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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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차별화는 용납하지 않겠다”

한화갑 민주당 대표 … “당의 단결이 첫째, 중도파 탈당 여부 아직 유동적”

  • <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입력2003-12-02 15: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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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J 차별화는 용납하지 않겠다”
    탈당 및 분당론으로 어수선한 민주당에 이번에는 ‘탈(脫)DJ’ 논쟁이 벌어질 조짐이다. 김상현 의원 및 정대철 최고위원 등으로부터 2선 후퇴 요구를 받은 한화갑 대표는 9월14일 ‘주간동아’와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DJ 차별화는 표를 깎는 일”이라며 “내가 대표로 있는 한 DJ 차별화는 용납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한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민주당의 지지기반 및 인적구성, 당권의 향배 등과 맞물려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대표는 “앞으로 임기 말 DJ보호와 국정 마무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혀 탈DJ 및 DJ 차별화를 대선의 기본전략으로 삼고 있는 노후보와의 갈등을 예고했다. 한대표는 나아가 “(노)후보가 행동할 때 당과 상의하지 않는다”며 노후보의 독선적 스타일을 지적하고 “민주당이 흔들리는 것은 노후보의 지지율이 낮기 때문”이라고 주장, 신당창당 등과 관련 노후보측과는 다른 ‘진단과 처방’을 가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한대표는 김원길 박상규 의원 등 최근 중도파 인사들의 탈당 움직임과 관련, “(탈당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고 말해 유동적인 당 내 사정을 암시했다.

    -중도파 인사들이 후보단일화를 요구하며 탈당 및 분당 움직임을 보이는데.

    “그 원칙에 반대할 사람은 없다. 지금 당이 이렇게 흔들리는 것은 노무현 후보의 지지율이 과거보다 낮기 때문에 나온 현상이다. 그래서 이길 수 있는 후보를 찾아내자는 것이다. 단일화도 앞으로 우리가 해보겠다는 것이지, 반드시 성공이 보장돼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단일화를 위해 노력해보겠다. 후보단일화는 여러 갈래로 추진하면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당의 단결이 첫째다.”



    -중도파들의 탈당을 만류했는가.

    “신당이든 뭐든 덩어리로 해야 효과가 있다. 총선이 1년6개월이나 남았는데 그 과정에 어떤 변화가 올지 알 수 없는 것 아닌가.”

    -탈당파들이 주저앉을 수도 있다는 말인가.

    “(탈당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

    -현실적으로 후보단일화가 가능한가.

    “해봐야 알지만 대의(정권재창출)를 위한다면 가능성이 있다. 그렇지 못하면 가능성이 없다.”

    -후보단일화를 위해 노후보가 기득권을 포기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후보직을 사퇴한 후 경선을 해야 한다 이건데, 경선을 통해 뽑은 후보를 낙마시키고 다시 후보를 뽑는다는 것을 국민들이 납득하겠는가. 다만 노후보가 후보를 뽑을 경선의 장이 생기면 사퇴하겠다고 했으니 그렇게 해야지.”

    “DJ 차별화는 용납하지 않겠다”
    -노후보측은 예정대로 선대위 구성을 강행할 예정이다. 결국 이에 반발하는 인사들의 이탈이나 탈당은 불가피한 것 아닌가.

    “우려하고 있다. 분당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당의 단합과 단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암탉이 모든 병아리를 품을 수는 없지만 품을 수 있는 데까지 품는 노력을 해야 한다.”

    -선대위원장을 맡지 않은 이유는.

    “당연한 것 아닌가. 우리 당은 당권·대권이 분리돼 있다. 선대위원장직 고사는 대통령 후보의 선대위 구성에 ‘프리핸드’를 주는 의미와 당의 대립구도를 중재하는 조정자 역을 수행하겠다는 의미로 봐달라.”

    -당권 투쟁, 또는 노후보와의 갈등 때문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당권을 유지하려면 오히려 선대위원장직을 맡아야 하는 것 아니냐. 노후보와 갈등은 없다. 다만 후보가 행동할 때 당과 협의하고 하는 것이 아니다. 독자적으로 생각하고, 계획한 것이 당의 정책과 다르고 그런 것이 언론의 지적을 받은 것이다. 노후보의 지지도가 떨어지니 당내에서 반노(反盧) 비노(非盧) 계층이 넓어지고 있다. 그때 내가 친노(親盧) 편에 서면 반노 중도는 나를 거부한다. 그러면 나는 조정자 역할을 못 한다.”

