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여건으로 미루어 올해의 재테크 1순위는 역시 주식으로 꼽아도 큰 무리는 없을 듯싶다. 그러나 일반 투자자들은 과거의 쓰라린 경험 때문에 주식시장에 선뜻 뛰어들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주식은 고수익을 안겨주는 대신 많은 변동성과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식 투자의 이런 마이너스 요인을 막아내면서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이 적립식 분할 매수(Dollar cost averaging)다.
적립식 분할 매수란 금융권의 적금과 비슷한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매월 일정 금액을 일정한 날에 적립하는 적금 상품과 같이 적립식 매수는 매월 정기적으로 일정 금액만큼의 주식이나 펀드를 사는 것이다. 적립식 분할 투자의 기본 원리는 주가가 낮을 때 더 많은 주식을 사고 주가가 높을 때 상대적으로 주식을 적게 사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주식의 평균 매수 단가가 평균 주가보다 낮아지게 된다.
이 방법으로 주식에 투자할 경우에는 몇 가지 원칙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첫째, 이 투자 방법은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를 찾는 것보다 지금 바로 투자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주식시장이 상승하든 하락하든 주가는 큰 차이가 없이 일정 정도의 평균을 형성한다는 논리에 근거를 두고 있다(‘표’ 참조). 둘째, 이러한 적립식 분할 투자는 주가보다 늘어나는 주식 수에 더 초점을 둔다. 셋째, 꾸준한 투자를 요구한다. 적립식 분할 투자는 장기로 할 경우 더욱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이 장기간 하락하더라도 꾸준히 정기적으로 정해진 금액을 투자해야 효과가 발휘된다는 뜻이다.
적립식 투자 상품으로 국내에서 시판되는 상품으로는 제일투자증권의 정기 적립식 투자플랜(RSP)이 있다. 이 상품은 시장 상황에 관계없이 일정 금액을 매월 정기적으로 투자하는 형태로 운용회사인 피델리티가 운용하는 44종류의 펀드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자녀교육, 결혼자금, 주택마련 자금, 노후 생활자금 등 장기적으로 목돈을 필요로 하는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이다.
적립 방법은 정액 적립식이며 매월 28일 1회에 한해 주문이 가능하다. 월 적립 금액은 15만원 이상 1만원 단위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만기는 2년이며 1년 단위로 연장 가능하다. 환매시 수수료는 없고 환매와 전환은 잔고좌수 전체에 한해 가능하며 일부 환매 및 일부 전환이 불가능하다
적립식 분할 매수의 매력은 위험을 장기간에 걸쳐 분산한다는 데 있다. 한 번에 자금을 모두 투자하면 주식의 등락에 따라 평가 금액이 크게 변동하게 된다. 하지만 적립식 분할 매수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주가의 움직임에 따른 변동 폭이 작아지게 된다. 그러므로 주식과 같이 가격 변동 폭이 큰 상품에 장기투자할 때 적합한 투자 방법이 될 수 있다.
적립식 분할 매수는 다른 상품에도 활용할 수 있다. 채권투자시에도 적용할 수 있고 수익증권이나 뮤추얼펀드에 투자할 경우도 이 방법을 이용할 수 있다.
적립식 분할 매수는 투자의 한 방법으로, 고수익을 목적으로 한 주식투자는 아니라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따라서 주식투자로 한몫을 벌겠다는 투자자에게는 적합하지 않은 상품이다. 그러나 꾸준한 투자로 지속적인 수익을 얻으려 하거나 목돈이 없어 주식에 투자할 수 없는 투자자에게는 적합한 투자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