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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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장 건강’ 지키는 유산균

[최인영의 멍냥대백과] 장내 유해균 많으면 면역력 저하 및 질병 초래

  • 최인영 러브펫동물병원장

    입력2025-03-13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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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반려동물에게도 ‘올바른 양육’이 필요하다. 건강관리부터 문제 행동 교정까지 반려동물을 잘 기르기 위해 알아야 할 지식은 무궁무진하다.

    • 반려동물행동의학 전문가인 최인영 수의사가 ‘멍냥이’ 양육에 관한 모든 것을 알려준다.

    장이 건강해야 몸 전체가 건강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위장관은 영양소를 흡수하고 면역체계를 갖춰 몸을 보호할뿐더러, ‘제2의 뇌’로 불릴 정도로 정신 건강과도 높은 관련성을 갖죠. 반려동물 역시 면역세포의 약 70%가 위장관에 분포해 있으며, 신체·정신 건강이 위장관의 영향을 광범위하게 받습니다. 따라서 장내 유익균의 균형을 위해 반려동물에게도 유산균을 급여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반려동물도 위장관 건강이 전체 건강을 좌우하기에 유산균을 급여하는 것이 좋다. [GettyImages]

    반려동물도 위장관 건강이 전체 건강을 좌우하기에 유산균을 급여하는 것이 좋다. [GettyImages]

    프로바이오틱스, 반려동물 건강에 도움

    건강한 반려견은 약간 부드러운 갈색 변을 봅니다. 휴지로 집었을 때 살짝 묻어나는 정도가 ‘정상 변’입니다. 그러나 장내에 유해균이 많으면 변비, 설사, 연변 등이 나타납니다. 단순히 변 상태가 안 좋은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면역력 저하와 관련된 다른 질병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때 장내 유해균을 줄이고 유익균을 늘리는, 통상 유산균으로 불리는 ‘프로바이오틱스’ 섭취가 필요합니다.

    반려동물 건강과 프로바이오틱스 섭취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많습니다. 배변 상태 개선은 물론 설사, 구토 등 다양한 위장관 증상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프로바이오틱스는 요로 및 생식기관 감염과 상처 치유에도 탁월한 효과를 보입니다. 그 밖에 장내 미생물이 뇌전증, 신경 행동 이상과 관련 있는 만큼 예방을 위한 섭취가 권장됩니다.

    그렇다면 시중에서 판매되는 다양한 프로바이오틱스 중 어떤 제품을 반려견에게 급여하는 게 좋을까요. 프로바이오틱스를 잘 고르려면 구체적인 유익균 종류를 알아야 하는데, 그중에서도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 건 다음 3가지입니다.

    첫째는 락토바실러스(Lactobacillus)입니다. 이 유익균은 소화 기능과 면역력 향상에 효과가 있습니다. 장내 유해균 성장을 억제하고 면역체계를 강화해 장 내벽을 건강하게 해주죠. 그중에서도 특히 락토바실러스 아시도필루스(L.acidophilus), 락토바실러스 플란타룸(L.plantarum), 락토바실러스 파라카세이(L.paracasei) 등 3개 종류가 유익합니다.

    둘째는 비피도박테리움(Bifidobacterium 혹은 Bifidus)입니다. 비피도박테리움은 대장 세포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중요 단순 아미노산인 부티레이트를 생성합니다. 이를 통해 소화 개선, 장 내벽 강화, 영양소 흡수·합성·생성, 면역력 강화 같은 효능이 나타납니다. 비피도박테리움 중에서는 비피도박테리움 락티스(B.lactis)와 비피도박테리움 롱검(B.longum)이 가장 유익합니다.

    셋째는 사카로미세스(Saccharomyces)입니다. 이 균은 장 내벽 건강을 촉진하고, 미생물 불균형으로부터 장을 보호합니다. 장내에 공존하는 해로운 효모균과 싸워 이겨 장 건강을 지키는 거죠.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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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말·과립·캡슐형보다 액상형이 효과 좋아

    성분 외에 어떤 형태의 프로바이오틱스를 고를지도 고민되는 부분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가장 좋은 건 액상형입니다. 분말형이나 과립형, 캡슐형 등은 가공 처리 시 첨가물이 함유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소화기관을 거치면서 유익균 생존율이 저하되고 성능이 떨어집니다. 반면 액체 유산균은 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아 활성 박테리아 농도가 높고, 대장까지 살아남을 확률이 높습니다. 몸에도 더 빠르게 흡수돼 효과적으로 작용하죠. 그렇다고 모든 액상형 프로바이오틱스 성능이 같지는 않으니 고용량, 고품질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유익균이 따로 배양된 서로 다른 프로바이오틱스를 혼합 급여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이 경우 유익균 대부분이 갑자기 달라진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장에 도달하기 전 죽어버립니다.

    반려동물 건강 상태에 따라 구강, 신장 등에 특화된 프로바이오틱스를 선택하는 것도 좋습니다. 먼저 반려동물에게 빈번하게 발생하는 치주 질환은 입안 박테리아를 급속도로 증가시키고, 심한 경우 이 박테리아가 다른 신체 기관으로 옮겨가 추가적인 건강 문제를 유발해 위험합니다. 이때 구강 유산균(Weissella cibaria CMU·ora CMU)은 반려동물 입안과 장에서 해로운 박테리아와 경쟁해 구강 건강을 개선하는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치주 질환을 앓는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다면 프로바이오틱스를 구매할 때 구강 유산균이 포함된 제품을 고르기를 권합니다. 

    ‌또 반려동물에게 신장 질환이 있다면 신장 기능 매개변수 감소 및 혈액 내 소변 독소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프로바이오틱스를 택해야 합니다. 신장은 장과 밀접한 상호작용을 하기에 두 기관 중 하나가 제 기능을 못하면 다른 기관에 큰 부담이 생깁니다. 일례로 만성신부전을 앓고 있는 반려묘는 장의 투과성이 증가해 장내 독소가 신장으로 흡수되죠. 이에 장과 신장 건강을 함께 관리할 수 있는 프로바이오틱스를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최인영 수의사는…
    ‌2003년부터 수의사로 활동한 반려동물 행동학 전문가다. 현재 서울 영등포구 러브펫동물병원 대표원장, 서울시수의사회 이사를 맡고 있으며 대표 저서로 ‘어서 와 반려견은 처음이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