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수림 DS투자증권 책임연구원. 지호영 기자
반도체 담당 애널리스트인 이수림 DS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이 3월 24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향후 실적을 전망하며 한 설명이다. 국내 증권사는 물론 해외 투자은행(IB)들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전망치 및 목표주가를 계속 높여 잡고 있다. 이 책임연구원도 3월 16일 낸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을 40조 원으로 추정했다. 한 달 반 만에 추정치가 31조5000억 원에서 약 27% 상향된 것이다. 목표주가는 18만3000원에서 27만 원으로 올렸다. 이 책임연구원에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전망과 더불어 향후 투자자가 확인해야 할 지표들을 물었다.
메모리 기업 주가는 메모리 가격보다 6개월 선행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상승세는 언제까지 이어질까.“올해 3분기까지도 상승세가 유지되고 4분기에도 가격은 고점에서 장기 체류할 것으로 전망한다. 공급에 비해 수요가 더 많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D램 가격은 올해 2분기 약 40% 오를 것으로 분석된다.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을 추정할 때는 대만·중국의 모듈 업체나 전자기기 업체들을 찾아다니며 가격을 확인하는 기업으로부터 관련 데이터를 받고 국내 기업에도 물어본다. 스마트폰과 개인용 컴퓨터(PC) 출하량 통계를 활용하기도 한다. 개인투자자는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 사이트에서 D램과 낸드플래시의 일별 가격을 확인할 수 있다.”
메모리 반도체 공급은 언제부터 늘어나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D램 생산능력(CAPA·캐파)이 전년 대비 올해는 6%, 2027년에는 7%, 2028년에는 14%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의 충북 청주시 M15X,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의 페이즈(Ph·생산 공간)1과 페이즈2, 삼성전자 평택 4공장(P4)의 페이즈3·4 등 지난해부터 새로 짓고 있는 반도체 공장의 출하량 증가를 모두 반영한 수치다.
하지만 HBM(고대역폭메모리)을 제외하고 범용 D램만 보면 캐파는 전년 대비 올해 2%, 내년에는 1% 늘어난다. 2028년은 돼야 8% 증가한다. 범용 D램 공급은 2027년까지 별로 늘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그 결과 2027년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은 고점에서 오래 유지될 것 같다.”
메모리 반도체 수요는 어떨까.
“내년 수요는 올해 8~9월에 발표되는 글로벌 클라우드 업체들의 실적을 확인해야 정확히 가늠할 수 있다. 특히 구글, 아마존의 클라우드 사업부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도나 전분기 대비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봐야 한다. 반도체 핵심 소비자인 이들이 돈을 벌어 인공지능(AI)에 계속 투자해야 메모리 반도체를 사갈 테니 말이다. 클라우드 업체들이 AI로 돈을 제대로 벌고 있는지를 우려하는 목소리를 올여름 실적으로 잠재운다면 메모리 가격 상승세는 더 길게 갈 수 있다.”
2028년부터는 범용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떨어질 수 있는 것인가.
“가능성은 있다. 최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고객사들과 2~3년짜리 장기 공급계약을 맺는 것도 가격 하락에 대비하기 위해서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메모리 기업 주가는 메모리 가격보다 6개월 먼저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는 점도 유념하면 좋겠다.
다만 2027년까지 메모리 업체들의 증익은 계속될 것이다. 반도체 출하량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메모리 가격 상승폭이 줄면 영업이익이 감소하면서 주가 하락세가 오래 이어졌지만, 이제는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주춤하고 주가가 일시적으로 조정받아도 다시 상승할 모멘텀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장기 공급계약은 어떤 형태인가.
