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강 황포돛배.
여행코스 하나 “자연을 느낀다”(임진강 황포돛배-임진각 평화랜드-도라전망대-제3땅굴)
_강바람 타고 둥둥! 임진강 황포돛배
가을의 길목. 아직도 한낮의 햇살은 따갑다. 이즈음 누런 황포 돛을 올린 나룻배를 타보는 건 어떨까. 유유히 흐르는 임진강을 거슬러 오르며 맞는 바람이 아주 시원하다. 조선시대 운송수단이었던 황포돛배를 타고 분단의 강을 건너는 의미도 각별할 터.
황포돛배가 뜨는 곳은 두지리나루터다. 좁은 시골길 안쪽에 자리한 나루터에서 출발한 돛배는 3km를 내려가다가 수심이 50cm로 낮아지는 고랑포 여울목에서 돛을 돌려 출발지로 돌아온다. 왕복 6km, 40분가량 걸리는 짧은 유람이지만 임진강을 따라 10~30m 높이로 형성된, 용이 누운 형상처럼 이어지는 붉은빛의 적벽이 볼 만하다. 60만년 전에 흘러내린 용암으로 형성된 절벽은 임진 8경 중 하나로, 예로부터 이 지역 양반들이 뱃놀이를 하면서 즐기던 절경이었다고 한다.
_볼거리 놀거리 짱짱! 임진각 평화랜드
오래전부터 실향민들이 마음을 달래기 위해 찾던 임진각에 요모저모 볼거리가 많아지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부쩍 늘었다. 입구 오른쪽으로 펼쳐진 야트막한 동산은 바람의 언덕. 한반도 모형으로 꾸며진 노란색의 바람개비를 중심으로 형형색색의 바람개비가 동산을 뒤덮고 있다.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팔랑거리며 돌아가는 소리가 독특하다.
야외공연장 어울터 앞에 마련된 생명촛불 코너는 여행 중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초를 구입해 이곳에 촛불을 밝히면 그 수익금이 유니세프를 통해 지구촌의 불우한 아이들을 위해 쓰인다. 제기차기 달인이 운영하는 전통문화체험장도 재미있다. 전통인형과 장승, 팽이, 탈 등에 자신만의 색깔을 입히는 체험은 물론이고 비석치기, 딱지치기, 팽이치기, 제기를 이용한 족구 게임 등도 할 수 있다. 연날리기 코너도 있어서 주말만 되면 연으로 뒤덮이는 ‘연의 언덕’이 된다.
임진각 평화랜드
제3땅굴과 도라전망대는 자녀들의 통일교육 현장으로 안성맞춤이다. 1978년 6월10일에 발견된 제3땅굴은 폭 2m, 높이 2m, 길이 1635m, 시간당 무장병력 1만명이 이동 가능한 규모다. 셔틀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300m 아래로 내려가면 최첨단 시스템을 갖춘 DMZ 영상관과 상징조형물, 기념품 판매점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지하 암반수인 ‘통일약수’를 한 모금 마셔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 북쪽 방향으로 땅굴을 따라가면 3개의 차단벽과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 땅을 밟을 수 있다. 지하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도라전망대는 DMZ에서 불과 700여m밖에 떨어지지 않은 남측의 최북단 전망대다. 이곳에서는 망원경으로 개성의 송학산, 김일성 동장, 개성공단, 개성시 변두리, 기차화통, 금암골 협동농장 등을 볼 수 있다.
여행코스 둘 “문화예술을 느낀다”_올 때마다 새롭네! 헤이리 예술인마을
박물관, 갤러리, 미술체험 공간, 북카페, 음악 감상실 등 다양한 문화가 어우러져 있어서 가벼운 마음으로 간 사람도 문화의 향기를 가득 채워 돌아올 수 있는 곳. 문화예술인들의 집이자 창작공간인 건물 자체만으로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물은 ‘금산갤러리’. 건물 터에 있던 나무를 베어내지 않고 지어 회색빛 건물 벽면의 구멍 사이로 살아 있는 나뭇가지들이 뻗어나온 독특한 구조다. 갈색의 나무 막대들이 교차하며 물결무늬를 만들어내는 ‘북하우스’도 인상적이다. 벽면을 뒤덮고 있는 이끼를 위해 늘 스프링클러를 돌려 벽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는 ‘이끼집’도 재미있다. 이외에도 헤이리마을엔 이색 문화공간이 수두룩하다.
