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월드컵에 입을 맞춘 이탈리아. 이탈리아에는 ‘산타마리아’라는 이름을 가진 교회가 전부 합쳐서 약 3000개가 된다. 서로 혼동되지 않게끔 원래 명칭에 특별한 수식어가 붙는다. 피렌체의 산타마리아 델 피로레(꽃의 성모마리아)라는 식이다.”
이웃집에 놀러 가듯 유럽을 드나들지만, 한국인에게 유럽은 여전히 심리적으로 거리가 멀고, 알아야 할 것도 많은 지역이다. 유럽은 그리스 로마 신화는 물론이고 찬란한 역사와 유적, 온갖 축제 등이 켜켜이 쌓여 있는 이야기 창고다.
‘유럽에 빠지는 즐거운 유혹’은 여행자들을 위한 책이다. 그러나 항공편, 숙박 등 일차적 정보가 담긴 것은 아니다. 신화에서부터 성서, 생활 속 유럽 이야기까지 실제 여행을 떠나는 사람뿐 아니라 마음속으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의 지식 갈증도 달래준다.
먼저 신화를 살펴보자. 제우스, 헤라클레스, 포세이돈 등은 귀에 익고 친숙하다. 하지만 무수한 신들의 계보를 다 꿰고 있는 사람은 드물고, 설령 외운다 해도 신들의 일화까지 일일이 다 알고 있기는 어렵다. 신화는 유럽의 건축을 지배했다. 바다의 신 포세이돈은 시원한 분수나 샘에 살며, 손에 들고 있는 삼지창은 그의 트레이드마크다. 또 지중해 각지에서 투구를 쓴 8등신 여신을 만난다면, 그녀는 틀림없이 지혜의 여신이자 기술의 여신인 ‘아테나’다. 이처럼 이 책은 방대한 신화를 명확한 기억으로 각인시킨다.
신화를 핑계로 공작부인이 나신을 드러낸 경우도 있다. 이탈리아 피렌체의 우피치 미술관에 소장된, 아름다운 여성이 나체로 몸을 길게 뻗은 채 침대에 누워 있는 ‘우르비노의 비너스’ 그림이 바로 그것. 모델은 르네상스 시대 우르비노 공작의 부인으로 당시 가장 고귀하고 아름다운 여성이었다.
세 방향이 비탈로 되어 있는 지형을 이용해 낮은 곳에는 인공적으로 돌을 쌓아올려서 주발 모양으로 마무리한 고대의 야외극장은 여전히 인기 있는 이탈리아의 관광지다. 그곳에서 펼쳐진 고대의 연극은 디오니소스에 대한 제사로, 시민이 모두 참가해야 하는 큰 행사였다. 그리스 시대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에피다우로스 야외극장의 음향효과는 아직도 장대하고 탁월하다.
유럽 정원의 화려함과 아름다움은 보는 이들의 감동을 자아낸다. 이탈리아의 정원은 구체적으로 르네상스식(테라스식), 프랑스식(평면기하학), 영국식(풍경식)의 발전 단계를 거쳐왔는데 그동안의 사정을 안다면 정원을 좀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눈 덮인 산과 동화책에서 본 듯한 집, 소가 풀을 뜯고 있는 알프스의 풍경은 더없이 한가롭고 아름답다. 하지만 농사를 짓지 않으려는 자식들로 인해 여느 농촌과 똑같은 고민을 안고 있다. 몇 주일씩 긴 휴가를 즐길 수 없는 현실 탓인지 유럽의 농촌 젊은이들 역시 도시로 떠나고 있다.
“모르는 것은 동양인 여행자뿐이더라.” 유럽을 다 아는 듯하면서도 잘 모르는 것이 지방색이 담긴 축제일이다. 여행 중이던 어느 날 아침. 거리 전체가 조용하고 사람과 자동차는 그림자도 보이지 않아 호텔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오늘은 축제일입니다”라는 답이 돌아오는 경우가 있다. 해마다 바뀌는 이동 축제일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다. 특히 부활절 전후는 유럽 여행자들에게 수난의 시기다. 자칫 계획했던 것을 못 보거나 축제가 계속되어 아무것도 못한 채 그냥 비행기를 타야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이 책은 이밖에도 치즈와 와인, 집시 이야기까지 가벼우면서도 풍부하고 다양한 유럽의 모습을 담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빠르고 강하고 정확하고 재미있는 유럽축구에 열광한다. 유럽 어느 거리의 보도블록, 성당 등 곳곳의 핵심을 콕 집어내 들려주는 유럽 이야기는 축구만큼 재미있다.
