드만삭스나 JP모건도 같은 의견을 냈다. AI는 기존 소프트웨어를 완전히 대체할 수준의 능력을 갖추지 못했고, 소프트웨어 기업은 저작권 보호를 받고 있다. 망치를 직접 만들어 쓸 수도 있지만 대부분 사서 쓰지 않나.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도 지금은 소프트웨어 기업과 협력하는 단계지 AI가 대체할 수 없다고 했다. 소프트웨어 기업 실적 역시 잘 나오고 있어 공포가 지배할 상황은 아니고, 이미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다고 본다.”
AI 혁신이 금융위기를 일으킬 것이라는 ‘시트리니 리포트’도 공포에 영향을 미쳤다.
“시트리니 리포트는 소설에 가깝다. 2028년 주식시장 폭락을 예견했는데 그 가능성을 지금 알 수는 없다. 대량 해고와 유효 수요 감소가 경기에 악순환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하더라도 기업 생산성이 증가하면 세금이 늘어나 복지 재원이 확대되는 반대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현 상황에서는 정부와 기업이 AI에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지켜보면 된다고 본다.”
지난해부터 AI 공포가 왜 주기적으로 대두되나.
“사람들이 AI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이다. 19세기 초 러다이트 운동이 벌어졌던 것처럼, 새로운 문물이 만들어지면 그걸 받아들이는 사람은 소수다. 이런 상황에서는 공포가 반복적으로 확산할 수밖에 없다. 2028~2030년쯤 되면 대다수 사람이 AI 존재를 받아들일 거라고 생각한다. 그 전에 공포를 이겨낼 수 있도록 AI 확산에 대한 대처 방안과 관리·감독을 할 수 있는 법률 시스템을 개발해둬야 한다.”
“국가별·섹터별 분산투자 시점”
올해 상반기 뉴욕 증시 방향을 어떻게 전망하나.“1~2월처럼 변동성이 계속되리라 본다. 미국 거시경제가 안정적이지 않은 데다, 지정학적 문제도 있다. 4월 중순 1분기 실적 시즌 전까지는 변동성이 계속될 것이다. 빅테크 실적이 잘 나오면 4월 말~5월 반등 가능성이 있다.”
엔비디아는 사상 최고 분기 실적 발표 후에도 이틀 연속 주가가 하락했다.
“공매도 세력의 공격 때문이라고 본다. 실적도 예상보다 잘 나왔고 마진율(75.2%)도 어마어마하다. 개인적으로 엔비디아 적정 주가는 210달러로 보며, 기관도 목표주가를 270달러로 평가한다. 그럼에도 주가가 하락한 이유는 미국이 불안하니 올해 들어 자산이 유럽과 아시아로 많이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미국에 투자하는 돈이 줄어들어 헤지펀드 공매도 세력의 힘이 더 커졌다고 본다.”
이 같은 변동성이 언제까지 지속될까.
“11월 중간선거까지는 지속될 수 있다. 통계적으로 중간선거 12개월 전은 주가가 거의 오르지 않았다. 정치적 불확실성 때문이다. 보통 중간선거가 끝나고 1년간 10% 이상 상승했다. 11월부터 주가가 오르면 기관이 예측한 대로 S&P500이 7600~7700 선까지 갈 수 있다고 본다.”
개인투자자는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까.
“지난해 말부터 분산투자를 강조해왔다. 한국이든, 미국이든, 유럽이든 저평가된 종목을 매수해 분산투자하는 방법을 권한다. 미국 주식 내에서도 가치주와 경기방어주, 성장주를 골고루 들고 가는 편이 좋다. 특정 종목이 부담스러운 투자자는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를 하면 올해도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다. 포트폴리오를 분산해야 변동성이 심할 때도 심리적으로 안정적인 투자를 할 수 있다.”
할인 중인 종목을 꼽는다면.
“엔비디아 적정 주가가 210달러라고 본다. 현재 그에 비해 할인 중이다. 이럴 때 조금 사고 20% 할인할 때 조금 사는 식으로 여러 차례에 걸쳐 분할매수를 하면 좋은 가격에 엔비디아 주식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또 기술주는 대부분 적정 주가보다 저렴하다. 애플을 제외한 아마존, 메타, 구글 등은 5~10% 싸다. 소프트웨어 주식은 할인율이 높지만 AI 시대에 어떻게 대응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금융주, 제약주, 필수소비재주도 과열이 빠진 상황이라 5%가량 할인하는 상황이다. 자산의 40~60%는 현금으로 보유하면서 기회가 온 종목들을 매수하는 것이 좋다.”
할인율이 크지 않은 상황으로 보이는데.
“가치투자를 하는 사람에겐 주가가 저렴하지 않다. 지금은 적립식으로 매달 혹은 2주마다 투자하는 사람에게 적합한 시장이다. 평균적으로 주가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내년이나 내후년 결국 주식시장이 우상향할 테니, 장기적 관점에서 적립식으로 투자하기에 좋은 기회다.”
3월에는 무엇에 주목해야 하나.
“이란 공습보다 주식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건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다. 지난해 4분기 미국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1.4%로 떨어졌고, 2월 기준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대비 3.6% 상승했다. 스태그플레이션이 오면 연방준비제도도 도리가 없다. 곧 발표되는 미국 물가지표와 실업률 등 고용지표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

문영훈 기자
yhmoon93@donga.com
안녕하세요. 문영훈 기자입니다. 열심히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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