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아래 뛰기’는 키 크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어린이 전용 스포츠 클럽 ‘마이짐’에서 트레이너의 지도에 따라 운동하는 아이.
이명덕 이솝한의원 원장도 “아이가 실제 나이보다 어른스러워질 때부터 성장이 멈추고 노화가 시작된다. 아이 본연의 자연 상태로 돌아가게 하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성장 곡선을 되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성장호르몬을 직접 투여하는 양방 치료법과는 달리 한방에서는 성장탕 등의 약물요법, 침요법, 추나(推拿)요법 등을 통해 치료한다. 약물은 아이의 체질이나 장기의 기능적 차이에 따라 다르게 처방하는데, 간과 신장을 보강하는 약재는 꼭 포함된다. 간은 근육, 신장은 뼈의 성장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 노창은 숭실한의원 원장은 “특히 속단, 두충, 산조인, 가시오갈피, 백복령, 녹용 등은 성장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하고 뼈와 근육을 튼튼하게 만들어 성장에 큰 도움을 준다”면서 “고도성장기(여아는 10~12세, 남아는 12~15세)를 벗어난 아이들의 경우 이런 류의 약재를 주로 처방한다”고 덧붙였다. 침요법은 성장점이 있는 경혈을 자극해 성장을 돕는 것이고, 추나요법은 비뚤어진 뼈를 바로잡아 줌으로써 척추가 제자리를 찾도록 도와주는 치료법으로 이것만으로도 1~2cm는 키울 수 있다.
성장 돕는 한방치료법 한 달에 40만원 선
치료는 앞서 말한 세 가지 요법을 아울러서 시행한다. 비용은 한 달에 40만원 선. 3개월이 기본 단위지만 1년 이상 치료를 받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김정훈 원장은 “몇 cm를 키우느냐보다는 미비했던 성장 곡선을 제자리로 끌어올리는 게 치료의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운동 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성장 기체조 교실을 진행하는 숭실한의원 양생연구소 김규철 소장은 “기체조는 측만된 척추를 바로잡아 비뚤어진 몸을 반듯하게 해주는 것은 물론 성장판도 자극해준다. 또 명상 시간을 통해 아이들의 스트레스도 풀어준다”고 했다.
운동 자체만으로도 성장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어린이 전용 스포츠 클럽의 운동 프로그램은 거의 성장 촉진과 비만 예방에 맞춰져 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마이짐’의 프로그램 개발팀 김지연 수석연구원은 “아이의 키와 체형에 대한 부모들의 관심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면서 “3~6세 때 ‘위아래 뛰기’와 팔다리를 늘여주는 스트레칭을 많이 하면 키 성장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모든 프로그램이 여기에 기초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를 진료하고 있는 김정훈 노원 도원아이한의원 원장.
또 김 연구원은 “스스로 운동할 수 없는 연령의 아기는 엄마가 전신 마사지를 해주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마사지는 아기의 혈액순환을 높이고 체온을 증가시켜 근육의 발달을 돕고 형태를 바로잡아 예쁜 체형을 만들어준다. 보통 생후 1~2개월부터 가볍게 시작하는 게 좋다. 아프게 꾹꾹 누르는 것은 금물. 얼굴에 로션을 바르는 정도의 강도로 살살 주물러준다.
종근당의 ‘롱키본’과 ‘아이앤본’, 한미약품의 ‘IGF’ 시리즈, 광동제약의 ‘본칼슘’ 등 올 2월 제정한 건강기능식품법에 의거해 만들어진 성장 보조식품들도 잘 골라 쓰면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성장기 어린이 및 청소년에게 필요한 칼슘, 비타민, 철분 등 영양소와 생녹용, 홍화씨, 가시오갈피 등 한방 약재들이 주 성분을 이루기 때문. 또 요즘에는 ‘톨플러스’ ‘닥터키’ 등 체형 및 자세 교정기구들도 40만원 이상의 고가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이 기구들은 대부분의 경우 부작용은 없으나 과장된 광고나 고가의 가격에 비해 성능은 그렇게 뛰어나지 못하다. 실제로 소비자단체협의회에 접수된 성장 보조식품 및 교정기구에 대한 불만 사례가 올해만 21건에 이른다. 취재 중 만난 정형외과 전문의는 “교정기구를 통해 특정 부위만 강화하는 것보다 전체적으로 근육을 발달시킬 수 있는 요가나 체조,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