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유정복 인천시장의 전략공천이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민주당 후보들도 속속 출마를 서두르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정당 지지율을 등에 업은 민주당 후보들이 다른 정당 후보들을 압도하는 형국이지만, 소속 정당 지지율보다 10%p 이상 높은 지지율을 보이는 유 시장이 4년간 ‘업적’을 바탕으로 ‘인물론’을 내세우고 있다.
‘인천일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2017년 12월 26~28일 인천에 사는 19세 이상 남녀 1057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p)를 한 결과 출마를 선언했거나 준비 중인 민주당 후보 3명 모두 유 시장을 10%p 이상 앞서는 것으로 집계됐다. 유 시장과 국민의당(바른미래당) 문병호 전 의원을 상수로, 민주당 출마 예상자 4명을 변수로 놓고 조사한 결과 민주당 김교흥 국회사무처 사무총장 47.6%, 유 시장 26.1%, 문 전 의원 10.3%였다. 민주당 박남춘 의원(46.4%), 윤관석 의원(41.8%), 홍미영 부평구청장(40.4%)과 가상대결에서도 유 시장은 12~20%p 뒤졌다. 정당 지지율에서도 민주당(52.0%)이 한국당(15.9%)을 크게 앞섰다. 따라서 인천시장 공천을 둘러싼 민주당 후보 간 당내 경쟁도 치열해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각종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 후보가 모두 오차범위 밖으로 우세하다. 하지만 2014년 지방선거 당시 여론조사에선 송영길 당시 시장이 우세했음에도 결국 유 시장에게 패했다”며 “유 시장의 ‘개인기’도 있는 만큼 여론조사 결과에 안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유 시장은 리얼미터의 당을 언급하지 않은 ‘개인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23.2%로 1위를 차지해 홍미영(9.6%), 박남춘(9.5%). 김교흥(6.5%) 문병호(3.6%), 윤관석(3.5%) 후보와 큰 격차를 보였다. 현역 시장 프리미엄에 ‘부채도시’ 인천의 재정건전화, 최대 지역 현안인 인천발(發) KTX 건설, 경인고속도로 일반도로 전환 등 굵직한 문제를 해결한 점이 인정받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천지역 정계 인사는 “유 시장이 정제된 발언과 처신, 그리고 실적으로 ‘어필’하면서 인물론으로 승부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당장 인천시 부채 문제에 관한 공방이 불거지면서 치열한 선거전을 예고하고 있다. 박남춘 의원은 1월 19일 의정보고회에서 “지금 정도의 부채 감축은 누가 시장이 되더라도 할 수 있고, 오히려 더 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포문을 열었다. 그러자 유 시장이 즉각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시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당정 협의회를 하자고 할 때는 응하지도 않았으면서 민선 6기 시정 성과를 깎아내리려 거짓말 의정보고회를 진행했다”며 “채무 3조7000억 원 감축을 누구나 할 수 있다는 박 의원의 발언은 인천시 공직자와 시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반발했다. 결국 인천시장 선거는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 유 시장의 인물론 구도 속에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