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50

2006.08.29

1시간 수술 뚝딱! 관절 청춘 돌려주마

회복 속도 빠른 최소절개 시술법 이용 … 국내 최초 ‘고굴곡 인공관절’도 도입

  • 이윤진 건강전문 라이터 nestra@naver.com

    입력2006-08-23 17: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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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시간 수술 뚝딱! 관절 청춘 돌려주마
    지독한 무릎 통증으로 고생하던 김미연(52) 씨. 계단을 오르내리면 오른쪽 무릎이 시큰거리고, 짧은 거리를 가는데도 무릎이 울리고 통증이 심해 수없이 쉬었다 걷기를 반복해야 했다. 점점 심해지는 통증을 참지 못한 김 씨는 예전에 남편이 무릎 치료를 받았던 힘찬병원(02-3219-9114)을 떠올리고, 곧바로 검사를 받으러 찾아갔다.

    김 씨는 이곳의 정재훈 부원장에게서 “퇴행성 관절염의 진행 속도가 빨라 이미 무릎 연골이 다 닳았다”는 진단을 받고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받았다.

    퇴행성 관절염은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노화 현상으로 뼈와 뼈 사이의 연골이 닳아 움직일 때마다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초기엔 운동치료나 물리치료 등으로 고칠 수 있지만, 연골이 닳아 없어진 뒤에는 인공관절 시술이 최선이다.

    예전에는 인공관절 수술이 수술 부위도 크고, 인공관절이 원래의 무릎 뼈와 제대로 맞지 않아 이식 후 움직임이 부드럽지 않은 등 환자들의 불편이 컸다. 하지만 최근엔 인공관절의 소재나 디자인은 물론 수술 방법도 진화를 거듭해, 이식받은 환자들 사이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김 씨의 수술을 진행한 정 부원장은 무릎 관절 시술 분야에서 손꼽히는 전문의로 통한다. 연세대 의대를 졸업한 뒤 세브란스병원에서 무릎 전임의를 지낸 이후 지금까지 무릎 관절을 전문으로 보고 있다. ‘목동 힘찬병원’의 부원장직을 수행하면서 동시에 유엔 PKO(평화유지활동)의 정형외과 자문의(MINURSO)이자, 국제관절경(ISAKOS) 및 북미슬관절학회(AANA) 회원이기도 한 그는 국외 학술지에 꾸준히 전공 분야의 논문을 게재하는 실력파다.



    정 부원장은 자칫 환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는 인공관절 수술에서 최소절개 수술법을 이용해 환자의 부담을 줄였다.

    “기존의 수술에서는 수술 부위를 16~20cm까지 절개했지만, 최소절개 수술법은 그 절반인 10cm 정도만 절개한다. 절개 부위가 작은 만큼 출혈량도 적고 수술 후 환자의 통증도 덜하다.” 최소절개 수술법에 대한 정 부원장의 설명이다.

    마모 적은 세라믹형 인공관절

    수술에 걸리는 시간은 1시간이 조금 넘으며, 수술 후 이틀 정도만 지나면 편하게 걸을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된다. 이는 기존 수술에 비해 수술에서 재활치료까지의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최소절개 수술법이 인공관절 치환술에 대한 환자들의 부담을 덜었다면, 세라믹형 인공관절의 사용은 수술 환자들의 평균 연령대를 낮추는 성과를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라믹형 인공관절은 지르코늄이라는 신소재를 사용한 것으로, 표면을 세라믹처럼 매끈하게 산화 처리한 것이다. 마찰이 줄어 쉽게 마모되지 않기 때문에 기존의 인공관절보다 4900배 이상의 내구성을 갖게 되어 반영구적인 사용이 가능해졌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다. 이 인공관절이 사용되기 전에는 50, 60대 환자들에게 재수술 부담이 없는 60대 후반까지 수술을 미루도록 권했다. 하지만 세라믹형 인공관절을 사용하면 최대 25~30년의 수명을 갖게 되어 나이에 관계없이 수술을 받을 수 있다.

