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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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 자극은 건강 도우미

  • 조성완/ 명동이윤수비뇨기과 원장 penicho@zaigen.co.kr

    입력2005-08-25 18: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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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적 자극은 건강 도우미
    아내와 두 아들과 피자 전문점에 들렀다. 당시 초등학교 5학년인 큰아들이 벽면의 포스터를 유심히 쳐다보았다. 남녀가 얼굴을 맞대고 맛있게 피자를 먹으면서 “우리 한판 더 할까?”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하는 광고였다. 그것을 보면서 아들이 빙긋이 웃었는데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이해하고 웃는지 궁금했다.

    광고를 보다 보면 성을 암시하는 문구가 자주 눈에 뜨인다. 순수하게 보면 아무 문제가 없겠지만, 조금만 성과 결부해보면 매우 자극적인 문구들이다. 광고기획자들이 다양하게 해석될 여지가 있는 절묘한 카피를 만드느라 밤을 지샌 흔적이 뚜렷하다. 광고기획자들은 자신들이 만든 성적인 광고가 실제 남성 소비자의 몸에서 남성호르몬의 분비를 급격히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알까? 외부 자극이 뇌의 중추신경계를 자극하면, 그 신호가 시상하부와 뇌하수체라는 기관을 거쳐 주로 고환에서 테스토스테론이라 불리는 남성호르몬을 다량 분비하게 한다.

    이 호르몬은 20, 30대를 정점으로 점차 감소하게 된다. 아무리 절륜한 정력가라 해도 나이는 속일 수 없다는 말이 여기서 비롯된 게 아닌가 싶다. 젊은 남성이라도 성 자극이 없이 일에만 매달린다면 남성호르몬 대사가 위축되고 성욕이 점점 줄어드는 것이 당연하다. 그리고 성욕이 줄면 자연히 성에 대한 관심이 줄고, 따라서 호르몬 대사는 더욱 감소하게 된다.

    자신의 남성성을 찾는 데도 노력이 필요한 시기다. 원시적이고 거칠기만 한 것이 남성미는 아니지만, 요즘처럼 주변 여건이나 마음의 여유가 없다는 핑계로 여성과 마주하는 일을 병적으로 꺼리는 남성들이 늘어간다면 자연 남성성은 소멸돼갈 것이다. 나서서 이성을 만나고, 교감을 나누고, 서로 다름을 직접 겪고 확인하는 것이 건강한 남성이다. 컴퓨터 모니터만 두드린다면 반쪽, 아니 반의 반쪽 남성도 건지기 힘들 것이다. 이런 시대에 성적인 광고문구 하나로 적당히 자극만 된다면 고마운 광고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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