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 고등학교 2학년 때 수학여행을 가서 찍은 사진입니다. 여행 둘째 날 경주에 머물고 있었는데, 저녁식사를 하고 무료하던 차에 어디선가 경쾌한 가락이 들려왔습니다. 여관에서 틀어준 것인지 어느 친구가 카세트를 준비해온 것인지 기억은 희미하지만, 어쨌든 우리는 바로 디스코 타임에 들어갔습니다.
대부분 나이트클럽 한 번 안 가본 초짜들이다 보니 춤이 제대로 될 리 없었습니다. 음악 따로, 몸 따로였지만 그래도 무척 즐거웠습니다. 방에서 신나게 춤을 추던 우리는 급기야 여관 마당에까지 진출, 본격적인 춤판이 벌어졌습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당시 누가 사진을 찍었는지 몰라도 친구들이 대부분 사진기를 피해 얼굴을 돌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등을 보인 친구들이 누구인지 구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홍식이만 눈치를 못 챘을까요? 디스코 타임 덕분에 수학여행의 추억이 더욱 오래 남는 듯합니다.
■ 이장섭/ 서울시 서대문구 홍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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