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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체벌, 반항심만 부추깁니다”

  • 이남희 여성동아 기자 irun@donga.com

“학생 체벌, 반항심만 부추깁니다”

“학생 체벌, 반항심만 부추깁니다”
불가피한 ‘사랑의 매’인가, 금지해야 할 ‘감정의 매’인가. 교사의 과잉체벌 문제가 불거지면서 체벌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체벌하지 않고 아이들의 문제 행동을 바로잡는 일이 가능할까. 서울 신길동 대영중학교 김덕경(43) 교사는 6년 전부터 ‘체벌 대안 프로그램’을 실천하며 체벌 없는 교육의 가능성을 증명하고 있다.

“체벌이 학생의 잘못을 고치는 궁극적인 수단이 될 수 없어요. 학생이 문제 행동을 할 때는 원인이 있게 마련입니다. ‘감정의 매’는 오히려 반항심을 부추기고, 아이들은 과도한 폭력 앞에서 자신의 문제에 대해 더욱 침묵하게 됩니다. 체벌에 앞서 아이와 대화하며 문제의 원인을 찾는 게 우선입니다.”

김 교사는 학생들이 스스로 규칙을 만들고 지키는 학급 분위기를 조성해 학생과 학부모의 전폭적인 호응을 얻었다. 그가 담임을 맡고 있는 2학년 11반 교실 뒤편에는 ‘명품반 십계명 꼭 지켜요!’라는 게시판이 걸려 있다.

‘명품반 십계명’은 학급에서 꼭 지켜야 할 10가지 원칙과 그것을 어길 때 받는 벌칙을 학생들이 스스로 정해 쓴 것. 지각생은 1일 주번이 되고, 싸움을 벌인 학생들은 서로 코를 맞대고 30분간 서 있어야 한다. 남학생과 여학생이 싸우면, 30분 동안 서로 볼을 비비는 민망한(!) 벌칙이 주어진다. 이렇게 기발한 벌칙 아이디어는 모두 학생들의 머릿속에서 나왔다.

“교사가 일방적으로 원칙을 정해 벌을 주면 학생들은 피동적이 됩니다. 자신이 교실의 주인이라는 생각을 갖지 못하죠. 학생들끼리 토론을 해서 스스로 규칙을 정하면 아이들은 규칙을 준수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입니다. 이렇게 정해진 벌칙은 매보다 훨씬 효과적이죠.”



잘못한 일에 대해서는 벌을 주지만, 학생들에게 칭찬을 더 많이 하자는 것이 김 교사의 교육관. 그런 의미에서 그는 모든 급우가 한 학생을 하루 종일 관찰한 뒤 그 친구의 장점을 쪽지에 써주는 ‘칭찬 샤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은 자신이 미처 몰랐던 장점을 친구와 교사로부터 전해 들으며, 긍정적인 자아정체감을 형성한다. 김 교사는 “문제아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동력은 체벌보다 칭찬”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사는 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하고 사회복지사 1급 자격증까지 취득한 이색 경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현재 협동학습연구회 전문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주간동아 548호 (p90~91)

이남희 여성동아 기자 ir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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