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 여행은 비행기 여행에 비해 느리지만 색다른 낭만이 있다.
인천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오후 7시에 출발해 이튿날 아침 8시에 도착. 1시간 만에 제주에 닿는 비행기에 비하면 느림보 여정이긴 하지만 그만큼 특별한 낭만이 깃들어 있다. 혹 오랜 시간 동안 배를 타고 가는 것이 지루하리라 생각하는 이도 있겠지만 선상에서 식사를 하고 오락도 즐기고 잠까지 자고 나면 어느새 아침. 생각만큼 지루하지 않다. 바다를 붉게 물들이는 노을을 감상하며 출발해 도착하기 전 이글이글 타오르는 해돋이의 장관을 감상할 수 있는 행운도 맛볼 수 있다.
인천에서 제주까지의 낭만 여정을 맡은 배는 오하마나호. 6500t급으로 승선 정원은 700명 정도다. 2003년에 선보인 오하마나호는 기존의 배보다 속도가 빨라 인천에서 제주까지 16시간 걸리던 것을 13시간으로 단축했다. 그래서 사람들이 ‘오 하마 도착했네’라고 한 데서 ‘오하마나’란 이름이 붙여진 것.
제주도 러브랜드.
인천~제주 13시간 … 노을 해돋이 감상 기회
출발 시간에 맞춰 배가 서서히 움직이면 경쾌한 리듬을 타고 ‘연안부두’ 노래가 흘러나와 떠나는 이의 마음을 흥겹게 해준다. 출발 후 30분 정도 지나면 저녁식사 시간을 알리는 방송이 나온다. 식사는 밥과 몇 가지의 반찬을 취향대로 골라 먹는 뷔페식이다. 식사를 마치면 영화감상실에서 DVD 영화를 감상하거나 갑판 위에서 선상의 밤을 즐길 수 있다.
① 선상에서 보는 일출 광경. ② 인천에서 제주까지 다니는 오하마나호. ③크루즈 특실.
한번 타면 밤새도록 배 안에 있어야 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잠자리가 궁금할 터. 3등실은 가운데 통로를 두고 양쪽으로 마룻바닥이 넓게 펼쳐진, 이른바 군대 내무반 스타일. 단체 여행객에게 나름대로 추억거리를 만들어주는 방이다. 1등실은 부부나 연인들에게 딱 좋고, 2등 가족실은 가족단위로 여행을 할 때 눈여겨볼 만한 곳. 2층으로 된 4칸의 침대방과 온돌 방식으로 꾸며진 모습이 생각보다 아기자기하다. 잠자리에 들면 파도에 따라 침대가 조금씩 흔들리는 게 마치 요람에 누운 것 같기도 하고, 출렁이는 물침대(?) 같기도 하다.
해돋이를 보려면 일찍 일어나야 한다. 선상에서 맞는 아침은 무엇 하나 놓칠 수 없는 특별함을 안겨준다. 만일 이 다시없는 일출 광경을 놓친다면 틀림없이 후회하게 될 것이다. 일출 감상 후 안내방송에 따라 아침식사를 마치고 나면 어느새 저 멀리 눈앞에 제주도가 보인다. 13시간이라는 긴 시간이지만 단시간에 뚝딱 도착하는 밋밋한 비행기에 비하면 확실히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출항 시간: 인천 출발 월·수·금 오후 7시. 제주 출발 화·목·토 오후 7시. 승선료: 3등실 4만8500원, 2등실 7만원, 2등 가족실(4인) 29만2500원, 1등실(2인) 19만원. 문의: 청해진해운 032-889-7800/ www.cmcli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