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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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 톰’ 필두, 할리우드의 대공습

  • 이동현 스포츠한국 연예부 기자kulkuri@sportshankook.co.kr

    입력2006-06-05 09: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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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 톰’ 필두, 할리우드의 대공습

    ‘다빈치 코드’

    극장가에 일대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한국 영화의 부진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흥행 열풍이 겹친 것이다. 지난해 12월 할리우드 영화 ‘나니아 연대기’가 잠깐 동안 국내 박스 오피스 1위를 차지한 이후 한국 영화는 단 한 차례도 1위를 내놓은 적이 없었다. 그런데 5월 들어 연달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박스 오피스를 휩쓸고 있다.

    이른바 ‘톰의 공습’이다. 톰 크루즈와 톰 행크스가 각각 주연을 맡은 두 편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2주 간격을 두고 국내 극장가를 강타한 것이다. ‘미션 임파서블3’가 5월3일 개봉 이후 보름 남짓 만에 400만 관객을 넘어선 데 이어, 18일 개봉한 ‘다빈치 코드’도 나흘 동안 140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18~21일의 4일간 ‘미션 임파서블3’와 ‘다빈치 코드’의 국내 극장 점유율은 각각 26.3%와 54.5%에 이른다. 할리우드 영화 두 편이 국내 극장가의 80%를 장악해버린 셈이다. 개봉 중인 한국 영화는 6편을 모두 합쳐도 약 14%에 불과한 초라한 성적. 올 들어 최저 수준이다. 그야말로 오뉴월 된 서리를 맞은 격이고, 심각한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다.

    ‘투 톰’ 필두, 할리우드의 대공습

    ‘미션 임파서블3’

    문제는 나름대로 괜찮은 진용을 갖춘 한국 영화들이 참담한 성적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조승우-강혜정 커플의 ‘도마뱀’, 황정민-류승범의 ‘사생결단’, 신현준의 ‘맨발의 기봉이’, 차승원의 ‘국경의 남쪽’, 엄태웅-문소리-봉태규의 ‘가족의 탄생’ 등 대부분 흥행력 있는 스타가 주연을 맡았고 완성도도 비교적 높은 작품들이었지만 성적은 기대에 못 미쳤다. 그나마 손익분기점을 넘긴 영화는 200만 명 수준의 관객을 동원한 ‘사생결단’과 ‘맨발의 기봉이’에 불과할 뿐, 나머지 작품들은 제작사에 상당한 손해를 안겨줄 전망이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공세가 갈수록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과 이에 맞설 강력한 한국 영화 대항마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도 충무로에 드리운 먹구름을 짙게 만든다. ‘포세이돈’(5월31일), ‘엑스맨 : 최후의 전쟁’(6월15일), ‘캐리비안의 해적 : 망자의 힘’(7월6일), ‘수퍼맨 리턴즈’(7월14일) 등 제목만 들어도 심상치 않은 할리우드 대작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반면, 한국 영화는 ‘짝패’, ‘호로비츠를 위하여’ 정도에 불과하다. 충무로는 6월 개최되는 독일월드컵 축구 대회를 피하려는 움직임이어서 7월 중순까지 이렇다 할 흥행 기대작을 보기 어려울 듯싶다. 강우석 감독의 ‘한반도’(7월13일)와 봉준호 감독의 ‘괴물’(7월27일) 등이 개봉해야 한국 영화가 다시 국내 박스 오피스를 장악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같은 할리우드 영화의 극장가 석권은 스크린쿼터 축소 폐지를 주장하는 한국 영화인들의 주장에 힘을 싣는 현상이라는 주장도 있다. 한국 영화는 지금까지 참신한 기획력을 바탕으로 극장가를 장악해왔지만, 대규모 자본과 물량을 투입한 할리우드 영화의 공세에 견딜 만한 기초 체력을 완벽하게 갖췄다고 보긴 어렵다는 이야기다. 기획력이 어느 정도 한계에 달한 시점에서 스크린쿼터 축소는 심각한 독약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한국 영화 전반에 대한 자성의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대부분의 흥행 영화들이 코믹 또는 액션에 집중하는 현실에 대한 반성이다. 예술영화가 대중성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비롯되는 한국 영화의 양극화 현상도 돌아봐야 할 부분이다. 그런 점에서 흥행 스타들이 저예산 예술영화에 선뜻 출연해 관객들의 입맛을 바꿔놓는 노력도 필요하다. 어쩌면 지금의 위기가 더 큰 성공의 밑거름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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