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미국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2월 22일(이하 현지 시간) 공개된 연례 주주 서한을 통해 밝힌 말이다. 이 말에 일본 5대 종합상사 주가는 일제히 상승했다. 버핏은 일본 종합상사에 대한 긍정적인 언급과 반대로 미국 증시에 대한 경고장을 포트폴리오로 보여주고 있다.
![워런 버핏 미국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2월 22일(현지 시간)에 공개된 연례 주주 서한을 통해 일본 종합상사 주식을 장기 보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시스]](https://dimg.donga.com/ugc/CDB/WEEKLY/Article/67/ca/77/57/67ca77572702d2738276.jpg)
워런 버핏 미국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2월 22일(현지 시간)에 공개된 연례 주주 서한을 통해 일본 종합상사 주식을 장기 보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시스]
중개업을 넘어선 종합상사
버크셔해서웨이는 2월 22일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45억 달러(약 21조 원)로 전년 대비 71% 증가한 수치다. 버크셔해서웨이A 주가는 5거래일(2월 24~28일) 동안 7.83% 올랐다. 실적과 함께 발표된 연례 주주 서한에서 버핏이 거론한 일본 5대 종합상사 주가도 같은 기간 평균 4.46% 오르며 상승세를 보였다. 닛케이 지수는 그동안 4.19% 떨어졌다. 버핏은 일본 5대 종합상사의 기업 주주환원정책의 적절한 시행과 절제된 경영진 보상체계를 높이 평가하면서 “장기적 투자이며 각 사의 경영진을 계속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종합상사는 이름과 달리 미국 투자은행에 가까운 역할을 한다. 상거래 수수료로 오랜 기간 돈을 벌어왔지만, 1980년대부터 엔화 강세를 바탕으로 해외 광산·유전 등 자원 기업 지분을 인수하기 시작했다. 1990년대 버블 경제 붕괴 후에는 이 같은 현상이 더 두드러졌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 핀테크(금융+기술), 친환경에너지 등으로까지 분야를 넓혔다. ‘일본 종합상사 발전 과정의 기업 전략 관점 분석’(2015)을 쓴 이형오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일본 종합상사는 고도성장이 끝난 1980년대, 버블 경제가 종말한 1990년대 등 ‘상사 무용론’이 나오는 상황마다 사업을 다각화해 단순한 중개업을 넘어서게 됐다”고 평가했다.
5대 종합상사의 주가는 버핏이 매수를 공개한 2020년 8월과 비교해 세 자릿수 이상 수익률을 기록했으나 주가수익비율(PER)은 지난해 말 순이익 기준 평균 9.5로 여전히 양호한 수준이다. 버핏이 언급한 이후 일학개미 역시 일본 종합상사 주식을 사들였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버크셔해서웨이의 연례 주주 서한이 공개된 후 일주일간(2월 24~28일) 국내 투자자는 일본 5대 종합상사 주식을 총 583만 달러(약 84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일본 증시 전문가인 김채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까지 자원주·고배당주를 선호해온 버핏의 투자 성향과 일본 종합상사가 잘 맞아떨어진 것”이라며 “최근 자원 가격이 하락하면서 단기간의 주가 상승 여지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형오 교수는 “버크셔해서웨이의 투자 방식과 일본 종합상사의 투자 방식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면서 “특정 분야에 리소스 대부분을 투입하는 일반 기업과 달리 앞으로도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버핏, 미국 국채·현금 비중 늘려
일본 종합상사에 대한 긍정적인 언급과 반대로 버핏은 최근 미국시장에 대해서는 우회적으로 경고를 보냈다. 버크셔해서웨이는 최근 1년간 애플 등 주식을 매각하고, 미국 국채투자와 현금 보유 비중을 늘렸다. 지난해 말 기준 버크셔해서웨이는 단기국채 등 현금성 자산이 3342억 달러(약 482조 원)라고 밝혔는데 이는 역대 최대 규모로, 2023년 말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를 두고 버핏이 경기침체를 예상해 안전자산 투자를 늘린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세간의 우려에 버핏은 연례 주주 서한을 통해 “버크셔해서웨이 주주들은 당사가 자금 상당 부분을 영원히 주식에, 특히 미국주식에 투자할 것이니 안심해도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정책에 대해서는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버핏은 3월 2일 CBS와 인터뷰에서 “관세는 어느 정도 전쟁 행위”라고 말했다. 그는 “시간이 가면 관세는 상품에 매기는 세금이 된다”며 “경제에선 항상 다음에 어떻게 될 것인지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말했다.

문영훈 기자
yhmoon93@donga.com
안녕하세요. 문영훈 기자입니다. 열심히 쓰겠습니다.
트럼프 ‘미치광이’ 관세 폭격에 롤러코스터 美 증시
정형식·김복형·조한창 재판관 손에 탄핵 여부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