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추가 상승 여력, 앞으로도 주도주는 반도체”

홍춘욱 대표 “단기 과열 맞지만 버블은 아냐… 조정 유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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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경 기자

    hklee9@donga.com

    입력2026-01-23 08: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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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 대표. 이상윤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 대표. 이상윤

    “일단 나는 ‘지금 들어가도 괜찮다’는 생각이다. 기업 이익만 보면 얼마든지 더 올라갈 수 있는 여건이기 때문이다. 다만 주식시장이 올해처럼 단기간에 급등한 시기에는 조정이 한 번 세게 올 수 있으니 목돈을 한꺼번에 넣지 말고, 여러 날에 걸쳐 분할매수할 것을 권한다.”

    대표적인 한국 증시 비관론자인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 대표는 1월 22일 사상 처음으로 장중 5000 선을 돌파한 코스피(그래프 참조) 투자에 관해 이 같은 생각을 밝혔다. 또 최근 반도체 대형주에서 로봇, 원전, 방산 등 다른 업종으로 매수세가 옮겨가는 순환매 장세와 관련해서는 “그럼에도 투자 중심에는 반도체가 놓여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코스피가 4904.66으로 장을 마치며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1월 19일 홍 대표를 만나 주가 상승 기대감과 하락 불안감이 교차하는 한미 증시에 관해 물었다. 

    D램 가격 폭등이 만들어낸 코스피 질주

    1월 2일 4200 선에서 출발한 코스피가 단숨에 4900 선을 넘었다. 과열 우려를 낳고 있는데.

    “단기 과열은 맞지만 ‘아주 비싸다’ ‘아주 심각한 버블이다’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2001년 코스피200 기업의 영업이익은 21조 원, 종합주가지수는 500포인트였다. 지난해 영업이익을 추산해보니 약 300조 원이 나왔다. 그렇다면 같은 PER(주가수익비율)을 적용하면 7500포인트가 나오는데, 한국은 증자와 기업공개(IPO)가 많아서 그렇게까지는 어렵지만 5000포인트까지는 충분히 갈 수 있는 밸류에이션이다. 기업 이익과 PER이 함께 올라가는 구간이라고 보면 된다.”



    코스피 5000 시대를 무엇이 이렇게 단기간에 가능하게 했나.

    “개인적으로 지난해 삼성전자를 4만 원대에 사서 50% 수익을 내고 그 이상 가면 오버슈팅이라는 판단 하에 팔았다. 7~8월 일이다. 그런데 9월 D램 가격이 폭등했다. 현재까지 300%가량 올랐는데, 과거 4번 정도 있었던 가격 폭등이 또 일어난 것이다. 지난해 미국 증시에서 한물간 줄 알았던 스토리지 기업 샌디스크가 최고 수익률을 기록한 것도 같은 이유다. 한마디로 갑작스러운 쇼티지(특정 제품이나 자원의 공급이 수요보다 부족한 상태)가 발생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가를 밀어 올렸고 코스피도 최고치 행진을 벌이게 됐다.”

    5000을 넘어 어디까지 갈 수 있다고 보나.

    “밸류에이션 매력만 놓고 본다면 5000 중반에서 후반까지는 비싸지 않다. 만약 6000을 넘어 7000까지 간다면 확실히 비싸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렇다면 반도체 다음 주도주는 무엇이 될까.

    “지금도, 앞으로도 시장은 여전히 반도체다. 지금 반도체주가 너무 비싸 투자자들이 조금 돌아가고 있지만, 그래 봐야 멀리 못 가고 전력 기계로 갔다가, 미국에서 조선 어쩌고 하니 조선으로 갔다가, 또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주목받으니 현대차로 갔다가 하는 식이다. 이처럼 인공지능(AI)과 관련 있거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마스가(MASGA: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정책과 연관된 좁은 테마 주도주 말고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15만600원, SK하이닉스는 78만8000원까지 올랐는데.

    “지금 전망대로라면 각각 20만 원, 100만 원까지 본다는 의미다. 그래야 코스피가 5000대 중~후반까지 이를 수 있다. 그래서 지금은 주식을 사더라도 일단 반도체주를 먼저 사고, 남는 돈으로 현대차, HD현대중공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사는 식으로 주도주 근처에서 움직여야 한다.”

    ‘넥스트 애플’ 꿈꾸며 AI 경쟁에 뛰어든 기업들

    한국 증시는 미국 증시의 절대적 영향을 받는다. 그런데 미국 대형주 벤치마크인 S&P500 지수는 지난해 12월 이후 6900 선 안팎에서 횡보 중이다. 

    “기본적으로 미국 증시가 더 좋다고 보는 게 맞다. 일단 한국 주식이 비싸졌기 때문에 미국 주식이 더 매력적일 수 있다. 또 개인적으로 구글 제미나이 3.0을 사용하면서 과거에 비해 생산성이 3배 정도 올라간 걸 느끼는데, 이런 발전 속도라면 우리 미래는 순식간에 달라질 테고, 그 모든 변화를 이끌 주도주는 미국 AI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미국 장이 좋지 않은 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돌출 행동을 하고 있어서다. 유럽연합과 관세 협상을 다 끝내놓고 그린란드에 파병한 8개국에 대해서는 관세를 추가로 부가하겠다고 하는 식이니 시장이 그의 말을 어떻게 믿느냐고 반응하는 것이다. 그만 아니라면 미국 증시는 AI로 지난해는 물론, 올해와 내년까지도 훨씬 좋을 것이다.”