    -노후보의 행동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적이 있는가. 9월11일 영남대 강연에서 사대주의와 관련 정제되지 않은 발언을 했는데.

    “노후보는 대단히 솔직한 사람이다. 사대주의 발언은 젊은 사람들과 얘기중 주관을 강조하다 나온 얘기로 이해한다. 그런 발언에 대해 당 내에서 설왕설래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정대철 최고위원이 9월13일 ‘동교동 가신들은 당지도부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는데.

    “지금 ‘동교동’ 얘기 하는데 그런 얘기 하는 사람들이 과거 동교동계 하려고 한 사람들 아니냐. 정대철 고문 스스로 지난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표가 무슨 힘이 있느냐. 11분의 1의 권한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런데 지금 와서 책임지라는 것은 모순이다. 책임지고 안 지고 그때 사정 따라 내가 결정할 문제다.”

    -김정일 위원장의 답방이 가능하다고 보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답방 약속을 지켜야 한다.”

    -한나라당은 답방을 다음 정권 몫으로 넘겨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다음 정권이 누구냐. 다음 정권은 아직 결정이 안 됐다. 다음 정권이 되면 김대통령은 물러나는데 국가 외교를 ‘다음’ 정권 때문에 중단해야 하느냐.”

    -김대통령의 남은 임기를 보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당연한 일이다. DJ로서는 이번이 마지막 정기국회 아니냐. 대통령이 임기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국회가 뒷받침해야 한다. 대통령이 무사히 임기를 마치도록 힘을 쏟을 예정이다.”

    -‘탈DJ’, ‘DJ 차별화’라는 노후보의 대선전략과 배치되지 않는가.

    “그것이 오히려 표를 깎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김대통령이 탈당했기 때문에 강력한 지지자들이 돌아서 우리 표가 줄었다. 노풍의 진원지는 광주다. 그렇지만 후보가 된 뒤 그 지지율을 유지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영남 지지표가 늘어난 것도 아니다. 있는 지지도 까먹는 상태에서, 계속 까먹을 일을 해서 되겠느냐. 그런 것(DJ 차별화를 둘러싼 갈등)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의 정치 과정이 대통령과 엮여 있는 만큼 퇴임할 때까지 열심히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 아무리 (차별화를) 하려고 해도 되지 않는다. 그렇게 해서 표가 나온다면 계속 욕만 하고 다니면 되지 정책을 논할 이유가 있나.”

    -그렇지만 노후보는 김대통령의 대북정책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밝혔고, 앞으로 이런 흐름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이는데.

    “동전도 앞 뒷면이 다른데 좋은 점이 100%라 해서 나쁜 점이 제로는 아니다. 그건 차별화하기 위해 나쁜 점을 찾은 것이다. 그것은 절대 플러스되는 것이 아니다. 윈-윈(win-win)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선거에 보탬이 되지 않는다. DJ 차별화는 내가 용납하지 않겠다. 대표로 있는 한….”

    -김대통령의 임기가 이제 5개월 남았다. 업적에 비해 평가가 인색한 듯한데.

    “며칠 전 한 외신기자로부터 ‘김대중 정부는 왜 평가를 받지 못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내가 이렇게 답했다. 우리가 개혁 성과를 올린 것은 사실이다. 대통령은 임기 동안 중단 없는 개혁을 추진해왔다. IMF 난관을 극복해나가는 새정부 초기에는 다소 불편하더라도 국민들이 참아줬다. 그러나 나중에 불이익이 오니 못 참고, 개혁 대상이 전부 적으로 돌아섰다. 개혁을 많이 할수록 적이 많아졌다. 아군과 우군을 만들어놓고 개혁을 해야 하는데, 개혁만 하니 적이 많아진 것이다. 특히 언론개혁 때 적이 많이 생겼다. 좋은 점보다 나쁜 점만 부각하는 언론과 야당의 정치공세가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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