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에 관심이 많은 현대인들은 먹는 것에 예민하다. 비만,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 성인병이 갈수록 증가하는 시대 상황도 먹을거리에 대해 고민하게 만든다. 특히 많은 이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설탕(당분). 커피를 마실 때도 설탕을 넣지 않고, 주스도 무가당만 고집한다. 그러나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설탕은 과연 건강을 위협하는 최대의 적일까.
최근 작고한 뉴욕타임즈 수석기자 윌리엄 더프티는 “건강하려면 설탕을 먹지 마라”고 단언한다. 그는 ‘슈거 블루스’란 저서를 통해 달콤한 설탕을 많이 먹을수록 인생이 우울해진다고 말한다. 실제 그는 15년 동안 마치 설탕중독자처럼 분유와 설탕을 넣은 커피로 하루를 시작해 설탕이 첨가된 빵, 크림 케이크, 초콜릿, 콜라에 절어 살았다. 자신도 모르게 설탕을 먹어대는 동안 당뇨, 관상동맥 질환 등 늘 크고 작은 질병에 시달렸다.
그러던 그가 설탕을 멀리하게 된 계기는 기자간담회에 동석한 글로리아 스완슨이란 여배우가 커피에 각설탕을 넣으려는 그에게 “흰 설탕을 먹는 것은 독극물을 먹어대는 자살행위와 같다”고 충고하면서부터. 그는 귀가 후 곧바로 설탕이 첨가된 음식을 모조리 쓰레기통에 버렸다. 설탕 없이 견딘 지 48시간 후, 그에게 찾아온 것은 마약 중단 때처럼 엄청난 편두통과 메스꺼운 금단현상. 이런 고통은 24시간 더 지속됐다. 그리고 기적이 일어났다. 그를 괴롭혔던 항문과 잇몸 출혈이 멈췄고 피부가 깨끗해지고 퉁퉁 부은 살의 부기가 빠졌다. 설탕 없는 새로운 삶을 시작한 지 5개월 후에는 몸무게가 30kg이나 줄었으며 약국이나 병원 근처에 얼씬도 하지 않게 됐다.
3대 영양소 탄수화물의 원천
하지만 설탕에 대한 그의 극단적인 배격과는 달리 학계의 반응은 옹호적이다. 설탕은 인체의 성장 및 활동에 필수적인 에너지원이라는 것. 또 설탕은 3대 영양소의 하나인 탄수화물의 원천이며 영양학적으로도 유용한 식품으로 본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미국 식품의약안전청(FDA)에서는 연간 1인당 설탕 섭취량이 우리보다 두 배 가량 높은 미국인을 대상으로 1976년부터 10년 동안 ‘설탕의 인체 영향’에 대한 연구에 착수했다. 이 연구를 지휘한 FDA 수석연구관 알란 포베스 박사(Dr. Allan Forbes)는 최종 결론으로 “설탕은 비만 당뇨 고혈압 심장병 등과 무관하다”고 1986년 영국의 타임지, 데일리 메일지와의 기자회견에서 공식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물론 여기에는 적절한 양의 섭취라는 전제조건이 붙는다.
설탕은 학계에서 인정했듯 그 자체로는 인체에 해가 되지 않는 천연당분이다. 이런 당분이 인체에 반드시 필요한 이유는 뇌 활동에 소모되는 유일한 에너지원이기 때문이다. 인체의 세포들이 상호작용하는 데 센서 구실을 하는 것도 당분이다.
보통 한국인은 인체가 필요로 하는 당 에너지를 정제된 설탕이 아니라 밥, 잡곡, 국수, 감자 등과 같은 곡류 탄수화물을 통해 섭취한다. 굳이 설탕을 먹지 않아도 필요 열량의 약 75%가 곡류 당분으로 채워지고 있는 셈이다. 곡류를 통한 당분 섭취는 다소 과식하더라도 지루한 소화과정을 거치면서 연소돼 몸에 큰 해가 되지 않는다는 이점이 있다.
그러나 설탕은 지나치게 섭취하면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밥과 설탕이 당분을 연결고리로 하는 친척관계라 해도 그것의 소화과정에는 큰 차이가 있다. 설탕은 섭취하자마자 포도당으로 전환돼 에너지원으로 체내에 흡수되기 때문에 조금만 방심하면 과잉 축적되기 쉽다. 결국 쓰고 남은 당분은 체내에서 영양 불균형을 일으키게 된다.
문제는 체내에 흡수된 설탕이 체증증가의 원인이 된다는 점. 설탕이 몸 안에 들어오면 혈당치가 올라가고 이를 정상 상태로 돌리기 위해 인슐린이 분비되는데, 혈당치가 낮아지면서 심한 허기가 몰려오고 이는 식욕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또 설탕은 위액분비를 지나치게 촉진해 위경련을 일으키고 충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게다가 최근에는 당분이 혈액 내 칼슘의 배설을 촉진해 뼈를 약하게 하고 골다공증을 일으킨다는 연구보고서가 발표됐다. 당분은 ‘칼슘의 도적’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칼슘이 많이 필요한 성장기 청소년들이 당분이 많은 음식을 선호하는 것은 우려할 일이 아닐 수 없다.