    AI 버블 논란도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닌가.

    “AI 관련 기업들이 이익을 안 내고 달리는 중이니까 버블은 맞다. 그런데 과거에도 아마존, 테슬라가 의도적으로 이익을 내지 않고 증자와 투자만 계속한 적이 있다. 그들이 선택한 전략은 이익이 아니라 팬을 모으는 것이었고, 그 결과 어마어마한 제국을 만들었다. 지금 AI 경쟁에 뛰어든 기업들은 ‘넥스트 애플’을 꿈꾼다. 2007년 아이폰이 처음 나왔을 때 100만 대가 팔렸는데, 당시 경쟁 기업들은 ‘애플이 망하겠다’며 비웃었다. 하지만 5년 뒤 아이폰은 1억 대가 팔렸고 비웃던 기업은 다 망했다. 물론 한 번씩 버블에 출렁이며 주가가 폭락하는 일도 생기겠지만, 나는 AI가 미래라는 사실을 부인하는 것 자체가 상상이 안 된다. 이제 손에 들고 다니던 컴퓨터(스마트폰)에 AI까지 담기는 것이다.”

    지금은 투자를 멈추거나 고민할 때가 아니라는 얘기인가.

    “일단은 같이 있어야 한다. 다만 한국 증시가 단기 과열된 상황이니 들어가는 사람이라면 분할매수를 하고, 어느 정도 수익을 낸 사람이라면 리밸런싱(많이 오른 자산은 일부 매도하고, 떨어진 자산은 다시 매수해 비중을 맞춤)을 하거나, 한국 주식을 조금 팔아서 차라리 지금 조정을 받고 있는 미국 주식을 사는 편이 낫지 않나 생각한다.”

    AI 경쟁에서 승리할 기업은 어디라고 보나.

    “일단 순수한 AI 테마 종목은 9개라고 봐야 한다. xAI의 테슬라, 챗GPT의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 클로드의 앤트로픽과 아마존, 메타AI의 메타, 제미나이의 구글(알파벳), 그리고 중국 알리바바와 딥시크다. 물론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은 자체적으로 AI 투자도 계속하고 있으니 범위를 11개까지로 확대할 수 있다. 그중 지난해부터 구글과 앤트로픽이 좋은 성과를 내면서 과거 오픈AI와 99까지 벌어졌던 격차를 80이나 70 정도로 줄여가고 있다. 그리고 이제부터 1~2년 내에 순위가 역전될 수 있으니 죽자고 싸울 것이다. 물론 누가 최종 승자가 될지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이제부터는 저 기업들을 다 모아놓은 나스닥100에 투자해야 한다.”

    올해 한미 증시 모두 정점을 맞을 가능성이 있나.

    “그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내가 분산투자(미국 주식, 한국 주식, 미국 채권, 금)를 권하는 이유다. 그렇다고 대형주나 주도주를 가진 사람들이 올해 당장 모든 주식을 정리할 필요는 없다. 또 하나, 투자는 항상 새로운 곳에서 기회를 찾는다는 점에 착안하면 지금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올라 기회를 잡은 곳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만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와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가 올해 상장되는데, 만약 증자한 돈으로 대규모 시설 투자를 단행하고 내년부터 어마어마한 물량을 쏟아내 한국 기업보다 저가로 공급한다면 시장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

    대규모 IPO 등장은 위험 신호

    시장에는 상승 기대와 하락 공포 사이에서 우왕좌왕하는 이도 많다.

    “이럴 때는 2가지 전략밖에 없다. 첫 번째는 앞서 말한 리밸런싱을 하는 방법이다. 또 하나는 바로 대규모 IPO 등장이라는 위험 신호를 포착하는 방법이다. 항상 IPO가 들어오는 해는 괜찮다. 하지만 그 후에는 수급과 밸류에이션이 나빠지면서 투자 매력이 엄청나게 떨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IPO가 시작되면 조심해야 한다. 올해 한국은 케이뱅크, HD현대로보틱스, 한화에너지가 들어온다. 미국은 엔트로픽, 오픈AI, 스페이스X, 보스턴다이내믹스가 대기하고 있다. 한미 모두 본격적인 주식 증가 시대를 맞게 된 것이다.”

    어찌 보면 지금이 투자하기에 가장 어려운 때 같다.

    “맞다. 지난해 이맘때가 얼마나 좋았나. 특히 지난해 4월 트럼프 때문에 주가가 폭락했을 때 나는 일관되게 다시 오를 테니 사라고 외쳤다. 하지만 지금은 겁이 난다. 버블까지는 모르겠지만 싸지 않다는 점은 확실하다. 올해가 지난해보다 투자가 훨씬 어렵다. 투자는 공포가 우리를 누를 때 하고, 우리가 행복감에 도취될 때 조심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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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한경 기자입니다. 관심 분야인 거시경제, 부동산, 재테크 등에 관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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