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시티(맨시티) 선수들의 피지컬과 멘털 모두 흔들리고 있다. 방심하다가 연이어 실점하고 설령 경기에서 이겨도 내용이 좋지 않다. 시즌 아웃된 로드리 에르난데스가 부상을 딛고 복귀한다 해도 쉽사리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맨시티의 ‘스쿼드(선수 구성) 리빌딩’이 절실한 상황이다.”
![임형철 쿠팡플레이 축구 해설위원·EA SPORTS FC 한국어 해설. [박해윤 기자]](https://dimg.donga.com/ugc/CDB/WEEKLY/Article/67/ca/50/a2/67ca50a20ff4d2738276.jpg)
임형철 쿠팡플레이 축구 해설위원·EA SPORTS FC 한국어 해설. [박해윤 기자]
“요즘 맨시티, 승리해도 경기 내용 안 좋아”
최근 혼미에 빠진 맨시티 상황에 대해 임형철 쿠팡플레이 축구 해설위원·EA SPORTS FC 한국어 해설은 이렇게 평가했다. 맨시티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챔스) 16강 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레알 마드리드에 1-3, 2-3으로 완패해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이번 시즌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 순위도 4위(이하 3월 4일 기준)에 그쳐 5연속 우승은 사실상 어려워진 상황이다. 구단 사상 첫 트레블(리그, 챔스, 축구협회컵 우승)을 달성하며 기세를 올렸던 펩 과르디올라호(號) 맨시티에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임 위원을 만나 맨시티의 위기 원인과 해결 방안에 대해 들었다.
지난 인터뷰 당시 “챔스 16강 플레이오프에서 레알 마드리드가 맨시티에 우세할 것”이라는 임 위원의 예측이 적중했다. 실제 경기 내용은 어땠나.
“레알 마드리드가 잘한 경기라고 할 수 있다. 그야말로 ‘미친’ 기량을 선보인 킬리앙 음바페와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주드 벨링엄, 호드리구를 앞세운 레알 마드리드는 어떤 팀이든 상대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맨시티가 레알 마드리드에 일방적으로 공략당한 이유는 예전보다 무뎌진 좌우 전환 속도 때문이다. 전환 속도는 현대 축구에서 핵심이다. 공격과 수비가 다 함께 움직이는 게 중요한데 맨시티는 최근 부상자가 많은 데다 선수들의 ‘노쇠화’로 그러지 못했다.”
![맨체스터 시티가 2월 19일(현지 시간) 스페인 에스타디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레알 마드리드에 패배했다. [뉴시스]](https://dimg.donga.com/a/700/0/90/5/ugc/CDB/WEEKLY/Article/67/ca/53/e8/67ca53e81d6ad2738276.jpg)
맨체스터 시티가 2월 19일(현지 시간) 스페인 에스타디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레알 마드리드에 패배했다. [뉴시스]
“최근 맨시티의 EPL 전적을 보면 아스널 원정에서 1-5 대패를 당했다. 오마르 마르무시의 대활약 덕에 뉴캐슬 유나이티드는 4-0으로 잡아냈지만 리버풀전에선 0-2 패배를 당했다. 이 경기도 리버풀의 역습에 수비가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기동력에서 밀린 게 패인이었다. 토트넘 홋스퍼를 상대로 1-0 승리를 거뒀지만 후반전 들어 경기 내용 측면에선 고전했다. 요즘 맨시티의 성적과 경기를 보면 들쭉날쭉하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설령 승리하더라도 맨시티다운 막강한 역량과 개운한 경기 내용이 안 보인다.”
현재 맨시티 스쿼드는 2022∼2023시즌 역사적 트레블을 달성했을 때와 큰 차이가 없다. 빛나는 업적을 세운 과르디올라 감독의 지휘 하에 당시 주축 멤버들이 여전히 팀에 남아 경기를 뛰고 있다. 그럼에도 최근 맨시티가 부진한 원인에 대해 임 위원은 “결국 스쿼드 자체 문제”라며 “맨시티 스쿼드는 크게 두 가지 문제를 안고 있는데, 선수들의 기동성 등 신체 능력과 정신적 부분”이라고 말했다. 맨시티 주력 선수들이 점차 고령화되면서 경기를 치를 때마다 신체 능력에 과부하가 커진다는 것이다. 게다가 트레블 달성이라는 커리어 하이를 달성한 선수들에게 심리적 동기 부여도 잘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임 위원은 이번 시즌 맨시티의 ‘멘털 이슈’가 드러난 상징적 장면이 있다며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페예노르트 로테르담과의 챔스 경기는 맨시티 선수들의 멘털 이슈를 여실히 보여줬다. 당시 홈경기에서 맨시티는 페예노르트를 상대로 3-0 리드를 잡았다. 그런데 페예노르트에 한 차례 실점을 허용한 맨시티는 수비와 공격 모두 갈팡질팡하더니 결국 연이은 2실점으로 3-3 무승부를 당했다. 선수들의 집중력이 순식간에 와르르 무너진 탓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분한 나머지 머리를 너무 세게 긁어 경기가 끝날 때 상처가 역력할 정도였다.”
“페예노르트전에서 드러난 맨시티 ‘멘털 이슈’”
로드리만 돌아오면 맨시티 위기는 해결될까.
“로드리가 복귀하더라도 부상 여파 때문에 예전 같은 폼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제아무리 핵심 전력인 로드리라 해도 결국 하나의 퍼즐 조각이다. 패스 미스가 늘고 속도가 느려진 케빈 더브라위너, 부상에 시달리는 후벵 디아스, 존 스톤스 등 다른 ‘퍼즐’들의 떨어진 폼을 홀로 커버할 수는 없다.”
어떤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보나.
“핵심은 스쿼드 리빌딩이다. 우선 새 골키퍼 영입이 필요하다. 현재 주전 골키퍼 에데르송이 중거리 슛이나 구석으로 몰리는 슈팅을 막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 그를 대신할 선수가 필요하다. 수비진의 경우 부상이 잦은 스톤스를 정리하고 새로운 센터백을 수혈할 필요가 있다. 이번 시즌 맨시티는 부상자가 너무 많아 베스트 수비진을 꾸리기가 어렵다. 수비는 동료 간 호흡이 중요하기에 안정적인 주전 조합을 정착시켜야 한다. 또한 믿고 쓸 수 있는 전문 풀백, 특히 오른쪽 풀백 보강이 절실하다. 현재 맨시티의 중앙 미드필더 수가 적은 점도 문제다. 요즘 많이 헤매는 필 포든, 부상에 빠진 클라우디오 에체베리 등 기존 선수들의 상황을 고려하면 미드필더 추가 보강이 필요하다.”
맨시티의 남은 시즌 결과를 전망해달라.
“최근 EPL 팀들이 UEFA 대회에서 전반적으로 좋은 성적을 낸 덕분에 5위까지 챔스 진출 티켓을 거머쥘 공산이 크다. 맨시티가 5위에는 들어서 챔스에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시즌 맨시티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가능성이 있는 것은 FA컵이다. 현재 EPL 인기 팀 ‘빅(big)6’ 가운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리버풀, 아스널, 첼시, 토트넘 홋스퍼 모두 탈락한 상황이다. 홀로 살아남은 맨시티가 받아 든 대진표를 보면 8강에서 AFC 본머스만 꺾으면 우승 가능성이 크다. 맨시티도 무관(無冠) 시즌을 피하려고 FA컵 우승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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