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로커(애틀랜타)는 뉴욕 시민의 공적이다. 그가 그렇게 된 것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 때문이었다.
그는 올해 초 스포츠 주간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와의 인터뷰에서 “뉴욕거리를 걷다 보면 얼마나 많은 에이즈 환자와 부딪쳐야 하는지 모른다. 뉴욕은 베트남인 등 동아시아계 각종 쓰레기들의 집합장소”라고 털어놓았다. 이 잡지는 그의 말을 ‘그대로’ 기사로 옮겼다.
올스타전 바로 직전 뉴욕 메츠와의 원정 경기 때 그는 뉴욕시 경찰의 방패 경호 속에서 성난 팬들의 공격을 피해야 했다. 애틀랜타-메츠 전에 앞서 뉴욕 시장이 시민들에게 공식적으로 자제 요청을 했을 정도로 뉴욕 시민들은 그에 대해 적개심을 불태웠다.
존 로커는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라면 원수처럼 여기게 됐다. 정신적 안정을 잃은 그는 인터뷰하는 기자에게 욕설을 퍼부어 구단을 당황하게 하는가 하면 끝내 마이너리그로 내려가는 수모까지 당했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자신에게 불리한 기사가 나오면 반드시 대응한다. 라커룸에서 해당 기사를 쓴 기자를 만나면 강력하게 항의하고 라커 출입금지를 구단에 요청한다.
프로야구 선수와 프로야구 담당 기자는 서로 의존적이지만 때로는 이렇게 상대방이 한없이 미워지는 묘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아직 한국 프로야구에선 선수들과 기자들이 ‘원수’가 될 때까지 충돌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러나 운동선수 특유의 단순하면서 절제된 항의는 종종 나오고 있다.
90년대 중반 롯데에서 활약하던 박동희(삼성). 그도 존 로커처럼 마무리 투수 보직을 맡고 있었는데 당시 모 스포츠 전문지의 롯데 담당 기자가 박동희를 놓고 ‘계륵’ 같다는 기사를 썼다. 당시 그는 구위와 구속은 국내 정상급인데도 위기상황이 닥치면 제 페이스를 잃었다. 쓰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버리자니 아까운 코칭스태프의 고민을 표현한 말이 바로 ‘계륵’이었다. 마침 박동희의 가족이 이 신문을 보고 그에게 기사내용을 전해주었다. 박동희는 신문사에 전화를 걸어 “내가 왜 계륵이냐”며 항의했다.
최근 필자에게도 이런 해프닝이 찾아왔다. 얼마 전 김용희 삼성 감독이 허운 주심과의 충돌로 출장 정지를 당한 뒤 신문에 일제히 감독 퇴장 사례가 자세한 표와 함께 실렸다. 당연히 1등은 김응룡 해태 감독. 그런데 다음날 아침 김응룡 감독이 필자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그의 목소리는 상당히 격앙돼 있었다. “정말 이럴 거야. 왜 감독이 퇴장만 하면 내 이름을 올리는 거야. 딸내미가 창피해서 회사를 못 가겠대.” 약 30초 가량 전화선을 통해 들려온 그의 목소리는 이쪽의 입이 열리기도 전에 사라졌다. 퇴장이란 김감독 같은 우직한 성격의 사람에게도 상당한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그 때 처음 하게 됐다. 이 글을 빌려 그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그러나 어찌하랴. 실제로 퇴장사례가 가장 많은 이가 김감독인걸. 다음에 심판과 싸워 퇴장당하는 감독이 누구이건 기자들은 또 김감독의 이름을 들먹일지 모른다.
그는 올해 초 스포츠 주간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와의 인터뷰에서 “뉴욕거리를 걷다 보면 얼마나 많은 에이즈 환자와 부딪쳐야 하는지 모른다. 뉴욕은 베트남인 등 동아시아계 각종 쓰레기들의 집합장소”라고 털어놓았다. 이 잡지는 그의 말을 ‘그대로’ 기사로 옮겼다.
올스타전 바로 직전 뉴욕 메츠와의 원정 경기 때 그는 뉴욕시 경찰의 방패 경호 속에서 성난 팬들의 공격을 피해야 했다. 애틀랜타-메츠 전에 앞서 뉴욕 시장이 시민들에게 공식적으로 자제 요청을 했을 정도로 뉴욕 시민들은 그에 대해 적개심을 불태웠다.
존 로커는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라면 원수처럼 여기게 됐다. 정신적 안정을 잃은 그는 인터뷰하는 기자에게 욕설을 퍼부어 구단을 당황하게 하는가 하면 끝내 마이너리그로 내려가는 수모까지 당했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자신에게 불리한 기사가 나오면 반드시 대응한다. 라커룸에서 해당 기사를 쓴 기자를 만나면 강력하게 항의하고 라커 출입금지를 구단에 요청한다.
프로야구 선수와 프로야구 담당 기자는 서로 의존적이지만 때로는 이렇게 상대방이 한없이 미워지는 묘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아직 한국 프로야구에선 선수들과 기자들이 ‘원수’가 될 때까지 충돌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러나 운동선수 특유의 단순하면서 절제된 항의는 종종 나오고 있다.
90년대 중반 롯데에서 활약하던 박동희(삼성). 그도 존 로커처럼 마무리 투수 보직을 맡고 있었는데 당시 모 스포츠 전문지의 롯데 담당 기자가 박동희를 놓고 ‘계륵’ 같다는 기사를 썼다. 당시 그는 구위와 구속은 국내 정상급인데도 위기상황이 닥치면 제 페이스를 잃었다. 쓰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버리자니 아까운 코칭스태프의 고민을 표현한 말이 바로 ‘계륵’이었다. 마침 박동희의 가족이 이 신문을 보고 그에게 기사내용을 전해주었다. 박동희는 신문사에 전화를 걸어 “내가 왜 계륵이냐”며 항의했다.
최근 필자에게도 이런 해프닝이 찾아왔다. 얼마 전 김용희 삼성 감독이 허운 주심과의 충돌로 출장 정지를 당한 뒤 신문에 일제히 감독 퇴장 사례가 자세한 표와 함께 실렸다. 당연히 1등은 김응룡 해태 감독. 그런데 다음날 아침 김응룡 감독이 필자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그의 목소리는 상당히 격앙돼 있었다. “정말 이럴 거야. 왜 감독이 퇴장만 하면 내 이름을 올리는 거야. 딸내미가 창피해서 회사를 못 가겠대.” 약 30초 가량 전화선을 통해 들려온 그의 목소리는 이쪽의 입이 열리기도 전에 사라졌다. 퇴장이란 김감독 같은 우직한 성격의 사람에게도 상당한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그 때 처음 하게 됐다. 이 글을 빌려 그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그러나 어찌하랴. 실제로 퇴장사례가 가장 많은 이가 김감독인걸. 다음에 심판과 싸워 퇴장당하는 감독이 누구이건 기자들은 또 김감독의 이름을 들먹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