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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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 시민단체의 등쳐 먹기 ‘본색’

  • 입력2006-06-01 13: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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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단체의 책무를 ‘심인(尋人)’쯤으로 착각했나? 멀쩡한 기업과 학원을 협박해 등쳐오다 구속된 ‘시민연대21’의 전 사무총장. 그는 사실 확인조차 되지 않은 제보를 돈벌이 도구로 삼았다.

    시계를 거꾸로 돌려보자. ‘멀쩡한 기업’ 중 하나는 풀무원. 풀무원은 2004년 10월 시민연대21에 의해 가짜 유기농 녹즙 생산업체로 지목됐다. 웰빙(참살이)에 대한 범국민적 관심이 확산되던 시기였다. KBS가 시민연대21의 주장을 맨 처음 보도했다. 제보자는 물론 시민연대21. 많은 소비자들이 풀무원을 질타했다.

    문제는 시민연대21의 뻔뻔스러움. 당시 시민연대21이 풀무원 사건을 관련 기관에 고발하지 않고 언론에 흘린 것을 두고 풀무원 측과 ‘모종의 거래’를 하려다 실패한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이에 대해 시민연대21은 “기업에서 돈을 받아 뭐 하겠나? 우리가 기업에 돈을 요구하면 세상이 뭐라고 하겠는가. 막말로 사기꾼이라고 하지 않겠나”라며 항변한 바 있다.

    가증스러운 일이다. 더 심각한 건 이런 사기꾼이 한둘이 아니라는사실이다. 남의 돈이나 빼먹을 사술(詐術)에 골몰하는 단체는 시민단체가 아니라 ‘범죄단체’다. 시민은 안중에도 없는 사이비 시민단체를 고발할 시민단체 어디 없소?

    험구(險口), 아니 악구(惡口)다. 노혜경 노사모 대표가 피습당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얼굴 봉합수술에 대해 “성형수술도 함께 한 모양”이라고 내뱉은 막말이 그렇다. 다친 사람을 두고 악의적인 말을 스스럼없이 하는 건 누가 봐도 몰상식 그 자체다. 오죽했으면 김영부 초대 노사모 대표가 “노사모는 역사로 남고 활동을 마무리할 때가 됐다”고 쓴소리까지 던졌을까.



    기자는 2002년 3월 ‘주간동아’에 게재된 노사모 관련 기사에서 “팬클럽과 정치조직의 장점만 가려뽑은 듯하면서도 어느 한쪽에 매몰되지 않고 독특한 정체성을 유지하는 ‘노무현의 축’”이라고 썼다. 이는 대안정치세력으로서 노사모의 가능성을 염두에 뒀던 때문이다. 이 표현은 노혜경 대표 등이 공저자로 2002년 7월 펴낸 ‘유쾌한 정치반란, 노사모’라는 책에도 나온다. 그땐 그랬다. 유쾌했다. 하지만 4년이 지난 지금, ‘한쪽으로 매몰된’ 노사모의 모습은 유쾌하지 않다. 대통령을 비판하는 언론이나 여론을 빠짐없이 공격 대상으로 삼으니 ‘대통령의 홍위병’이라는 비난도 쏟아진다.

    2002년 민주당 경선 이후, 노사모 일각에서 조직의 앞길을 둘러싼 논쟁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 6월 초에 열릴 2006년 노사모 총회에서는 어떤 결정이 나올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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