음악 애호가로 알려진 황인용 아나운서가 운영하는 음악감상실 ‘카메라타’도 있다. 또한 인도의 농고, 가나의 발라폰 등 이름도 생소한 세계 각국의 악기 500여 점이 모인 ‘세계민속악기박물관’에선 관람객들이 직접 연주도 해볼 수 있다. 2만여 점의 다양하고 희귀한 영화 자료를 볼 수 있는 영화박물관 ‘씨네팰리스’, 아이들에게 인기가 높은 캐릭터 전시관 ‘딸기가 좋아’도 둘러볼 만하다. 8월27일까지 열리는 ‘중국현대예술페스티벌’에 이어 9월에는 ‘국제 크로스오버 아트 페스티벌’이 열릴 예정이다. 이곳에서는 365일 문화행사가 이어진다.
제3땅굴<br>반구정<br>자운서원
_역사 속 인물과의 만남! 자운서원
율곡 이이와 신사임당을 모신 곳. 흔히 신사임당과 율곡 하면 강릉 오죽헌을 떠올리지만 강릉은 율곡의 외가이고, 파주시 파평면 율곡리가 본향이다.
자운서원 안에는 율곡의 위패 및 영정을 모신 자운서원 건물과 율곡기념관이 있다. 율곡기념관에는 율곡의 유품, 서한 외에도 어머니 신사임당과 형제들의 글씨 및 그림 등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이 가운데 신사임당의 ‘풀벌레 그림 병풍(초충도)’이 눈길을 끌며, 신사임당이 일곱 남매에게 유산을 분배해준 기록과 율곡의 누이인 이매창의 포도그림도 인상적이다. 작은 연못을 지나 안쪽에 들어선 율곡의 묘, 그리고 신사임당과 가족들의 묘로 오르는 길목은 넓은 잔디밭과 울창한 고목이 어우러져 있어 산책 코스로 좋다.
_황희 정승의 만년 쉼터! 반구정
세종 때의 명재상 황희가 관직에서 물러난 뒤 갈매기를 벗삼아 만년을 보냈던 곳. 기와지붕의 쪽문 안으로 들어서면 넓은 마당을 사이에 두고 오른쪽엔 황희 정승 기념관, 왼쪽에는 황희 정승의 영정을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영당이 있다.
영당 안으로 들어서 두툼한 돌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반구정이 나오는데, 울창한 소나무에 둘러싸인 이곳은 발밑으로 흐르는 임진강을 굽어보는 풍광이 멋스럽다. 날이 맑으면 개성 송악산까지 보인다. 반구정 위에는 팔각정 형태의 영지대도 있다. 해 질 무렵 강바람을 쐬며 쉬었다 가기에 그만이다.
_영집궁시박물관
활을 통해 조상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국내 최초의 활화살전문박물관. 규모는 작지만 설명을 들으며 돌아보면 하나하나가 새롭게 다가온다.
흔히 알고 있는 세모꼴의 뾰족촉은 갑옷을 입은 적에게 사용한 반면, 도끼날처럼 생긴 화살촉은 단번에 치명상을 입히기 위해 사용했다고 한다. 큰 짐승을 사냥하는 모습을 담은 고구려 벽화에 나오는 것이 바로 도끼날 화살촉이다. 쏘면 소리가 나는 화살인 효시는 지휘관이 신호용으로 사용했으며, 작지만 속도가 빨라 저격용 화살로 사용되던 애기살은 쏘는 방법도 특이해 조선시대 비밀병기로 쓰였다. 한 번에 수백 개의 화살이 동시에 날아가는 로켓화살은 심리전을 동반하기 때문에 초반에 기선을 제압하는 구실을 했다. 이곳에선 활과 화살을 직접 만들어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