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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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과 88서울올림픽의 손익

  • |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입력2018-02-13 11:3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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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howmuch net]

    [출처 | howmuch net]

    21세기 들어 올림픽 개최국 중 상당수는 엄청난 후폭풍을 겪었다. 2004 아테네올림픽을 개최한 그리스는 이후 심각한 경제난을 겪다 2012년 이후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럽연합(EU) 탈퇴) 위기로 지금까지 심한 홍역을 앓고 있다. 2008 베이징올림픽을 치르며 ‘화평굴기(和平崛起)’로 돌아선 중국 역시 2011년부터 두 자릿수를 기록하던 경제성장률이 한 자릿수로 내려앉고 2015년엔 증시폭락까지 겪으며 개혁·개방에 나선 이후 첫 경제난에 봉착했다. 2012 런던올림픽을 개최한 영국은 2016년 국민투표에서 부결될 줄 알았던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가 통과된 이후 국가적·경제적 혼란을 겪고 있다. 2014 소치동계올림픽을 개최한 러시아는 2015년 유가 급락으로 모라토리엄 직전까지 가는 경제난에 시달린 데 이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개입으로 미국과 EU로부터 경제제재를 받고 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개최한 브라질은 올림픽 직전 지카바이러스로 홍역을 치렀고, 직후에는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이 탄핵으로 중도하차하는 정치적 격변을 겪었다. 가히 ‘올림픽의 저주’라 부를 만하다. 

    평창동계올림픽은 여기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올림픽을 치르기 전 벌어지긴 했지만, 호세프 전 대통령처럼 박근혜 전 대통령도 임기 도중 탄핵으로 해임됐다. 이 사건으로 액땜이 된 것일까. 국제사회가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남북관계를 주목하는 이유다. 

    1976 몬트리올올림픽 이후 대다수 올림픽은 1984 LA올림픽과 1988 서울올림픽 등을 제외하곤 적자였다. 그래서 유럽과 북미 국가들은 올림픽 개최를 꺼린다. 지난해 미국 경제주간지 ‘포브스’가 ‘왜 아시아 국가들은 올림픽 개최를 원할까’라는 기사를 내보냈을 정도다. 

    올림픽은 본디 선진국 위주의 스포츠 행사였다. 그러다 1960년대 제3세계 국가의 참여가 늘면서 새로 대회가 열릴 때마다 참여선수 수가 2배씩 늘고 예산도 급증했다. 그 직격탄을 맞은 게 1976 몬트리올올림픽으로, 당초 1억 2000만 달러 예산을 편성했다 15억 달러의 빚더미에 올라앉았다. 당시 몬트리올올림픽의 총지출을 2015년 달러 환율로 환산하면 61억 달러(약 6조 6000억 원)나 된다. 

    1960~2016년 올림픽의 경제효과를 추적한 영국 옥스퍼드대 사이드 비즈니스 스쿨의 2016년 보고서에 따르면 역대 가장 많은 돈이 들어간 올림픽은 2014 소치동계올림픽이다. 2015년 달러 환율 기준으로 219억 달러(약 23조 7700억 원)에 이른다. 하계올림픽 중 가장 비싼 올림픽은 2012 런던올림픽으로 150억 달러(약 16조 2800억 원)를 썼다(그래픽 참조). 



    평창동계올림픽은 얼마나 들까. 문화체육관광부 발표에 따르면 국비와 지방비를 합쳐 13조 9136억 원이다. 소치나 런던올림픽에 비하면 적다. 하지만 2016 리우올림픽의 46억 달러(약 4조 9930억 원)와 비교하면 3배 가까이 많다. 평창동계올림픽대회 및 동계패럴림픽대회 조직위원회는 방송중계권, 마케팅, 기업 스폰서, 입장권 판매 등의 수입을 감안할 때 3000억 원 적자를 예상했다. 1988 서울올림픽은 5890억 원(현 환율로 약 1조 7000억 원)을 투자해 3300억 원(약 9500억 원) 흑자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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