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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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기다리는 충무로 여배우들

  • < 신을진 기자 happyend@donga.com >

    입력2005-02-23 13: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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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날’ 기다리는 충무로 여배우들
    제작진과 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스타급 여배우들은 극소수에 불과하고 그 뒤를 잇는 배우들의 경우 연기력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가 끝나지 않아 제작사들은 “여배우 캐스팅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고 입을 모은다. 영화관계자들은 “남자배우들의 경우, 최근 들어 연기력을 인정받으면서 급부상한 배우들이 적잖아 배우층이 많이 두터워졌지만 여배우 기근 현상은 여전히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면서“사정이 이렇다보니 몇몇 배우들의 개런티만 천정부지로 치솟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한다.

    “참 아깝다.” 영화계의 톱스타 심은하가 모든 연예활동을 중단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듣고 영화관계자들과 팬들 모두 이런 아쉬움과 섭섭함을 느꼈을 것이다. 연예계 생활 7년 동안 흥행과 시청률의 여왕으로 군림해온 심은하는 연기력, 미모, 카리스마 등 톱스타의 조건을 두루 갖춘 현역 최고의 스타였고, 스크린의 가장 확실한 흥행카드였기에 영화계는 ‘심은하 공백’을 메울 여배우 찾기에 부산하다.

    ‘봄날’ 기다리는 충무로 여배우들
    심은하-전도연-고소영의 ‘신(新) 여배우 트로이카’ 시대는 심은하의 은퇴와 고소영의 잇단 흥행부진으로 일단 막을 내렸고, 지금은 전도연-이영애 투톱 체제로 재편되었다는 것이 영화계 일반의 평. 전도연은 몇 년째 ‘은막의 여왕’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고, 첫 영화 ‘인샬라’ 참패 이후 TV 쪽으로 철수했다 4년 만에 돌아와 ‘공동경비구역 JSA’로 제2의 전성기를 예고한 이영애는 이정재와 공연한 신작 ‘선물’에서 불치병으로 죽음과 맞닥뜨리지만 남편을 위해 병을 숨기는 아내 역을 자연스럽게 소화해냄으로써 연기력에서만큼은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 ‘선물’이 개봉하기도 전에 벌써 촬영에 들어간 영화 ‘봄날은 간다’는 원래 심은하에게 섭외가 들어갔던 작품으로, 영화계에서는 이영애를 심은하를 대체할 만한 가능성 있는 배우로 주목하고 있다.



    ‘봄날’ 기다리는 충무로 여배우들
    지난해에 영화 ‘물고기자리’로 대종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면서 ‘저력 있는 배우’로 인정받고 있는 이미연의 신작 ‘인디안 썸머’ 역시 기대작. 이 영화가 성공한다면 충무로는 전도연-이영애-이미연이라는 새로운 트로이카 시대로 접어들게 될 것이다. 지난해 누드집 파동으로 잠시 움츠렸지만 최근 본격적인 활동을 준비하면서 집중적으로 시나리오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 김희선과, 변함없는 스타성을 과시하며 ‘한번은 터진다’는 기대를 받고 있는 고소영의 활동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도연·이영애 투톱에 이미연 급부상 … 新트로이카 여부 관심

    ‘봄날’ 기다리는 충무로 여배우들
    문제는 아직 이들 톱스타 자리를 넘볼 만한 예비스타들이 뚜렷하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 제작진과 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스타급 여배우들은 극소수에 불과하고 그 뒤를 잇는 배우들의 경우 연기력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가 끝나지 않아 제작사들은 “여배우 캐스팅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고 입을 모은다. 영화제작사 싸이더스 기획실의 배윤희씨는 “남자배우들의 경우, 최근 들어 연기력을 인정받으면서 급부상한 배우들이 적잖아 배우층이 많이 두터워졌지만 여배우 기근 현상은 여전히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사정이 이렇다보니 몇몇 배우들의 개런티만 천정부지로 치솟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한다.

    물론 여배우들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n세대 톱스타 전지현이 영화 ‘시월애’로 가능성을 인정받아 새 영화 ‘엽기적인 그녀’에 출연중이고, ‘송어’ ‘오! 수정’ ‘번지점프를 하다’를 거치면서 연기력을 인정받은 이은주도 스크린 정상을 평정할 차세대 주역으로 손꼽히고 있다. 이들의 뒤를 이어 TV 스타 송혜교와 채림이 영화 데뷔를 준비하고 있고, 화장품 광고와 가수 조성모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해 스타덤에 오른 신민아와 탤런트 윤손하, 김남주가 최근 스크린 데뷔작을 확정했다. 모두들 독특한 개성을 바탕으로 젊은 나이에 일정 수준 이상의 연기력을 갖추고 화제를 몰고 다닌다는 점에서 한국영화를 이끌어갈 여배우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영화평론가 심영섭씨의 말에 따르면, 여배우 기근보다 더 큰 문제는 영화 제작풍토 자체가 남성 중심이라는 데 있다. 심씨는 “우리 영화에서 여배우들의 배역은 한정적이고 범위가 좁다. 남성 감독이 중심이 되어 남성의 팬터지를 구현하는 영화들을 만들다 보니, 여배우의 개성과 카리스마가 발현될 소지가 적은 것이다. 왜 고소영 같은 개성적인 배우가 영화에서는 눈물 짜는 청순가련형의 연기만 보여주고 있는가. 우리 영화가 ‘착한여자 콤플렉스’에 빠져 있는 한 스크린에서 ‘멋진’ 여배우를 만나는 건 쉽지 않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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