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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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 대안학교 산파역 ‘아이들의 친구’

  • <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

    입력2005-02-23 14: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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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아 대안학교 산파역 ‘아이들의 친구’
    명희(가명·4)는 오늘도 유치원에 가기 싫다. 한국말 배우는 것도 벅찬데 영어에 학습지 풀이까지 정말 힘들다. 그냥 낮잠 자고 밖에서 뛰어다니며 놀고 싶지만 엄마의 눈초리가 매섭기만 하다. 엄마 아빠도 우리 나이 때는 이랬을까?

    보통 대안학교라면 중-고등학교를 떠올리게 마련이다. 그러나 대안교육이 가장 필요한 대상은 만 3세부터 6세까지의 어린이라고 강조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서울 구로구 고척동에 위치한 ‘참좋은기초학교’의 유재은 교감(52).

    “우리나라의 유아교육은 너무 지적인 면에 치중돼 있습니다. 하지만 정서교육이 가장 중요한 시기는 바로 유아기입니다. 우리 학교는 무엇을 가르치려고 하지 않습니다. 다만 믿음갖기, 명상하기, 산책하기, 일상생활 훈련 등을 통해 아동이 스스로 성장하고 발달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만 하는 거죠.”

    학생수 60여 명, 1년 과정으로 진행되는 이 학교의 특징은 무엇일까. 바로 신앙을 중심으로 한 몬테소리 교육과 자연친화적 생태교육이다. 한 예로 이 학교의 모든 학생들은 매일 근처의 능골산으로 산행을 해야 한다. 이 산행에는 특별히 만들어진 프로그램이 없다. 단지 자연을 즐기는 것, 자연 속에서 명상을 하며 편안함을 느끼는 것이 전부다.

    유교감은 앞으로 이 학교의 교육대상을 초등학생으로 늘릴 계획이다. 유아교육과 아동교육은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 그러나 현재 초등학교 교육이 의무로 묶여 있어 이 학교가 대안초등학교로 되기까지는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교감은 “아이들과 학부모의 반응이 너무 좋아 용기를 얻었어요. 초등학교 교육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라며 강한 확신을 보였다.



    유교감은 원래 수녀였다. 하지만 몬테소리교육에 매료된 그녀는 수녀생활을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유아교육의 길에 들어서게 됐다. 아이들의 반려자로서 열심히 살아가는 그녀의 얼굴에는 아이와 같은 순수한 미소가 머물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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