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시내 한 전자상가에서 소비자들이 노트북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인공지능(AI) 산업 급성장에 따른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전자제품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당장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국내 PC(개인용 컴퓨터)용 D램 가격은 6만 원에서 42만 원으로 7배 급등한 것으로 파악된다.
HBM 부족에 D램까지 수요 급증
개별 부품은 물론 PC와 노트북, 스마트폰 등 전자제품 가격도 전반적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4개월 전 300만 원도 안 되게 산 컴퓨터 가격이 최근 400만 원까지 올랐다” “돈을 모은 뒤 사려던 노트북 값이 그사이 2배 가까이 올랐다”는 푸념이 이어지고 있다.이 같은 가격 상승은 AI 기업들이 고성능 고대역폭메모리(HBM)뿐 아니라, 비교적 연산 성능이 떨어지는 D램까지 대거 사들이고 나섰기 때문이다. 가령 최근 엔비디아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도 서버에 LPDDR 같은 저전력 D램을 쓰기 시작했다. 메모리 수급난으로 원래 스마트폰에 쓰는 제품까지 서버에 도입한 것이다. 게다가 시장 수요에 맞춰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생산 라인을 HBM에 집중하는 터라 D램 공급이 더 달리는 실정이다. AI 사이클이 시작되기 전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비중은 60%에 이르렀다. 반면, 서버 등 B2B(기업 간 거래)는 30%에 불과해 비교적 작은 시장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 비중이 B2B 60%, B2C 30%로 역전됐다.
당장 메모리 반도체 값 상승의 직격탄을 맞은 곳은 컴퓨터 시장이다. 주요 업체는 노트북 가격을 잇달아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올해 출시되는 노트북 ‘갤럭시 북6 프로’ 판매가는 341만 원, ‘갤럭시 북6 프로 울트라’는 463만 원으로 책정됐다. 갤럭시북 프로 모델 출고가가 300만 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같은 등급 전작인 ‘갤럭시북5 프로’가 최저 177만 원이던 것과 비교해 150만 원 이상 오른 셈이다. LG전자도 올해 출시한 ‘LG 그램’ 주요 모델 출고가를 전작 대비 50만 원가량 인상했다. 신작인 ‘LG 그램 프로 A1’ 출고가는 314만 원인데, 지난해 출시된 비슷한 사양 제품은 264만 원이었다. 세계 노트북 시장점유율 1위 업체 레노버도 중간급 모델 가격을 지난해 대비 약 13% 오른 900달러(약 132만 원)로 책정했다.
기존에 노트북 가격에서 20%가량 차지했던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비중은 최근 2배 이상 오른 것으로 파악된다. 가격 측면에서 컴퓨터 핵심 부품인 중앙처리장치(CPU)에 육박할 정도로 몸값이 뛴 것이다. “그나마 메모리 가격 상승을 감당할 만한 고가 제품은 출시라도 할 수 있지만, 저가 제품은 개발이 아예 좌초되는 경우도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삼성전자 D램 GDDR7. 삼성전자 제공
AI 투자 사이클 한동안 계속될 텐데…
메모리 반도체발(發) 가격 상승이 컴퓨터뿐 아니라, 스마트폰 등 다른 가전제품으로 파급할 여지도 있다. 당장 AI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갑자기 줄어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감소할 가능성은 크지 않기 때문이다. 반도체 전문가인 이형수 HSL파트너스 대표는 “현재로선 AI 투자 사이클이 금방 멈출 것이라고 보긴 어렵다”며 “적어도 올해까지는 메모리 반도체 수급난과 이에 따른 가전제품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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