반면 설탕의 빠른 흡수력은 응급치료제 구실을 한다. 기력이 없는 사람이 포도당 주사를 맞거나, 등산 마라톤을 하다 저혈당에 빠진 사람이 설탕, 사탕, 초콜릿 등을 먹는 이유는 섭취한 지 수분 내에 설탕이 혈당으로 전환되어 몸에 에너지원을 빨리 공급해 주기 때문이다.
한편 흑설탕이 백설탕보다 몸에 좋다는 설이 있지만 전혀 근거 없는 말이다. 흑설탕이나 황설탕은 백설탕보다 정제가 덜 돼 일종의 ‘불순물’이 남아 있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물론 흑설탕에는 원당 고유의 성분 중 미네랄이나 기타 미량 성분이 일부 남아 있는 경우도 있지만, 건강에 도움을 줄 정도는 아니다. 꿀 역시 포도당으로의 전환이 빠르므로 안심은 금물이다.
성장기 청소년 당분 선호 우려
그렇다면 설탕은 얼마나 먹는 것이 좋을까. 가장 바람직한 당분 섭취법은 곡류 다당체(자연식품에 있는 당)로 섭취하는 것이다. 설탕이나 청량음료, 설탕이 듬뿍 첨가된 포도당과 같은 단순당은 총 당질의 10% 미만으로 유지하는 것이 건강에 이롭다.
그러나 햄버거나 피자, 아이스크림 등의 패스트푸드와 가공식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요즘 식생활에서는 적정량보다 많은 당분을 섭취하게 마련이다.
만일 당뇨병 환자라면 설탕 섭취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 물론 설탕이 당뇨병을 유발하는 원인은 아니다. 하지만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 분비 센서가 고장났기 때문에 가급적 섭취하지 않는 것이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된다. 설탕으로 인한 혈당의 급격한 상승은 당뇨병을 악화시킬 수 있다.
설탕이 첨가된 음식을 포기할 수 없다면 건강을 위한 전략을 짜보는 것도 현명하다. 설탕 대사에 필요한 비타민 B1이 풍부한 생선류 등을 충분히 섭취하거나 당분으로 손실되기 쉬운 칼슘을 보충하기 위해 칼슘 강화식품이나 보충제를 챙겨먹는 것도 좋다. 또 단맛을 살리면서 열량을 제거한 솔비톨, 아스파탐 같은 설탕 대체 저열량 인공감미료를 사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최근 작고한 뉴욕타임즈 수석기자 윌리엄 더프티는 “건강하려면 설탕을 먹지 마라”고 단언한다. 그는 ‘슈거 블루스’란 저서를 통해 달콤한 설탕을 많이 먹을수록 인생이 우울해진다고 말한다. 실제 그는 15년 동안 마치 설탕중독자처럼 분유와 설탕을 넣은 커피로 하루를 시작해 설탕이 첨가된 빵, 크림 케이크, 초콜릿, 콜라에 절어 살았다. 자신도 모르게 설탕을 먹어대는 동안 당뇨, 관상동맥 질환 등 늘 크고 작은 질병에 시달렸다.
그러던 그가 설탕을 멀리하게 된 계기는 기자간담회에 동석한 글로리아 스완슨이란 여배우가 커피에 각설탕을 넣으려는 그에게 “흰 설탕을 먹는 것은 독극물을 먹어대는 자살행위와 같다”고 충고하면서부터. 그는 귀가 후 곧바로 설탕이 첨가된 음식을 모조리 쓰레기통에 버렸다. 설탕 없이 견딘 지 48시간 후, 그에게 찾아온 것은 마약 중단 때처럼 엄청난 편두통과 메스꺼운 금단현상. 이런 고통은 24시간 더 지속됐다. 그리고 기적이 일어났다. 그를 괴롭혔던 항문과 잇몸 출혈이 멈췄고 피부가 깨끗해지고 퉁퉁 부은 살의 부기가 빠졌다. 설탕 없는 새로운 삶을 시작한 지 5개월 후에는 몸무게가 30kg이나 줄었으며 약국이나 병원 근처에 얼씬도 하지 않게 됐다.
3대 영양소 탄수화물의 원천
하지만 설탕에 대한 그의 극단적인 배격과는 달리 학계의 반응은 옹호적이다. 설탕은 인체의 성장 및 활동에 필수적인 에너지원이라는 것. 또 설탕은 3대 영양소의 하나인 탄수화물의 원천이며 영양학적으로도 유용한 식품으로 본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미국 식품의약안전청(FDA)에서는 연간 1인당 설탕 섭취량이 우리보다 두 배 가량 높은 미국인을 대상으로 1976년부터 10년 동안 ‘설탕의 인체 영향’에 대한 연구에 착수했다. 이 연구를 지휘한 FDA 수석연구관 알란 포베스 박사(Dr. Allan Forbes)는 최종 결론으로 “설탕은 비만 당뇨 고혈압 심장병 등과 무관하다”고 1986년 영국의 타임지, 데일리 메일지와의 기자회견에서 공식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물론 여기에는 적절한 양의 섭취라는 전제조건이 붙는다.
