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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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훈현 “아 옛날이여!”

조훈현 9단(흑) : 조한승 7단(백)

  • 정용진/ Tygem 바둑웹진 이사

    입력2004-05-14 13: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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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훈현  “아 옛날이여!”

    장면도

    우리 바둑사에서 가장 뛰어난 기사가 누구냐고 묻는다면 나는 주저 없이 “조훈현 9단”이라고 답하겠다. 그가 세운 눈부신 기록 때문만은 아니다. 기록이란 어차피 깨지기 위해 존재하는 것. 기록으로만 따지자면 그가 양성한 제자 이창호 9단이 단기간에 하나 둘 갈아치우고 있다.

    내가 조훈현 9단에 대해 혀를 내두르는 건 나이 오십을 넘겨서도 지칠 줄 모르고 세계무대를 누비는 정열과 체력, 변함없이 공부하는 자세에 감복해서다.

    올해 52살. 10, 20대가 판치는 요즘 바둑계에 30대에만 들어서도 ‘쉰세대’ 취급을 받고 있는 풍토에서 ‘고려장’을 당해 마땅한 나이인데도 여전히 세계대회에 단골로 얼굴을 내미는 기사, 바둑사에 조훈현 9단말고 누가 있었는가. 아직 30살도 안 된 이창호 9단이 20년 뒤에도 스승 못지않은 활약을 하리라 장담할 수 있을까.

    그러나 세월 앞에 장사 없다 했던가. ‘바람의 파이터’ 조훈현 9단도 나이를 속일 순 없음인지 무관(無冠)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조훈현  “아 옛날이여!”

    참고도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세계대회가 많이 열리는 해인데 지난해의 ‘흉작’으로 후지쓰배와 삼성화재배를 제외하고 출전 자격조차 얻지 못하고 있다. 왕위전에서도 현재 2승2패로 자력으로 도전권을 따기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지금 형세는 ▲ 가 떠 있는 만큼 흑이 좋지 않다. 이를 의식한 조훈현 9단은 흑1·3으로 어깨를 짚어 올인 전략으로 나섰는데 역시 지나쳤다. 흑 ▲ 두 군데의 대마가 미생인 만큼 1로 유연하게 두는 것이 옳았다. 설령 형세가 좋았다 하더라도 한 치의 물러섬이 없는 조훈현 9단의 기풍으로 볼 때 역시 흑1·3으로 두었을 것이다. 너무 강하면 부러지는 법. 조한승 7단이 백4 이하로 막상 칼을 뽑자 28까지 대마가 꼼짝없이 죽고 말았다. 128수 끝, 백 불계승.



    흑백19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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