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지사 선거는 남경필 현 지사의 재도전 가능성이 높다. 5선 의원 출신에 무난히 경기도정을 이끌어온 현역 지사를 대체할 만한 중량감 있는 후보를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다. 남 지사는 얼마 전 일본 방문 때 특파원 간담회를 통해 “도민 사이에 ‘남경필이 일은 잘하지 않았느냐. 일 잘하는데 왜 바꾸느냐’는 의견이 있다”며 자신의 경쟁력을 은근히 강조했다. 다만 박근혜 대통령 탄핵 국면에 가장 먼저 한나라당을 탈당했다 최근 국민의당-바른정당 합당 직전 한국당으로 복귀했다는 정치적 굴곡은 본선에서도 짐이 될 가능성이 있다.
남 지사 외에 한국당에서는 경제관료 출신인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의 영입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몇 해 전 ‘워싱턴에서는 한국이 보이지 않는다’는 책을 펴내며 한국의 불안한 안보 상황을 지적한 그는 경제 전문 관료라는 점에서 문재인 정부 들어 보수진영에서 불안해하는 안보와 경제 두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적임자라는 게 한국당 주변 인사들의 평가다. 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1월 18일 경기도당 신년하례회에 참석해 “남경필 경기지사를 포함해 복수의 후보가 있다. 최중경 전 장관도 포함된다. 최 전 장관은 순수하면서 파이팅이 있다. ‘최틀러’라는 별명처럼 원칙적이고, 경기도의 자존심이 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한껏 최 전 장관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한편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한 바른미래당에서는 과거 두 차례 경기도지사를 지낸 손학규 전 지사의 재등판론이 잠시 대두됐다. 하지만 손 전 지사가 이미 70대에 접어들었고 십수 년 전 지사를 지냈던 인사가 다시 도전하는 것 자체가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부정적 의견이 우세한 상황이다. 국민의당 한 관계자는 “경제적 능력이 검증된 기업인 가운데 후보감을 찾고 있다”고 귀띔했다.
지방선거를 넉 달 앞둔 현재 경기도지사에 대한 관심은 무엇보다 여권에서 누가 대항마로 나설지에 모아지고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일찌감치 경기도지사 도전 의사를 밝힌 상태다. 여론조사 50%와 권리당원 50%로 치러지는 당내 경선은 이 시장에게 유리한 점과 불리한 점을 동시에 안겨주고 있다. 우선 여론조사에선 높은 인지도에 따른 프리미엄을 톡톡히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권리당원 지지도 측면에서는 오히려 불리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의 핵심 측근 ‘3철’ 가운데 한 사람인 전해철 의원이 당내 경선에 도전장을 던졌기 때문. ‘대통령 핵심 측근이 당내 경선에서 패하면 대통령의 정치적 위상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며 문팬들이 특정 후보 밀어주기에 나설 수 있다는 점에서다. 대통령의 복심이라는 양정철 전 대통령비서실 홍보기획비서관은 자신의 북콘서트에 전 의원을 초대해 그의 경기도지사 출마를 간접적으로 응원했다. 일부 여권 인사가 이 시장의 예선 통과를 불안하게 보는 배경에는 이 같은 당내 역학구도가 깔려 있다.
재선인 양기대 광명시장은 광명동굴의 성공 신화와 이케아 등 대형쇼핑몰 유치 등 실질적인 능력을 내세우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양 시장은 1월 25일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하며 “광명시장으로 일하며 광명동굴, KTX광명역세권, 유라시아철도의 기적을 이뤄냈다”면서 “경기도에도 이런 기적의 드라마를 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