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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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민도 살게는 해줘야지…”

  •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입력2004-05-14 13: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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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거민도 살게는 해줘야지…”
    “사람이 살게는 해줘야 할 것 아닙니까. 벌써 보름째 이렇게 지내고 있습니다.”

    5월14일 경기 고양시 ‘풍동 철거민대책위원회’ 건물에서 만난 채남병 위원장(45)은 희미하게 실내를 밝히고 있는 촛불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4월23일 이 지역에 단전ㆍ단수 조치가 내려진 뒤 12가구 주민들은 전기도 물도 들어오지 않는 이 건물에 모여 살아가고 있다.

    “2002년 5월 주택공사가 이 지역을 재개발한다며 들어왔어요. 처음에 주민들은 이주비를 받아 이사할 수 있으려니 했습니다. 하지만 4인 가족 기준으로 700만원씩 이주비를 준다는데 그 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곳은 또 다른 철거지역뿐입니다.”

    이사할 수 없는 이들에게 주어지는 공공임대주택 입주권 역시 ‘그림의 떡’에 불과했다. 25평형 기준으로 보증금 3000만원에 관리비 등 사실상의 월세가 40만원에 이르러 월 수입 100만원 선인 이들이 감당할 수 없는 조건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가수용 단지를 조성해달라는 것, 그리고 우리 실정에 맞는 임대아파트를 지어달라는 것뿐인데 대답은커녕 단전ㆍ단수 조치를 내려버렸습니다.”



    5월8일 새벽 용역업체 직원들이 건물 철거를 위해 공격을 시작하면서 여러 명의 주민들이 부상당했지만 채위원장은 “우리의 요구사항은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것이다.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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