설탕은 학계에서 인정했듯 그 자체로는 인체에 해가 되지 않는 천연당분이다. 이런 당분이 인체에 반드시 필요한 이유는 뇌 활동에 소모되는 유일한 에너지원이기 때문이다. 인체의 세포들이 상호작용하는 데 센서 구실을 하는 것도 당분이다.
보통 한국인은 인체가 필요로 하는 당 에너지를 정제된 설탕이 아니라 밥, 잡곡, 국수, 감자 등과 같은 곡류 탄수화물을 통해 섭취한다. 굳이 설탕을 먹지 않아도 필요 열량의 약 75%가 곡류 당분으로 채워지고 있는 셈이다. 곡류를 통한 당분 섭취는 다소 과식하더라도 지루한 소화과정을 거치면서 연소돼 몸에 큰 해가 되지 않는다는 이점이 있다.
그러나 설탕은 지나치게 섭취하면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밥과 설탕이 당분을 연결고리로 하는 친척관계라 해도 그것의 소화과정에는 큰 차이가 있다. 설탕은 섭취하자마자 포도당으로 전환돼 에너지원으로 체내에 흡수되기 때문에 조금만 방심하면 과잉 축적되기 쉽다. 결국 쓰고 남은 당분은 체내에서 영양 불균형을 일으키게 된다.
문제는 체내에 흡수된 설탕이 체증증가의 원인이 된다는 점. 설탕이 몸 안에 들어오면 혈당치가 올라가고 이를 정상 상태로 돌리기 위해 인슐린이 분비되는데, 혈당치가 낮아지면서 심한 허기가 몰려오고 이는 식욕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또 설탕은 위액분비를 지나치게 촉진해 위경련을 일으키고 충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게다가 최근에는 당분이 혈액 내 칼슘의 배설을 촉진해 뼈를 약하게 하고 골다공증을 일으킨다는 연구보고서가 발표됐다. 당분은 ‘칼슘의 도적’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칼슘이 많이 필요한 성장기 청소년들이 당분이 많은 음식을 선호하는 것은 우려할 일이 아닐 수 없다.
반면 설탕의 빠른 흡수력은 응급치료제 구실을 한다. 기력이 없는 사람이 포도당 주사를 맞거나, 등산 마라톤을 하다 저혈당에 빠진 사람이 설탕, 사탕, 초콜릿 등을 먹는 이유는 섭취한 지 수분 내에 설탕이 혈당으로 전환되어 몸에 에너지원을 빨리 공급해 주기 때문이다.
한편 흑설탕이 백설탕보다 몸에 좋다는 설이 있지만 전혀 근거 없는 말이다. 흑설탕이나 황설탕은 백설탕보다 정제가 덜 돼 일종의 ‘불순물’이 남아 있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물론 흑설탕에는 원당 고유의 성분 중 미네랄이나 기타 미량 성분이 일부 남아 있는 경우도 있지만, 건강에 도움을 줄 정도는 아니다. 꿀 역시 포도당으로의 전환이 빠르므로 안심은 금물이다.
성장기 청소년 당분 선호 우려
그렇다면 설탕은 얼마나 먹는 것이 좋을까. 가장 바람직한 당분 섭취법은 곡류 다당체(자연식품에 있는 당)로 섭취하는 것이다. 설탕이나 청량음료, 설탕이 듬뿍 첨가된 포도당과 같은 단순당은 총 당질의 10% 미만으로 유지하는 것이 건강에 이롭다.
그러나 햄버거나 피자, 아이스크림 등의 패스트푸드와 가공식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요즘 식생활에서는 적정량보다 많은 당분을 섭취하게 마련이다.
만일 당뇨병 환자라면 설탕 섭취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 물론 설탕이 당뇨병을 유발하는 원인은 아니다. 하지만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 분비 센서가 고장났기 때문에 가급적 섭취하지 않는 것이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된다. 설탕으로 인한 혈당의 급격한 상승은 당뇨병을 악화시킬 수 있다.
설탕이 첨가된 음식을 포기할 수 없다면 건강을 위한 전략을 짜보는 것도 현명하다. 설탕 대사에 필요한 비타민 B1이 풍부한 생선류 등을 충분히 섭취하거나 당분으로 손실되기 쉬운 칼슘을 보충하기 위해 칼슘 강화식품이나 보충제를 챙겨먹는 것도 좋다. 또 단맛을 살리면서 열량을 제거한 솔비톨, 아스파탐 같은 설탕 대체 저열량 인공감미료를 사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