    세라믹형 인공관절의 장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예전에 사용된 인공관절은 입식 생활을 하는 서양인의 관절을 기준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동양인이 사용하기엔 다소 불편했다. 그래서 이식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다리를 자유롭게 굽히지 못한다”는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힘찬병원이 국내 최초로 도입한 ‘고굴곡 인공관절’은 동양인의 생활습관에 맞게 디자인되어 관절을 앞뒤로 130~140도까지 어려움 없이 굽힐 수 있다. 또한 좌우로도 자유로이 움직일 수 있어 책상다리 자세도 가능하다. 정 부원장은 “기존 인공관절은 무릎을 구부릴 수 있는 각도가 105~120도 내외에 지나지 않았지만, 고굴곡 인공관절은 정상에 가까운 움직임을 보인다”고 말했다.

    환자의 편의를 위한 인공관절 디자인의 변화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예전엔 서양인, 그것도 남자를 기준으로 인공관절을 만들었기 때문에 우리나라 여성들에게는 크기가 잘 맞지 않았는데, 동양 여성을 기준으로 한 새로운 인공관절이 등장함으로써 여자들도 자기 무릎에 맞는 인공관절을 할 수 있게 됐다. 이로써 자신의 무릎 관절보다 큰 인공관절을 사용했을 때 나타나는 운동장애를 해소하고 통증도 없는 맞춤형 인공관절을 선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힘찬병원 관절센터에서는 무릎 인공관절 수술 외에도 자가연골배양 이식술을 통해 인공관절 수술을 하지 않고 환자 자신의 관절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자가연골배양 이식술은 손상되지 않은 부위의 건강한 연골세포를 채취해 한 달간 배양한 뒤, 배양된 연골세포를 손상된 부위에 이식하는 방법이다. 이식된 연골세포는 6~12주 정도 지나면 건강하게 재생된다.

    이 이식술의 가장 큰 장점은 자신의 세포를 이용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없으며 회복 속도가 빠르다는 것이다. 또한 연골이 복원되면서 건강한 무릎으로 만들어주기 때문에 오히려 시술 전보다 더 젊은 무릎을 가질 수 있게 된다.

    시술 후 9개월 정도 지나면 에어로빅이나 조깅 같은 운동을 즐기는 데 문제가 없고, 1년 이상 경과하면 스키 등의 스포츠도 가능해진다. KIA 타이거즈의 에이스 김진우 선수도 독일에서 이 시술을 받은 뒤 재활 과정을 거쳐 마운드로 복귀할 수 있었다. 전보다 더 건강한 무릎을 만들 수 있다는 말이 과장이 아닌 셈이다.

    연골 조금 남았다면 자가배양 이식술을

    2002년 개원 이래 3년 만에 무릎 인공관절 이식술 1만2000 사례를 성공시키는 등 관절·척추 전문병원으로 입지를 다져온 힘찬병원은 2006년 8월, 서울 목동에 ‘목동 힘찬병원’을 개원하면서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 목동 힘찬병원은 인천의 본원과 비교했을 때 규모와 의료 장비, 의료진 수 면에서 전혀 뒤지지 않는 쌍둥이 병원이다.

    정 부원장은 “목동 병원의 특징 가운데 가장 두드러지는 점은 관절·척추 분야의 전문성 강화와 진료 시스템의 디지털화”라고 말한다. 목동 병원의 개원으로 의료진을 확충한 결과, 현재 힘찬병원의 정형외과 의료진은 약 20명이다. 이들은 모두 관절 전문의로, 무릎 인공관절 및 관절경 시술을 500 사례 이상 시술한 의사들로 구성됐다. 한 병원에 이 정도 규모의 정형외과 전문의가 모여 있는 경우는 전문병원에서도 유례가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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