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44

2006.07.18

실감 나는 '괴물' 탄생 주역

  • 김민경 기자 holden@donga.com

    입력2006-07-14 15: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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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감 나는 '괴물' 탄생 주역
    영화 ‘괴물’의 최용배 제작자는 칸에서 이 영화가 기립박수를 받기 전, “ ‘괴물’의 출연진이나 줄거리는 다 검증받았다고 생각한다. 성패는 ‘괴물’의 모양과 미술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달렸다”고 말한 적이 있다. 칸과 우리나라의 시사 결과로 보면 ‘괴물’의 형상과 미술은 관객의 호감을 샀고, 한국 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까지 받았다.

    영화 ‘괴물’은 봉준호 감독뿐 아니라 스크린에 등장하는 모든 공간과 소품을 만든 류성희 미술감독, 괴물을 ‘탄생’시킨 장희철 크리처 디자이너, 괴물을 움직이게 만든 ‘웨타 워크숍’(‘반지의 제왕’ ‘킹콩’을 만든 뉴질랜드 특수시각효과 업체) 등 영화의 비주얼에 참여한 모든 스태프들의 완벽한 협업의 결과물이다.

    특히 류성희(37) 미술감독은 영화 기획 단계부터 봉 감독과 함께 전체적인 분위기, 괴물의 모양을 협의하면서 장희철이라는 뛰어난 크리처 디자이너를 발견했다. 류 감독은 “감독님과 내가 생각한 비주얼의 초점은 모든 공간과 ‘괴물’이 익숙하면서도 낯설어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즉, 짱뚱어를 약간 닮은 흉측한 괴물은 약물에 의한 돌연변이지만 한강에 살 법한 인상을 주어야 하고, 한 가족이 사투를 벌이는 한강 둔치와 서울이란 도시는 늘 보는 곳이지만 낯선 공포로 가득한 느낌을 주어야 했다는 것.

    “가장 힘들었던 건, 생각보다 깨끗한 하수도 벽을 전체 톤에 맞게 어둡고 음울하게 만들어야 했던 일이었어요. 촬영 전날 밤새 벽을 검게 칠하고 촬영이 끝나면 다시 청소하는 식이었죠. 괴물의 은신처는 세트로 제작했어요. 위협을 이겨내며 한강에서 살아온 괴물의 비극적 상황을 잘 보여주죠.”

    또한 류 감독은 한강 교각을 몇 번씩 다시 칠하고 촬영 후 원상 복구하는 등 영화의 톤을 맞추기 위해서라면 ‘불가능, 그것은 아무것도 아님’을 실제로 보여주어 스태프들의 감탄을 샀다고 한다. 영화계에서 유난히 스타일을 중시하는 감독들과 작업을 많이 해온 이유일 것이다. 류 감독은 대학에서 도예를 전공했고, 영화를 하고 싶어 미국의 영화 명문 AFI에서 유학한 뒤, ‘꽃섬’ ‘피도 눈물도 없이’ ‘살인의 추억’ ‘올드보이’ 등에 참여했다. 부산에서 한창 촬영 중인 박찬욱 감독의 ‘사이보그지만 괜찮아’가 그녀의 다음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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