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61

2008.11.18

야동 중독이 부부갈등 조장

  • 한지엽 한지엽비뇨기과 원장

    입력2008-11-13 15: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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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동 중독이 부부갈등 조장
    ‘음란서생’이란 영화가 있다. 명망 높은 사대부 집안 자제이자 당대 최고의 문장가로 알려진 윤서(한석규 분)에게 권력은 좇기에 허망한 것이요, 당파 싸움은 논하기에 덧없는 것이다. 권태로운 양반의 삶을 살아가던 윤서는 유기전에서 난생처음 난잡한 책을 접하면서 알 수 없는 흥분을 느끼고 급기야 직접 음란소설을 쓰게 된다. 여기에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더해지는데, 바로 책에 삽화를 그려 넣는 대목으로 옛 조상의 춘화도(春畵圖)를 떠올리게 한다.

    우리나라에서 춘화의 역사가 시작된 때는 조선시대로 추정된다. 당시 양반들이 유교적 규범에 얽매여 운신의 폭이 좁았다면 상대적으로 욕구를 해소할 무엇이 필요했을 테고, 그 일환으로 춘화도 감상이 선택됐으리라. 성(性) 문화는 그 시대의 도덕성과 더불어 가치의 지향점을 알게 해준다. 따라서 조선의 르네상스 시대라 할 수 있는 영·정조 때는 상업의 발달과 신분사회 붕괴, 성리학 퇴조, 무역을 통한 외래문화 유입 등이 겹쳐 성에서도 부흥기를 맞았으리라 짐작된다.

    현대의 춘화도(?)는 어떤 모습인가? 인터넷에 접속해 포털사이트의 검색창에 특정 단어를 입력하면 음란 동영상 사이트로 연결되는 주소창이 뜨고, 클릭하면 곧바로 음란물 동영상과 사진 이미지를 볼 수 있다.

    유독 남성에게 많은 포르노 중독은 그 정도가 심해질수록 정상적인 성관계로는 만족할 수 없게 된다. 대부분의 여성은 분위기나 애정 등이 성생활에 결정적 요인인 반면, 남성에게는 시각 청각 등의 자극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포르노 사이트에 중독된 남편은 ‘화끈한 자극’을 원하지만 아내는 ‘따뜻한 성’을 원하기에 부부갈등이 생기기 시작한다.

    포르노에 빠진 사람은 정상적인 성관계보다 환상 속에서 자위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 이 때문에 자위는 가능하지만 부부관계는 불가능한 ‘특이한 발기부전’이나 습관성 조루가 되기도 한다. 스스로 생각해도 문제가 있다면 당장 인터넷 속 음란물부터 차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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