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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아리랑 아라리요~ ‘우주强國’ 대한민국

주부에서 여성 CEO까지 “첫 우주인 나야 나”

서류전형 합격 여성 1468명 분석…92% 미혼에 20대 최다, 직업·학력은 각양각색

  •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주부에서 여성 CEO까지 “첫 우주인 나야 나”

주부에서 여성 CEO까지 “첫 우주인 나야 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우주인사업단(단장 최기혁)은 4월21일 우주인 지원자 접수를 시작하면서 두 번 놀랐다. 접수 개시 한 달 만에 지원자가 2만 명을 훌쩍 넘길 정도로 뜨거운 관심이 쏟아진 점에 놀랐고, 우주인에 도전하는 여성들이 예상보다 많다는 점에 한 번 더 놀랐다. 접수 마감일인 7월14일까지 지원서를 제출한 사람은 모두 3만6206명. 이 중 여성 지원자가 6926명으로 전체 지원자의 19%에 달했다. 다섯 명 중 한 명꼴로 여성인 셈이다.

여성총리까지 탄생한 대한민국에서 여성이 못할 일이란 없다. 그렇다면 어떠한 여성들이 한국인 최초 우주인에 도전장을 내밀었을까? 4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서류전형에 합격한 여성 지원자 1468명의 이모저모를 우주인사업단의 도움을 받아 분석해보았다.

먼저 여성 지원자들의 신체조건. 이들의 평균 키는 161.4cm, 평균 몸무게는 56.2kg로 분석됐다. 표준체중(54.7kg)보다 1.5kg 더 나가는 수준이지만 비만도는 3%에 불과하다. 한국 여성의 평균 키(160cm)보다 약간 크고 평균 몸무게(60.2kg)보다 적게 나가는 ‘날씬한’ 몸매의 소유자들인 것.

또 나이가 어린 지원자일수록 키가 크다. 1980년대생 지원자의 평균 키는 163.4cm로 50년대생(161.4cm)보다 2cm 이상 크다. 하지만 평균 몸무게는 각각 56.2kg과 56.4kg으로 별반 차이가 없다.

석사급 148명, 박사급 19명 … 대학 재학생 607명



연령은 20대가 가장 많다. 80년대생 지원자가 1032명으로 전체의 70%를 차지한다. 이어 70년대생이 368명, 60년대생이 61명으로 뒤를 잇는다. ‘중년여성’인 50년대생도 7명이나 된다.

미혼여성들이 기혼여성들보다 자아실현의 욕구가 강한 걸까? 20대 지원자가 가장 많은 까닭이기도 하지만 지원자들 중에는 미혼여성이 월등히 많다. 결혼한 여성은 122명으로 8%에 불과하며 나머지 1346명은 결혼하지 않았다. 특히 결혼적령기가 한참 지난 60년대생 지원자 61명의 ‘혼인율’은 57%에 불과하다(기혼자 35명, 미혼자 26명). 이들은 대개 ‘커리어우먼’들로 판매종사자, 교육자, 예술, 방송, 디자인, 공무원, 농업, 자영업, 번역 등 여러 분야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그리고 전업주부는 7명에 불과하다.

여성 지원자들의 학력 수준은 높은 편이다. ‘고졸’ 학력보다 석사 이상의 학력 소지자가 훨씬 많다. 고등학교 졸업 학력은 99명에 불과하지만 석사(수료 포함) 148명, 박사(수료 포함) 19명이다. 한편 4년제 대학 졸업자는 444명, 전문대 졸업자는 151명이다. 현재 ‘대학 재학 중’이라고 밝힌 여성이 607명으로 전체의 41%를 차지했다. 우주인이 되고 싶어하는 여성들 중에는 ‘여대생’이 가장 흔한 셈.

박사 학위를 소지한 ‘고급인력’의 전공은 과학 분야에 한정되지 않고 다양하다. 경영학 박사인 43세의 미혼여성, 제약학을 전공한 34세의 미혼여성, 면역학과 미생물학을 전공한 37세의 기혼여성 등이 여성 우주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밖에 체육학, 불문학, 사회복지학, 유아교육학, 컴퓨터학, 시각기호학 등을 전공한 여성 박사들도 우주인 선발에 지원했다.

남녀 지원자를 통틀어 최고령자로는 정재은(67) 신세계그룹 명예회장이 꼽혔다. 여성 지원자 중 최고령자는 정 회장보다 13세 연하인 54세의 미혼여성 A 씨. A 씨는 모 연구소 CEO로 재직 중이며 시력은 양쪽 모두 1.0, 러시아어는 잘 못하지만 영어 실력은 수준급이다.

A 씨를 포함한 중년여성 지원자들의 이력은 화려하다. 50년대생 지원자 7명 중 전업주부는 올해 49세인 B 씨가 유일하며 나머지는 중학교 과학교사, 국제조사 분야의 업무를 맡고 있는 석사 학력의 공무원, 민원 업무를 담당하는 석사 학력의 공무원, 전도사, 전통무용가 등이다.

3.5km 달리기 28분 내에 완주해야 ‘통과’

한국인 최초의 우주인 선발 경쟁은 이달 말부터 치러질 기초체력검정에서부터 본격화된다. 이와 더불어 필기시험, 신체검사, 신원조회 등을 통해 남녀 지원자를 통틀어 1차 후보 300여 명이 선발된다. 이 300명 안에 들기 위해 여성 지원자들은 일단 3.5km 달리기를 28분 내에 완주하는 실력을 증명해 보여야 한다. 1468명의 여성 지원자들 중 몇 명이 이 관문을 무사히 통과할 수 있을지 사뭇 기대된다.

최초의 우주왕복선 여성 승무원이자 선장인 아일린 콜린스 전 디스커버리호 선장은 “‘유일한 여성 선장’이라는 타이틀이 오래가지 않길 바란다. 우주 비행사의 최우선 임무는 안전과 성공일 뿐, 여자인지 남자인지는 상관없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콜린스처럼 미지의 세계, 우주에서 자유롭게 유영하는 한국인 여성 우주인!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벅찬 일이다.

“나는 우주인 선발에서 여자가 오히려 유리할 것이라고 본다. 우주인은 극한의 공간에서 견뎌내야 하는 고도의 인내력을 요구한다. 그런 면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유리한 부분이 많다. 또 외국인 우주인들과의 융화도 중요한데, 이 점에서도 여성들이 장점을 발휘할 수 있다. 대한민국 최초의 우주인이 여성이다?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최기혁 우주인사업단 단장이 우주인을 꿈꾸는 여성들에게 보내는 응원의 메시지다.



주간동아 548호 (p38~39)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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