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클린룸. 삼성전자 제공
“국내 증시가 단기간에 급상승하며 시장에 과열 불안감이 깔려 있던 상황에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라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안을 발화하는 계기가 됐다. 다만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경우 실적이 탄탄한 만큼 이번 분쟁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처럼 장기화해 미국 금융시장과 실물경기에까지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면 주가 조정도 조만간 마무리될 가능성이 있다.”(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
“AI 서버 고객 간 입찰 경쟁으로 D램 가격 상승”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 여파로 국내 증시와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향후 주가 등락은 전쟁 장기화 여부에 달렸다는 게 전문가들 중론이다. 당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한 것처럼 4∼5주 만에 전쟁이 끝나면 두 기업 주가도 다시 회복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한 증권사 임원은 “미국 항모 전개 상황, 이란의 단거리미사일 재고 등 전쟁 장기화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정보를 최대한 수집하고 있다”고 말했다.이런 상황에서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오히려 올려 잡는 분위기다. 당장의 지정학적 리스크보다 AI 산업 성장에 따른 반도체 수요 급증이라는 거대 사이클이 더욱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후 첫 장이 열린 3월 3일 한국투자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22만 원에서 27만 원으로,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130만 원에서 150만 원으로 올렸다. 같은 날 키움증권도 삼성전자(21만→26만 원)와 SK하이닉스(110만→130만 원)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이 같은 전망의 주된 근거는 반도체 수급 불균형에 따른 D램 가격 강세다. 한국투자증권은 3월 3일 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리포트에서 각각 “서버 고객 사이 입찰 경쟁으로 D램 가격 상승률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D램 공급 부족 심화로 분기 가격 협상이 사실상 물량 할당을 위한 고객사 간 경쟁 입찰로 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미 서버용 D램 주요 제품 가격은 HBM3E(5세대 고대역폭메모리) 수준인 기가바이트(GB)당 1.25달러를 넘어선 1.3달러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한국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364% 급등한 202조 원, SK하이닉스는 전년 대비 257% 상승한 168조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키움증권도 HBM4 양산 확대, 비메모리 영업 흑자 전환 등 영향으로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200조 원(전년 대비 359% 상승)을 달성하고,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은 AI 업황 온기가 낸드플래시까지 확대됨에 따라 170조 원(전년 대비 260% 상승)을 달성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AI 산업 급팽창으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 및 가격이 오르는 ‘구조적 성장세’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다. 두 기업의 실적과 주가 전망치가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는 주된 배경이다. “향후 반도체 수요는 AI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2030년 피지컬 AI 산업 본격화, 2040년 AGI(범용인공지능) 등장에 이르기까지 계속 커질 것”(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석학교수)이라는 게 상당수 전문가들 견해다. 반도체 수급 불균형이라는 구조적 요건이 지정학적 리스크로 크게 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염승환 이사는 “만에 하나 항공·해운 등 교통로 차단으로 메모리 반도체 생산에 차질이 생길 경우 가격이 더 오를 여지도 있다”고 분석했다.
“AI 호재 주가 선반영… 리스크 관리 중요”

SK하이닉스의 321단 QLC 낸드플래시. SK하이닉스 제공
다만 반도체 대장주들의 주가 전망에 AI발 호재가 이미 상당 부분 반영된 만큼 향후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박선영 교수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내년 물량이 완판되는 등 호재가 주가에 선반영된 측면이 있다”면서 “AI 메모리 사이클과 관련해 새로운 호재가 아직 뚜렷하게 없는 상황에서 지정학적 리스크라는 돌발 변수가 발생한 터라 향후 주식투자에선 리스크 관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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