베니야마 지음/ 서상원 옮김/ 스타북스 펴냄/ 1, 2권 272쪽/ 각 권 1만2000원
이웃집에 놀러 가듯 유럽을 드나들지만, 한국인에게 유럽은 여전히 심리적으로 거리가 멀고, 알아야 할 것도 많은 지역이다. 유럽은 그리스 로마 신화는 물론이고 찬란한 역사와 유적, 온갖 축제 등이 켜켜이 쌓여 있는 이야기 창고다.
‘유럽에 빠지는 즐거운 유혹’은 여행자들을 위한 책이다. 그러나 항공편, 숙박 등 일차적 정보가 담긴 것은 아니다. 신화에서부터 성서, 생활 속 유럽 이야기까지 실제 여행을 떠나는 사람뿐 아니라 마음속으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의 지식 갈증도 달래준다.
먼저 신화를 살펴보자. 제우스, 헤라클레스, 포세이돈 등은 귀에 익고 친숙하다. 하지만 무수한 신들의 계보를 다 꿰고 있는 사람은 드물고, 설령 외운다 해도 신들의 일화까지 일일이 다 알고 있기는 어렵다. 신화는 유럽의 건축을 지배했다. 바다의 신 포세이돈은 시원한 분수나 샘에 살며, 손에 들고 있는 삼지창은 그의 트레이드마크다. 또 지중해 각지에서 투구를 쓴 8등신 여신을 만난다면, 그녀는 틀림없이 지혜의 여신이자 기술의 여신인 ‘아테나’다. 이처럼 이 책은 방대한 신화를 명확한 기억으로 각인시킨다.
신화를 핑계로 공작부인이 나신을 드러낸 경우도 있다. 이탈리아 피렌체의 우피치 미술관에 소장된, 아름다운 여성이 나체로 몸을 길게 뻗은 채 침대에 누워 있는 ‘우르비노의 비너스’ 그림이 바로 그것. 모델은 르네상스 시대 우르비노 공작의 부인으로 당시 가장 고귀하고 아름다운 여성이었다.
세 방향이 비탈로 되어 있는 지형을 이용해 낮은 곳에는 인공적으로 돌을 쌓아올려서 주발 모양으로 마무리한 고대의 야외극장은 여전히 인기 있는 이탈리아의 관광지다. 그곳에서 펼쳐진 고대의 연극은 디오니소스에 대한 제사로, 시민이 모두 참가해야 하는 큰 행사였다. 그리스 시대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에피다우로스 야외극장의 음향효과는 아직도 장대하고 탁월하다.
유럽 정원의 화려함과 아름다움은 보는 이들의 감동을 자아낸다. 이탈리아의 정원은 구체적으로 르네상스식(테라스식), 프랑스식(평면기하학), 영국식(풍경식)의 발전 단계를 거쳐왔는데 그동안의 사정을 안다면 정원을 좀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눈 덮인 산과 동화책에서 본 듯한 집, 소가 풀을 뜯고 있는 알프스의 풍경은 더없이 한가롭고 아름답다. 하지만 농사를 짓지 않으려는 자식들로 인해 여느 농촌과 똑같은 고민을 안고 있다. 몇 주일씩 긴 휴가를 즐길 수 없는 현실 탓인지 유럽의 농촌 젊은이들 역시 도시로 떠나고 있다.
“모르는 것은 동양인 여행자뿐이더라.” 유럽을 다 아는 듯하면서도 잘 모르는 것이 지방색이 담긴 축제일이다. 여행 중이던 어느 날 아침. 거리 전체가 조용하고 사람과 자동차는 그림자도 보이지 않아 호텔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오늘은 축제일입니다”라는 답이 돌아오는 경우가 있다. 해마다 바뀌는 이동 축제일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다. 특히 부활절 전후는 유럽 여행자들에게 수난의 시기다. 자칫 계획했던 것을 못 보거나 축제가 계속되어 아무것도 못한 채 그냥 비행기를 타야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이 책은 이밖에도 치즈와 와인, 집시 이야기까지 가벼우면서도 풍부하고 다양한 유럽의 모습을 담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빠르고 강하고 정확하고 재미있는 유럽축구에 열광한다. 유럽 어느 거리의 보도블록, 성당 등 곳곳의 핵심을 콕 집어내 들려주는 유럽 이야기는 축구만큼 재미있다.
베니야마 지음/ 서상원 옮김/ 스타북스 펴냄/ 1, 2권 272쪽/ 각 권 1만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