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감독에서 중도 경질된 후벵 아모링. 뉴시스
‘맨유 감독 잔혹사’ 추가
맨유는 1월 4일(이하 현지 시간) 리즈 유나이티드와의 ‘로즈 더비’에서 1-1로 비겼다. 지난해 마지막 경기였던 울버햄프턴 원더러스전에 이은 연속 무승부였다. 당시2무 16패로 최하위였던 울버햄프턴을 상대로 홈에서 비긴 것도 모자라, 갓 승격한 리즈 원정에선 선취골을 허용하는 고전 끝에 겨우 비긴 것이다. 하위 팀과의 대결에선 무조건 승리해야 하는 다급한 상황에서 연말연초 맨유의 경기는 내용과 결과 모두 실망스러웠다.
더 큰 문제는 리즈전 후 기자회견에서 터졌다. 아모링 감독이 성적 부진 원인을 구단 수뇌부에 돌리고 선수 영입을 둘러싼 불만까지 쏟아낸 것이다. 이에 맨유 구단은 기자회견 다음 날 아모링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그동안 2024∼2025시즌 도중 부임했다는 이유로 아모링 감독의 성적 부진을 눈감아줬지만, 내부 갈등을 노출하는 것은 용납하지 않은 것이다.
에릭 텐하흐에 이어 부임한 아모링 감독은 줄곧 부진한 성적을 이어갔다. 2024∼2025시즌 리그 27경기에서 7승 6무 14패를 기록하는 와중에 한 번도 연승을 올리지 못했다. 리그 막판에는 8경기 연속 무승을 기록하는 등 나아질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아모링호 맨유가 들려준 유일한 희소식은 유로파 리그 결승 진출이었다.
“성적 부진, 구단 수뇌부 탓”

맨유가 1월 4일(현지 시간) 리즈 유나이티드와의 ‘로즈 더비’에서 1-1로 비겼다. GETTYIMAGES
아모링 감독의 전술적 고집도 문제였다. 그는 포르투갈 시절부터 백스리를 메인 포메이션으로 사용했다. 첫 감독을 맡은 카사 피아 AC 시절 극초반을 제외하면 SC 브라가와 스포르팅 CP에서 백스리로 명성을 떨쳤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맨유를 이끌면서 보인 백스리는 이도저도 아닌 엉성한 모습이었다. 아모링 감독은 “유럽 대항전을 병행하느라 훈련 시간이 부족하다”는 말만 반복하면서 전술과 시스템을 절대 바꾸지 않겠다고 버텼다. 실제로 유럽 대항전을 병행하는 팀은 훈련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긴 하다. 하지만 아모링 감독 부임 후 수개월이 지나도록 맨유 경기력이 개선되지 않자 그의 코칭 실력에 물음표가 붙었다.
결국 아모링 감독이 유로파 우승마저 놓치자 맨유 구단은 사령탑 교체를 놓고 고심했다. 여기서 구단 수뇌부는 텐하흐 감독 때와 같은 실수를 반복했다. 과거 맨유는 성적이 부진했음에도 2023∼2024시즌 FA컵 우승을 명분으로 텐하흐 감독을 재신임했다. 아모링 감독의 경우 유로파 우승에 실패했다는 점에서 유임 결정은 더 큰 실수였다. 이 같은 유임은 다가오는 여름 이적시장에서 감독의 의중을 적극 반영하겠다는 뜻이기도 했다. 실제로 맨유는 2024∼2025 여름 이적시장에서 백스리 포메이션을 더 탄탄하게 해줄 선수를 대거 영입했다. 2억5000만 유로(약 4300억 원)나 투자해 공격수 마테우스 쿠냐, 브라이언 음뵈모, 베냐민 셰슈코, 골키퍼 세네 라멘스 등을 데려왔다.
그렇게 프리시즌을 제대로 보내고 선수 보강까지 했지만 아모링 감독의 백스리는 여전히 기대 이하였다. 개막전에서 아스널에 무득점으로 패했고, 2라운드 풀럼 원정도 무승부로 끝났다. 심지어 카라바오컵에선 4부 리그 그림스비 타운을 상대로 승부차기 끝에 패하는 믿을 수 없는 결과까지 나왔다. 지난해 10월 맨유는 리그 3연승을 달리며 잠시 반등에 성공했지만 그때뿐이었다. 11월부터 다시 부진한 성적이 이어지자 아모링 감독은 경질 가능성에 직면했다. 이때 구단 측이 백스리 전술 변화를 권유했고 아모링 감독이 매우 불쾌해했다는 풍문도 돌았다.
위약금에 선수단 추가 보강까지…

맨유 지휘봉을 잡게 된 마이클 캐릭. GETTYIMAGES
맨유가 이적료까지 주고 데려온 감독이 또 실패로 끝났다. 중도 경질로 맨유가 물어야 할 위약금은 덤이다. 게다가 아모링 감독 의향에 맞춰 여름 이적시장을 보냈기에 후임자가 오면 다시 그에 맞춰 선수단을 보강해야 한다. 앨릭스 퍼거슨 감독이 떠나고 맨유에서 10년 넘게 반복되는 익숙한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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