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48

2006.08.15

한류 스타 흠집 내기… 反한류 심상찮다

  • 이동현 스포츠한국 연예부 기자 kulkuri@sportshankook.co.kr

    입력2006-08-09 18: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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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류 스타 흠집 내기… 反한류 심상찮다

    장나라(왼쪽)와 장서희

    일본, 중국 등 아시아 국가에 한국 대중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전파하던 한류 열풍이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다. 드라마 ‘겨울연가’ 등 한류 열풍을 주도한 콘텐츠의 뒤를 이을 후속작품 생산이 정체되고, 아시아 국가들에서 한류 콘텐츠에 대한 평가절하 움직임이 거세지는 가운데 한류 스타들마저 공격 대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일본 등은 정책적으로 한류 드라마나 영화의 수입에 대해 극히 유보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고, 이에 맞춰 방송 및 영화계 또한 한류 콘텐츠의 가치를 낮게 평가하고 있다. 현지 언론들도 한류 스타들에 대한 흠집내기 보도로 한류에 대한 공세를 취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최근 중국 드라마 제작사로부터 피소 위기에 처한 장서희가 꼽힌다. 장서희는 회당 3000만원의 특급 대우를 받고 올해 1월부터 약 5개월에 걸쳐 중국 드라마 ‘경자풍운’ 촬영에 임했지만, 중국 제작사인 국안광고그룹으로부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당했다. 불성실한 촬영 태도 및 계약상 촬영일수를 위반했다는 게 이유였다. 중국 언론 또한 장서희에 대한 악의적인 보도로 일관해 중국 내 장서희에 대한 여론을 나쁘게 몰고 갔다.

    그러나 사실상 이번 사건은 장서희에 대한 흠집내기에 불과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장서희는 7월28일 피소 위기 사실이 알려지자마자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국안광고그룹 측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계약서 조항까지 꼼꼼하게 거론하며 국안광고그룹 측의 주장 및 고소 협박이 근거가 없음도 강조했다. 오히려 국안광고그룹 측에서 계약서상의 출연료 잔금 1억원 남짓을 아직 지급하지 않고 있다며 계약 위반의 당사자는 국안광고그룹이라고 분개하기까지 했다.

    장서희는 기자회견에서 “내가 출연한 작품의 제작사를 비난하는 것은 내 얼굴에 침 뱉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조용히 참으려 했다. 저들이 하는 행동은 출연료 잔금을 주지 않으려는 유치한 술책에 불과하다. 언론을 통해 자꾸 나에 대한 흠집을 내서 출연료를 포기하도록 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갈수록 도를 넘어서고 있다.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지경이다”라고 분노를 표했다.

    해외 언론의 한류 흠집내기 보도는 최근 들어 부쩍 심해졌다. 장나라가 중국 언론을 통해 술에 취한 상태로 드라마에 출연한 철부지 연기자로 보도되는가 하면, 이병헌은 만난 적도 없는 스튜어디스와 열애 중이라는 보도가 일본 언론에 소개됐다. 전지현, 송혜교, 김희선 등 미녀 스타들의 외모를 폄하하는 기사는 단골 레퍼토리처럼 언론을 장식한다. 한류 스타들을 신봉하는 듯 찬사 일색의 보도를 쏟아냈던 아시아 국가 언론의 보도 행태가 악의적으로 변하고 있는 점은 한류 위기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물론 한류 위기는 한국 연예계가 자초한 측면도 없지 않다. 한류 열풍을 지속시킬 콘텐츠 생산에 우리 연예계는 너무 안일하게 임했다. 그저 존재 자체만으로 한류는 지속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지속적인 발전을 추구하는 노력도 없었다. 한류 스타를 앞세우면 기획 없이도 성공할 것이라는 믿음, 결국 이것이 지금의 위기를 몰고 온 주범인 것이다.

    하지만 생각하기에 따라 위기는 곧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알찬 준비와 기획의 부재가 한류 위기를 가져왔다는 것을 인정하는 순간 우리 연예계는 새로운 도약을 위한 준비를 한 셈이기 때문이다.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제2, 제3의 한류 열풍을 준비하고 맞을 수 있는 각오와 노력, 지금 우리 연예계에 가장 필요한 것은 이런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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