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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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대학 설립 ‘꿈이 현실로’

  •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

    입력2004-05-14 13: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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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무대학 설립 ‘꿈이 현실로’
    남들이 돈벌이 좋은 학원강사에 만족할 때 저는 대학 설립을 꿈꿨습니다.”

    송상엽 웅지학원 이사장(40)은 공인회계사(CPA) 업계에서 잘 알려진 인물이다. 젊은 회계사 대부분이 그의 책과 강의를 통해 회계사로 입문했을 정도로 잘나가던 학원강사였던 그가 강의 시작 10여년 만에 단과대학인 웅지세무대학(경기 파주시)을 설립했다.

    웅지세무대학은 독특한 운영방침이 돋보이는 2년제 세무ㆍ회계 특성화 대학이다. 세무사와 회계사 양성이 목표이기 때문에 교양수업을 최소화하고 모든 교육과정을 실무교육에 집중했다. 매주 수요일마다 반복되는 테스트는 학생들에게 조그마한 나태함도 용납하지 않는다.

    송이사장은 “1년 정도 우리 대학 시스템을 거친다면 느슨하게 진행되는 4년제 대학졸업생을 뛰어넘는 회계 실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설립인가 과정에서 ‘전인교육’을 강조하는 일부 심사위원들의 반발도 있었지만 송이사장은 “교양이란 수업으로 이뤄질 수 없다”며 일축했다는 후문이다.

    그는 “현재의 대학교육은 학생들의 실력 배양이 아니라 오히려 회계에 대한 관심마저 끊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한다. 따라서 웅지세무대학 교수들은 CPA 출신들로 현장 경험을 쌓은 웅지경영아카데미 강사들로 채워졌다. 올해 선발된 360명의 소수정예 학생들은 전문대 최고 수준의 학생들이라는 게 송이사장의 자랑이다.



    고시학원에서 전문출판사, 그리고 단과대학까지 세운 송이사장의 새로운 꿈은 기업들에게 최상의 회계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회계법인을 키워내는 것. 자신이 성장시킨 인재들과 함께 본격적인 서비스 사업까지 꿈꾸고 있는 셈이다. CPA 합격자 증원정책으로 자신의 제자들이 많이 합격했지만 최근의 급격한 CPA 증가에 대해서는 우려를 감추지 않는다.

    “국내에서 빈발하는 기업의 회계부정은 회계사의 자질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CPA의 머릿수만 단순하게 늘리는 지금의 정책으로는 오히려 CPA의 자질이 떨어질까 우려됩니다.”

    고시학원계에서 가장 성공한 인물 가운데 한 사람으로 200억원을 투자해 대학까지 설립한 송이사장이지만 아직도 검소한 생활을 고집하고 있다.

    “평생의 꿈인 대학설립에 매진하다보니 몇 년 전까지 전셋집에 살았습니다. 저는 형식보다 실질을 숭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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