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삼성전자 종목토론실에 등장한 한 개인투자자의 반응이다. 삼성전자 주가(종가 기준)가 보름 가까이 6만 원대를 기록하자 푸념을 한 것이다. 8월 2일 6만9900원을 시작으로 지속적인 하락세를 나타낸 삼성전자 주가는 18일 6만6300원을 찍었다. 6~7월 하반기 반도체 상승 사이클에 대한 기대감으로 7만 원대에 안착했던 주가가 다시 6만 원대로 돌아간 것이다.
외국인 매수 주춤, 기관 조 단위 매도
삼성전자 주가가 하락한 직접적 원인은 ‘약해진 외국인 투심’이다. 외국인투자자는 올해 들어 삼성전자 주식에 강한 매수세를 보였다. 하반기 반도체 업황 개선을 내다본 외국인 투자금이 국내 반도체 대형주 중 하나인 삼성전자로 몰린 것이다. 그 결과 연초 49%대였던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최근 53%대까지 올라왔다. 하지만 이 같은 외국인 투심은 8월 들어 한풀 꺾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8월(1~22일) 삼성전자 주식을 1429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직전 3개월간(5~7월) 각각 2조5670억 원, 1조6726억 원, 7920억 원 사들인 것과 대비된다.하반기 반도체 업황 개선 전망에 7만 원대로 올라섰던 삼성전자 주가가 최근 다시 6만 원대로 떨어졌다. [동아DB]
이런 가운데 개인투자자는 나 홀로 삼성전자에 대한 투심을 불태우고 있다. 6만 원대 주가를 저가매수 기회로 보고 대거 투자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개인은 1~7월 내내 삼성전자를 팔아치웠는데, 8월(1~22일)에는 9633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8월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 1위가 삼성전자일 정도로 화력이 뜨겁다. 온라인 주식 커뮤니티에는 “6만7000원에 매수 완료했다” “어차피 8만 전자 가게 돼 있다” 같은 게시물이 등장하는 등 삼성전자의 향후 주가 추이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6만3000원까지 떨어질 수 있다”
증권가에서는 어두운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 주가가 단기적으로 6만3000원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것이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8월 17일 “중국 부동산 위기로 8월 16일 코스피가 2021년 9월 헝다 사태 때와 유사한 수준인 4%가량 급락했다”며 “문제가 된 중국 부동산개발업체 비구이위안이 헝다에 비해 매출 규모가 커 하락폭도 더 클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로 인해 바닥을 통과했다고 보는 반도체 업황이 다시 꺾이는 게 아니라면 삼성전자 감산 발표 당시 주가 6만3000~6만5000원이 단기 저점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코스피 또한 감산 당시와 유사한 2400 중후반대(2460~2550)가 단기 저점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다만 장기적으로는 삼성전자가 9만 원대 주가를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체로 유지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22곳의 삼성전자 목표주가 컨센서스는 9만1364원이다. KB증권은 최근 주가 하락에도 8월 22일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9만5000원으로 유지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얼마 전 삼성전자가 북미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로부터 AI(인공지능)용 반도체(HBM3)와 패키징(packaging)의 최종 품질 승인을 동시에 완료한 것으로 추정돼 향후 AI용 반도체 출하량 증가 및 신규 고객사 확대가 예상된다”면서 “내년 삼성전자의 AI용 반도체 고객사는 올해(4~5개사)의 2배 수준인 8~10개사가 돼 주가 상승 트리거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8월 23일 전화 통화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며 “연초 대비 주가가 30%가량 올라 한 차례 쉬어갈 타이밍이 온 데다, 8월 들어 대외 경제 여건이 안 좋아지면서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늦어도 내년에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정상화돼 실적이 좋아질 테고 그럼 주가가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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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슬아 기자입니다. 국내외 증시 및 산업 동향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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