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예비후보등록일이 다가오면서 대전시장 후보들의 공식 출마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권선택 전 시장의 낙마로 현직 프리미엄이 사라진 데다 정당 지지율까지 높은 여당은 경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번 대전시장 선거는 정책을 겨루기보다 정당 투표 성향이 짙을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 대전도시철도 2호선의 노면전차(트램), 월평공원 민간특례사업, 갑천친수구역 아파트 건설 등 산적한 현안이 많지만 여야 후보 가운데 누구를 뽑을지에 관심이 쏠려 있다는 것이다.
가장 주목되는 이슈는 민주당 허태정 유성구청장과 이상민 의원, 박영순 청와대 선임행정관의 경선이다.
대전 여권 인사의 좌장격인 5선의 박병석 의원(서구갑)은 최근 “현재 거론되는 인사 모두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누구 편도 들지 않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당선은 떼놓은 당상이라는 자신감도 들어 있다. 대전에선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60%대를 유지하고 있고, 민주당 지지율도 40~50%에 달한다.
가장 먼저 출마를 선언한 허 청장은 2월 12일자로 유성구청장직을 사퇴한다. 허 청장은 “구청장직을 사퇴하고 예비후보등록까지 마치면 활동 반경이 넓어지는 데다 의사 표현도 자유로워질 것”이라고 사퇴 배경을 설명했다. 허 청장은 이상민 의원과 ‘빅딜설’(이 의원이 지역구를 허 청장에게 물려준 뒤 시장 출마)에 대해 “출마를 공식 선언한 시점에서 내 의지나 순수함이 훼손될까 우려스럽다”며 일축했다. 이 의원도 출마 선언 시기를 조율 중이다. 그는 “조급할 것 없다. 4선 중진의원으로서 당 내외 인사들과 충분히 의견을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사람’으로 꼽히는 박영순 행정관도 출마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 청장과 박 행정관은 각각 충남대 83, 84학번으로 모두 학생운동권에 몸담았다.
한국당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박성효 전 대전시장은 각종 행사나 모임에 꼬박꼬박 얼굴을 내비치며 8년 동안 표심을 다져왔다. 육동일 충남대 교수도 2월 7일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박 전 시장은 “예비후보등록일 전 출마 선언을 할 것이다. 현재 당과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육 교수도 “중앙당의 공천 윤곽이 나오는 대로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 정용기 의원은 2월 7일 페이스북을 통해 ‘심사숙고하고 있다’며 출마 여지를 남겼다. 하지만 야당 후보들은 정당 지지율에서 크게 뒤지고 있어 이번 선거 구도를 인물론과 정책론으로 바꿔야 할 부담을 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