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대표하는 극단 중의 하나인 ‘자유’가 올해로 창단 35주년을 맞아 앞으로 1년 동안 그동안의 히트작들을 중심으로 기념공연을 펼쳐나간다. 그동안 ‘자유’를 이끌어온 중심 인물은 김정옥 선생이다. 현재 한국문화예술원장직을 맡고 있는 김정옥씨는 ITI(국제 극예술협회) 세계본부 회장이기도 하다. 최근 극단 자유의 35주년 기념공연 첫번째 작품인 ‘화수목 나루’는 김정옥씨가 직접 작품을 쓰고 딸 김승미씨가 연출을 맡아 부녀간에 뜨거운 ‘광대의 피’가 흐르고 있음을 과시했다.
1997년에 38년간 재직해 온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를 떠난 김정옥씨는 원래 불문학도였다. 서울대 불문학과를 다니면서 한때 문학에 심취했으나 어린 시절부터 싹트고 있던 광대의 소명을 끝내 저버리지 못했다. 프랑스로 건너간 그는 소르본 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했으나 1959년 귀국하면서부터는 영화보다 연극과 더 깊은 인연을 맺고 활동해 왔다.
그는 당시까지 대사 위주의 연극이 주류를 이루던 우리 연극 풍토에 ‘총체극’(Total Theatre)이라는 새로운 경향을 몰고 왔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집단 창조’의 개념으로 동양의 전통연극이 한 사람의 작가나 연출가에 의존하지 않고 배우들에 의해 집단으로 창조되었다는 사실에 착안한 것이다.
김씨는 누구보다도 연극의 중심 코드가 ‘배우’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많은 경우 희곡이 연극의 강력한 토대를 이루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무대에 올려지는 작품은 희곡의 노예가 되어서는 안 되며, 희곡보다는 연기자가 중심이 되는 무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광대가 탈을 바꿔 쓸 때 탈, 그러니까 가면을 그냥 바꿔 쓰는 것은 아니다. 내면적인 갈등과 아픔을 겪으면서 새로운 인물로 형상화하고 동화되어 가는 것이다. 그러한 과정 없이 그냥 탈만 바꿔 쓰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그는 또한 연극에서 ‘만남의 미학’을 강조한다. 배우와 배우의 만남, 배우와 관객들의 만남을 통해서 연극이 이루어지고 만남은 결국 죽음으로, 죽음은 그 이후의 또 다른 만남으로 이어진다는 생각이 그의 연극 안에 녹아 있다.
김씨에게는 동양과 서양의 만남도 매우 중요한 연극적 화두가 되었다. 그 대표적인 작품이 하반기 공연 예정인 ‘피의 결혼’이다. 스페인 작가 가르시아 로르카의 ‘피의 결혼’은 그에 의해 완전히 한국적인 마당극 형태로 거듭났다. 우리 전통 혼례의 축제적인 분위기로 시작되는 이 작품은 신부를 둘러싼 남자들의 결투와 두 연인의 죽음이라는 피의 무대로 마감된다. 광대들이 펼치는 연극의 놀이성과 무당굿을 위시한 신비로운 제의성이 잘 조화된 이 작품은 한국의 전통적인 연극성을 극명하게 표출한 작품으로 세계 각지에서 격찬받았다.
“오늘, 이 시대에 연극을 만들어 무대에 올리고 극장에 가서 연극을 본다는 것은 어떠한 의미를 갖는 것일까. 그것은 첫째로 비인간화와 인간성의 상실에 대한 저항의 몸짓이다. 우리는 인간으로 남아 있기를 원하는 것이다. 줄기차게 뿌리를 내려가는 편견과 굳어져 가는 획일화의 벽을 부수고 때묻지 않은 인간, 원초적이고 자유로운 인간으로 남아 있기를 원하는 것이다. 오늘의 연극은 이러한 인간적인 외침을 반영하고 있다.” 언젠가 열린 ‘세계 연극의 날’ 행사에서 그가 남긴 말은 연극인과 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1997년에 38년간 재직해 온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를 떠난 김정옥씨는 원래 불문학도였다. 서울대 불문학과를 다니면서 한때 문학에 심취했으나 어린 시절부터 싹트고 있던 광대의 소명을 끝내 저버리지 못했다. 프랑스로 건너간 그는 소르본 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했으나 1959년 귀국하면서부터는 영화보다 연극과 더 깊은 인연을 맺고 활동해 왔다.
그는 당시까지 대사 위주의 연극이 주류를 이루던 우리 연극 풍토에 ‘총체극’(Total Theatre)이라는 새로운 경향을 몰고 왔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집단 창조’의 개념으로 동양의 전통연극이 한 사람의 작가나 연출가에 의존하지 않고 배우들에 의해 집단으로 창조되었다는 사실에 착안한 것이다.
김씨는 누구보다도 연극의 중심 코드가 ‘배우’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많은 경우 희곡이 연극의 강력한 토대를 이루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무대에 올려지는 작품은 희곡의 노예가 되어서는 안 되며, 희곡보다는 연기자가 중심이 되는 무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광대가 탈을 바꿔 쓸 때 탈, 그러니까 가면을 그냥 바꿔 쓰는 것은 아니다. 내면적인 갈등과 아픔을 겪으면서 새로운 인물로 형상화하고 동화되어 가는 것이다. 그러한 과정 없이 그냥 탈만 바꿔 쓰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그는 또한 연극에서 ‘만남의 미학’을 강조한다. 배우와 배우의 만남, 배우와 관객들의 만남을 통해서 연극이 이루어지고 만남은 결국 죽음으로, 죽음은 그 이후의 또 다른 만남으로 이어진다는 생각이 그의 연극 안에 녹아 있다.
김씨에게는 동양과 서양의 만남도 매우 중요한 연극적 화두가 되었다. 그 대표적인 작품이 하반기 공연 예정인 ‘피의 결혼’이다. 스페인 작가 가르시아 로르카의 ‘피의 결혼’은 그에 의해 완전히 한국적인 마당극 형태로 거듭났다. 우리 전통 혼례의 축제적인 분위기로 시작되는 이 작품은 신부를 둘러싼 남자들의 결투와 두 연인의 죽음이라는 피의 무대로 마감된다. 광대들이 펼치는 연극의 놀이성과 무당굿을 위시한 신비로운 제의성이 잘 조화된 이 작품은 한국의 전통적인 연극성을 극명하게 표출한 작품으로 세계 각지에서 격찬받았다.
“오늘, 이 시대에 연극을 만들어 무대에 올리고 극장에 가서 연극을 본다는 것은 어떠한 의미를 갖는 것일까. 그것은 첫째로 비인간화와 인간성의 상실에 대한 저항의 몸짓이다. 우리는 인간으로 남아 있기를 원하는 것이다. 줄기차게 뿌리를 내려가는 편견과 굳어져 가는 획일화의 벽을 부수고 때묻지 않은 인간, 원초적이고 자유로운 인간으로 남아 있기를 원하는 것이다. 오늘의 연극은 이러한 인간적인 외침을 반영하고 있다.” 언젠가 열린 ‘세계 연극의 날’ 행사에서 그가 남긴 말은 연극인과 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