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구요’를 열창하고 있는 가수 강산에(좌).<br>신세대 그룹 ‘럼블피쉬’.
산수가 함께 녹색으로 짙푸른 여름 금강산.
공연의 시작은 퓨전 국악 연주단 ‘공명’이 열었다. 관객이 금강산을 바라보며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설치된 특설무대에 울려 퍼진 타악기 연주에 금강산도 조용히 귀를 기울이는 듯했다. 테너 임웅균이 ‘그리운 금강산’을 열창하자 객석은 꿈에 그리던 금강산에서 익숙한 가곡을 듣는 남다른 감회에 젖어들었고, 무대 뒤편 스크린에는 사철의 금강산 비경이 펼쳐져 분위기를 돋웠다. 신세대 그룹 럼블피쉬도 대표곡 ‘으랏차차’ 등으로 열기를 더했으며, 로스오버 해금 연주자 꽃별도 ‘도라지’로 금강산에서 우리 민요를 듣는 뭉클함을 전했다.
내년부터 남북합동 공연 추진
콘서트는 가수 강산에의 ‘라구요’에서 절정에 올랐다. 관객은 박자에 맞춰 두 팔을 흔들면서 ‘죽기 전에 꼭 한 번만이라도 가봤으면 좋겠구나~’를 따라 부르며 분단의 아픔을 함께 느꼈다. 강산에는 실향민인 아버지를 염두에 둔 듯 ‘라구요’를 부르기 전에 “이 노래가 있어 내가 여기에 서 있다. ‘라구요’는 한국 근·현대사의 비극을 온몸으로 체험한 실향민 부모님께 바치기 위해 만든 노래”라는 말로 실향민 가족의 아픔을 밝혀 관객으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1. ‘고향의 봄’으로 마지막 무대를 빛낸 인순이.<br>2. 통일을 기원하는 관객들.<br>3. 크로스오버 국악 밴드 ‘시아’의 공연 모습.
콘서트가 끝난 직후 강산에와 인순이를 포함한 출연진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멀고도 위험한 곳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막상 와보니 무척 가깝고 친근한 느낌마저 든다”며 “금강산에서 통일세대들과 축제를 벌일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짝사랑은 그만 하고 북한 사람들과 ‘아리랑’을 함께 부르며 춤추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테너 임웅균도 “금강산뿐 아니라 평양, 백두산에서도 남과 북이 함께 손을 잡고 노래하며 마음을 통할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정숙 휴양소를 리모델링한 외금강 호텔.
허미숙 CBS TV본부장은 “남북 간의 여러 행사가 중지된 상황이었지만 1, 2회를 통해 쌓은 신뢰 관계로 CBS 제3회 ‘통해야’ 콘서트를 무사히 진행할 수 있었다”면서 “내년부터는 금강산을 포함해 평양과 백두산에서 북한 출연진과 함께 콘서트를 여는 것도 추진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콘서트 실황은 8월20일 오후 6시30분 CBS 케이블 TV를 통해 녹화방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