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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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복회’ 피해 강남 사모님들 속앓이

  • 한상진 기자 greenfish@donga.com

    입력2008-11-13 15: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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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복회’ 피해 강남 사모님들 속앓이

    다복회 회원들에게는 ‘빨간 수첩’이 주어졌다. 이 수첩은 최근까지도 강남에서 귀족증명서처럼 통했다.

    계주의 잠적으로 최근 경찰이 수사에 나선 계모임 ‘다복회’가 화제다. 600명이 넘는 회원 수와 1000억원대 피해금액이 먼저 눈길을 끈다. 그러나 무엇보다 관심이 가는 것은 피해자 대부분이 서울 강남의 이른바 ‘있는 집 사모님들’이라는 점이다. 유명 연예인, 고위 공무원, 재벌 부인들도 계원이었다는 사실이 잇따라 드러나 사건은 흥미를 더해가고 있다. 수사를 맡고 있는 한 경찰 관계자는 이러한 유명인들과 관련된 소문에 대해 “확인해줄 수는 없지만 언론보도 내용이 대체로 맞다. 몇 명 있다”고 말했다.

    이미 시중에는 다복회 회원 중 유명인들의 명단이 공공연히 떠돌고 있다. 왕성하게 활동 중인 인기 방송인들의 경우 피해금액이 특정돼 나올 정도다. 인기 방송인 A씨는 10억원, 개그우먼 B씨는 3억원을 떼였다는 것이다. 재벌가 부인들도 마찬가지다.

    아직은 피해사실이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이들 유명인을 둘러싼 궁금증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후폭풍은 예측조차 어려울 게 불 보듯 뻔하다. 한 피해자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매달 수천만원씩 들여 강남의 식당에서 여는 계모임에는 TV에서만 보던 사람들이 수두룩했다. 이런 사람들을 보며 내가 특별한 사람이 된 느낌이 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물 관리’ 통한 그들만의 특별한 계모임 입맛 씁쓸

    경찰에 따르면 이 모임에는 도주한 계주 윤모(52) 씨 외에도 중간모집책 성격의 인사들이 다수 활동했다. 유명 갤러리 대표 S씨와 1990년대 초반까지 최고 인기를 누렸던 유명 가수의 부인 K씨 등이다. 이들은 윤씨를 도와 적게는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까지 자금을 모았다고 전해진다.



    다복회 회원들에게는 ‘빨간 수첩’이 주어졌다. 계주 윤씨가 ‘귀족마케팅’의 일환으로 낸 아이디어라는데, 이 수첩은 최근까지도 강남에서 귀족증명서처럼 통했다는 게 피해자들의 설명이다.

    많은 피해자들은 “주식과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고수익 상품을 찾던 중 다복회를 알게 됐다”고 진술했다고 경찰은 밝힌다. 그도 그럴 것이, 잠적한 계주 윤씨는 곗돈을 주로 개발정보를 사전에 입수한 뒤 부동산에 투자해 고수익을 얻는 방식으로 자금을 불렸고 이익을 계원들에게 나눠줬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다수의 공무원이 개발정보를 넘겨주고 그 대가를 받았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철저한 ‘물 관리’를 위해 검증된 기존 회원의 추천에 의해서만 신입회원을 받아들였던 다복회, 우리 사회의 삐뚤어진 자화상을 보는 듯해 씁쓸함만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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