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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이 누구인가. 지난해 LG배 결승5번기에서 파죽의 2연승을 올리며 천하무적 이창호 9단을 코너에 몰아넣어 세계를 놀라게 했던 신성(新星)이 아닌가. 이러한 이 3단도 그동안 배달왕전, 천원전 등 메이저 대회에서는 두 차례나 우승했지만 ‘정상의 등용문’이라는 신인왕 타이틀과는 인연이 없었다.
인연 없는 걸로 치면 어디 김명완(24) 6단만 할까. 98, 99년 2년 연속 신인왕에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신 바 있는 김 6단으로선 이번이 삼세번째였는데, 일이 안 되려면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더니 딱 그런 셈이었다. 백1은 다 된 밥에 콧물 빠뜨린 한 수다. 백‘가’로 두어 흑▲ 석 점을 잡아두었으면 더 이상 뜸들일 필요조차 없는 확실한 승리였다. 그랬던 것을 공연히 한 집이라도 더 이득 보려고 백1로 둔 순간, 흑2 이하 12까지 사지 멀쩡하던 백△ 넉 점이 뜯겨나가는 비극을 맞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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