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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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돈 풀자”, SW업계 “몸 풀자”

한국에 3년간 3000만 달러 추가 투자 약속... 60개 업체 혜택 예상, 기술경쟁력 강화 ‘기지개’

  •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입력2006-06-01 1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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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S “돈 풀자”, SW업계 “몸 풀자”

    5월25일 서울 쉐라톤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서울디지털포럼 2006’에서 특별 연설 중인 마이크로소프트사 최고경영자 스티브 발머.

    세계적인 IT(정보기술) 업체인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사가 한국의 소프트웨어 업체들에 올해부터 3년간 3000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로써 지난해 3월 발표한 모바일 이노베이션연구실 개발비 3000만 달러를 포함해 MS의 한국 투자 규모는 모두 6000만 달러로 늘어났다.

    5월25일 2박3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 MS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발머는 첫날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혁신적인 한국(Innovative Korea)’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스티브 발머는 이날 투자 배경에 대해 “세계는 넓다. 우리는 전 세계에 투자하고 있는데, 세계 어느 시장보다도 한국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한국 소프트웨어 업체의 생태계(ecosystem)에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5개 업체는 해외시장 진출 위한 각종 지원

    이노베이션 코리아 지원 계획의 골자는 MS가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모바일 이노베이션 연구실’에 소프트웨어 제품개발 및 기술혁신 지원을 위한 ‘ISV 임파워먼트 연구실’과 ‘웹 엔지니어링 연구실’ 등 두 개의 연구실을 추가해 ‘마이크로소프트 이노베이션 센터(MSIC)’를 설립한다는 것이다.



    이번에 추가된 두 개의 연구실은 MS가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KIPA)과 공동으로 추진하는 ‘소프트웨어 생태계 프로젝트(Software Ecosystem Project)’를 위해서 만들어졌다. ‘소프트웨어 생태계’란 기반기술을 가진 업체와 독립적인 소프트웨어 업체가 기술공유와 파트너십을 통해 이윤을 창출하고 선순환 고리를 형성한다는 소프트웨어 업계의 동반 성장모델이다.

    구체적으로 ISV 임파워먼트 연구실은 향후 3년간 60개의 소프트웨어 업체를 선정해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각종 기술지원을 할 예정이다. 이 중 최종 선발된 5개 업체는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각종 지원을 받는다.

    해당 소프트웨어 분야는 정부통신부의 U-Korea 전략과 연계되는 △홈 네트워크 소프트웨어 △차세대 웹을 위한 디지털 콘텐츠 및 소프트웨어 솔루션 △임베디드 및 모바일 소프트웨어 △텔레매틱스 소프트웨어 △RFID/USN 기반 소프트웨어 등이다.

    웹 엔지니어링 연구실은 웹 서비스 및 디지털 콘텐츠 연구를 통해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와 협력, 지원을 모색하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지난해 설립된 모바일 이노베이션 연구실은 차세대 무선기술을 국내 업체와 공동개발하고 있다.

    MS의 스티브 발머와 KIPA의 고현진 원장은 이를 위해 노준형 정보통신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5월25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고현진 원장은 “소프트웨어 강국 육성을 위한 그동안의 노력에 마이크로소프트의 협력이 더해지면서 한국 소프트웨어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한층 견고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에 스티브 발머는 “이번 프로젝트로 한국의 소프트웨어 산업 발전에 마이크로소프트가 기여할 수 있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소프트웨어 산업 육성을 위한 한국 정부의 강력한 의지에 발맞춰 한국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많이 양성될 수 있도록 최대한 돕겠다”고 말했다.

    MS의 이번 투자결정에 대해 국내 중소 소프트웨어 업체 관계자들은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중견 소프트웨어 업체의 한 임원은 “상업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정부의 지원정책과 대기업들의 횡포에 시달리던 소프트웨어 업체들로서는 ‘가뭄 속의 단비’와 같은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외국 거대자본에 기댈 수밖에 없는 국내 소프트웨어 업계의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이 임원의 부연설명이다.

    MS “돈 풀자”, SW업계 “몸 풀자”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이 마이크로소프트사와 ‘소프트웨어 생태계 프로젝트’를 위한 양해각서를 교환하고 있다. 노준형 정보통신부 장관,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고현진 원장,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유재성 사장, 마이크로소프트 CEO 스티브 발머(왼쪽부터).

    “요즘 정부에 줄을 대서 받은 지원금으로 연명하는 회사들이 많다. 그런 회사들은 대부분 기술경쟁력은 약화됐고, 경영은 부실화돼 있다. 정부는 상업성보다 건전성을 따져 지원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또 소프트웨어 시장점유율이 높은 대기업들은 기술력 있는 업체들을 지원하기는커녕 갖은 편법으로 저가 경쟁을 유도하는 등 전횡을 일삼고 있다. 그러면서 계열사를 두고 실제 납품가는 고가로 올려 중간 차익까지 챙기고 있다. 국내 대기업이나 대기업 계열 SI(시스템 통합) 업체들은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의 기술개발을 지원한 예가 전무하다. 이번 MS의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들에 대한 지원 발표는 액수를 떠나 국내 대기업의 행태와는 대조적인 일이다. 특히 정부와 달리 철저히 상업성을 고려한 지원이라는 점에서도 현실적이다. 업계에서는 매우 고무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MS의 투자 배경을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부과와 연결시켜 해석하고 있다. 공정위는 올해 2월 윈도 운영체제에 미디어플레이어와 메신저를 끼워 판 혐의로 324억9000만원의 과징금 제재를 받았다.

    “국내 대기업은 횡포, 외국기업이 가뭄 속 단비”

    스티브 발머는 이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법제도 안에서 처리되는 일이고 한국의 법제도를 존중한다”고 일축했다.

    한편 MS는 자신들이 개발한 각종 소프트웨어를 일반인들이 손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국내 대기업들과의 협력을 강화해나갈 방침이다. 이번에 삼성물산과 체결한 ‘유비쿼터스 아파트 전략적 제휴’가 대표적인 예다.

    MS와 삼성물산은 그동안 가정에서 사용해온 전자제품들이 컴퓨터와 달리 상호연결이나 서비스의 호환이 원활하지 못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유비쿼터스 아파트 전용 ‘하우징프레임워크’를 공동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MS는 또 한국의 교육시스템 혁신을 지원하기 위해 교육인적자원부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MS는 교육부의 교과과정 개발은 물론, 초·중·고 교사들의 교육과 훈련을 위한 ‘U-러닝 코리아 프로젝트’를 지원할 예정이다.

    MS는 노인들을 위한 정보화 교육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MS는 ‘MS 노인정보교육센터’를 설립해 향후 5년간 10만여 명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정보화 및 기술교육을 할 계획이다. 스티브 발머는 5월26일 서울 종로구 경희궁의 ‘후정’에서 개최된 ‘2006 노소동감 인터넷 정보검색대회’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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