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도가 고향이라 어릴 때부터 국악에 익숙했어요. 대학교 3학년 즈음까지는 그저 아마추어였는데 군대에 가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좀더 진지하게 국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제대 후 복학도 미루고 김덕수 사물놀이패를 찾아가 사물놀이를 배웠다. 이즈음 김덕수 사물놀이패에서 독립한 이광수와의 만남은 그의 운명을 결정지었다. “이광수 선생님을 찾아가니 마치 기다렸다는 듯 저를 맞으면서 ‘도와달라’고 하시는 거예요. 그때부터 다른 생각 안 하고 열심히 국악에만 매달렸죠. 대학도 간신히 졸업했어요.”
아직 젊은 나이지만 한승석은 사물놀이를 비롯해 무속음악, 판소리 고법 등 다양한 국악을 섭렵한 실력파 국악인이기도 하다. 국악퓨전그룹 ‘푸리’와 함께 할 그의 무대에서는 몽금포 타령을 모티브로 구성한 실내악곡 ‘달빛항해’, 원일이 작곡한 기타와 피리 이중주곡 ‘간’ 등 갖가지 실험적 국악이 선보일 예정이다. “저는 전통만 고수하는 국악인이 되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전통에 대한 철저한 탐구 없이 실험을 하는 것도 어설픈 일입니다. 연암 박지원 선생의 말인 ‘법고창신(法古創新)’이 제 신조입니다. 옛것을 법으로 삼아 새로움을 창조하자는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