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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창|‘내셔널 벨벳’&‘드리머’

소녀와 말 그리고 도전

  • 이서원 영화평론가

소녀와 말 그리고 도전

왜 ‘소년과 말’이 아니고 ‘소녀와 말’인가? 소년과 말을 소재로 한 영화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 장르의 고전이라고 할 수 있는 ‘블랙 스탤리언’(검은 종마, 1979)이나 ‘블랙 뷰티’(1994)는 모두 소년과 말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말에 관한 영화를 떠올릴 때마다 소년보다는 소녀를 먼저 연상한다. 도대체 왜일까?

소녀와 말 그리고 도전

‘내셔널 벨벳’.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초기 대표작이고 할리우드 고전인 ‘내셔널 벨벳’은 소녀와 말을 소재로 한 작품의 가장 기초적인 매력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한마디로 그림이 되고 드라마가 된다. 말을 타고 질주하는 어린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모습은 아름답고, 남자로 변장해 거친 스포츠 세계에 도전하는 모험담은 잔 다르크의 이야기처럼 사람들을 흥분시키는 구석이 있다. 그리고 주인공 ‘벨벳 브라운’과 말 ‘파이’의 우정은 남자 아이가 주인공일 때와는 느낌이 다르다. 훨씬 애절하고 절실하달까.

소녀와 말 그리고 도전

‘드리머’.

주인공으로 등장한 소녀가 꼭 말을 탈 필요는 없다. 다코타 패닝 주연의 경마 영화 ‘드리머’에서 패닝이 연기한 소녀 케일은 가끔 말을 타긴 하지만 주요 역할은 사업가다. 말을 고르고, 그 잠재성을 확인하고, 투자자를 찾고, 관련자들을 설득하고, 기수를 선정한다. 소녀의 능력 덕분에 안락사당하기 직전의 말과 부상의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한 기수는 숨겨진 능력을 발휘하며 새로운 기회를 잡게 된다.

최근 나온 한국 영화 ‘각설탕’은 이런 장르에 도전하는 첫 번째 한국 영화다. 영화에서 주인공 ‘시은’과 말 ‘천둥’의 관계는 거의 KBS 계절 시리즈처럼 모범적인 한류 멜로드라마의 공식을 따르고 있다. 운명의 만남과 비극적인 이별, 그리고 뜻밖의 재회까지. 말 영화에서 별별 이야기를 다 한다고 생각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한국 경마계에 대한 상당한 정보들을 함께 담고 있어 경마 영화로 본다면 손해 보지는 않을 것 같다.

할리우드의 신성 앨리슨 로먼이 주연하는 ‘플리카’라는 영화도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 영화에서 로먼은 플리카라는 야생말을 길들이는 젊은 여성으로 등장한다. 딸이 마구간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삶을 살길 바라는 아버지와 말의 세계에 푹 빠진 주인공의 갈등이 영화 전반에 흐른다.



주간동아 547호 (p69~69)

이서원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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