“공급 물량을 고정하고 가격은 정해두지 않는다. 역사적으로도 장기 공급계약에서 가격을 고정한 적은 없다. 하지만 최근에는 가격 최저선을 설정한다는 얘기가 들린다. 이는 과거에는 없던 계약 형태로, 메모리 공급 업체에 유리한 조건이 형성된 것이다. 1년에 생산하는 D램과 낸드플래시 중 장기 공급계약분이 어느 정도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양산하는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 HBM4. SK하이닉스와 달리 베이스 다이까지 삼성전자가 직접 설계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HBM4 베이스 다이 직접 만드는 삼성전자 매력↑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부활하고 있다던데.“선단 공정 라인은 이미 지난해 말부터 높은 가동률을 보이고 있다. 과거에는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고객사가 대부분 중국 팹리스 업체였는데, 최근에는 미국 업체들이 들어왔다. 언론보도로 수주가 확인된 테슬라와 엔비디아에 더해 AMD, 구글, 브로드컴 등도 삼성전자 파운드리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들이 기존에 의존했던 TSMC만으로는 파운드리 수요를 충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파운드리 공급 부족은 얼마나 심한가.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TSMC가 올해 초 ‘파운드리 수요가 공급 대비 3배 많다’고 얘기한 바 있다. TSMC의 3㎚(나노미터)와 5㎚ 파운드리는 올해 상반기 생산 가능 물량이 지난해 말에 매진됐고, 2㎚는 올해 연간 생산 가능 물량이 이미 다 예약됐다고 한다.”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 HBM4가 등장하면서 메모리와 파운드리를 모두 생산하는 삼성전자의 매력도가 커졌다던데.
“HBM은 ‘베이스 다이(Base Die)’ 위에 D램을 쌓아 만든다. 그간 베이스 다이는 단순히 D램과 외부 프로세서를 연결하는 역할만 했다. 하지만 HBM4부터는 베이스 다이가 HBM 전체 전력을 조절하고 외부 칩과의 연계를 강화하는 역할도 한다. 이에 SK하이닉스는 HBM4 베이스 다이 설계 단계에서 TSMC와 협력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베이스 다이도 직접 설계해 HBM4를 만든다. HBM4를 사려는 고객사 입장에서는 공급 안정성이나 소통 효율성 측면에서 삼성전자가 매력적이다. SK하이닉스나 마이크론과 달리 삼성전자에서 사면 한 회사에서 모든 걸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HBM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를 뛰어넘은 것인가.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를 제치고 엔비디아에 더 많은 물량을 공급하기는 어렵다. HBM은 베이스 다이 설계 방식뿐 아니라, 데이터 처리 속도, 발열, 수율 등 다른 요소들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2024년부터 올해까지 삼성전자의 HBM 캐파 성장률은 SK하이닉스보다 낮다. ‘1C’ 공정 방식의 D램 수율(웨이퍼 한 장에 설계된 최대 칩 개수 대비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칩 비율)도 아직은 개선이 필요하다.
SK하이닉스 ADR 상장이 목표가를 높이진 않아
SK하이닉스가 미국 증시에 주식예탁증서(ADR)를 상장하면 주가가 얼마나 더 오를까.“ADR 상장이 SK하이닉스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의 접근성을 높여 단기적인 수급 개선 효과를 가져올 수는 있다. 하지만 목표주가를 구조적으로 끌어올리는 요인은 아니라고 본다. 기업의 기초체력이나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아니기 때문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최근 ‘GTC 2026’에서 웨이퍼 공급 부족 상황을 강조했는데.
“현재 반도체 생산 병목의 원인이 웨이퍼는 아니다. 최태원 회장은 현재 같은 반도체 수요가 이어진다면 몇 년 내 웨이퍼 공급 부족이 심화할 수 있다는 얘기를 한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웨이퍼 시장은 일본 신에츠화학과 섬코 등이 과점하고 있다. 실제로 일본 업체들은 캐파 증설에 소극적이라는 특성이 있다. 다만 반도체 수요는 단기적 등락을 반복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지속해서 증가한다. 이에 맞춰 일본 웨이퍼 업체들도 캐파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란 전쟁이 반도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 실적에는 타격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헬륨 등 반도체 핵심 소재 재고를 충분히 확보한 상태고 공급망도 다양하게 가지고 있다. 다만 전쟁이 길어지면 전력비·운송비 등이 상승하면서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전반적인 AI 투자가 줄어들 수는 있다. 아직은 변화가 없지만 전력 공급이 어려워질 경우 중동 지역에 지으려 했던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들이 중단될 여지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발전시설들을 공격하겠다고 한 뒤 반도체 기업들 주가가 크게 출렁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임경진 기자
zzin@donga.com
안녕하세요. 임경진 기자입니다. 부지런히 듣고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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