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샌디스크 주가는 3월 24일(현지 시간) 종가 702.48달러에 마감하며 연초 대비 195.93% 올랐다.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최근 한 주식 커뮤니티에 올라온 샌디스크 관련 글 내용이다. 미국 낸드플래시 메모리 전문기업 샌디스크 주가가 올해 들어서만 3배 뛰며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가장 큰 수혜를 입고 있다. 월가 및 전문가들은 올해 낸드플래시 가격 상승 추세로 볼 때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고 판단한다.
1년 만에 1225.68% 상승
샌디스크는 3월 24일(이하 현지 시간) 종가 702.48달러(약 105만3000원)에 마감하며 연초 대비 195.93% 올랐다(그래프 참조). 같은 기간 S&P500(0.26%), 엔비디아(-6.06%)는 물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50%대 수익률과 비교해도 압도적인 수치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225.68%나 뛰었다. 미국-이란 전쟁이 발발한 후인 3월 19일에도 장중 777.6달러(약 116만5000원)를 기록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샌디스크는 낸드플래시 기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기업이다. 2016년 하드디스크(HDD) 업체인 웨스턴디지털에 합병됐다가 지난해 2월 별도 법인으로 뉴욕 증시에 재상장됐다. 50달러 선 아래서 거래되던 샌디스크 주가는 지난해 9월 인공지능(AI)의 새로운 수혜주로 주목받으며 가파르게 치솟기 시작했다. 생성형 AI 중심이 훈련에서 추론으로 이동하면서 SSD 수요가 급증해 가격이 오른 덕분이다.
낸드플래시에 집중하는 샌디스크의 기업 구조는 주가를 더 급하게 밀어 올렸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낸드플래시 가격은 전분기 대비 90%, 모바일용 D램은 50% 올랐다. 지난해 반도체 3사(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가 한정된 투자 자원을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D램에 집중하는 동안 낸드플래시 캐파(CAPA·생산능력)는 축소됐기 때문이다.
샌디스크는 올해 초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언급을 계기로 새로운 분기점을 맞았다. 황 CEO는 1월 5일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6’ 기조연설에서 “스토리지(저장장치)는 그동안 존재하지 않았던 시장이며, 앞으로 세계 최대 시장이 될 것”이라면서 “기본적으로 전 세계 AI 작업 메모리를 저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다음 날 샌디스크 주가는 27.56% 치솟아 단숨에 300달러 선을 넘어섰다.
이후 샌디스크는 실적 발표를 통해 그간 상승한 주가를 결과로 입증했다. 1월 29일 샌디스크는 지난해 4분기 30억2500만 달러(약 4조5300억 원) 매출과 11억3300만 달러(약 1조7000억 원) 영업이익을 발표하며 시장 추정치를 2배 가까이 상회하는 호실적을 냈다. 매출은 1년 전과 비교해 61%, 영업이익은 386% 폭증한 수치다. 주당순이익(EPS)은 전년 동기 대비 404% 급증한 6.2달러를 기록해 시장 추정치(평균 3.49달러)를 77% 뛰어넘었다. 샌디스크 측은 당시 “아직 엔비디아 수요가 반영도 되지 않았다”며 “2028년까지 낸드플래시 시장이 매년 2배씩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주가 오른 만큼 변동성 커져
주가가 급상승하자 서학개미들은 샌디스크로 몰렸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1월부터 3월 24일까지 서학개미는 샌디스크 주식 4억2228만 달러(약 6330억 원)어치를 순매수해 전체 순위 7위를 차지했다. 나스닥 지수를 추종하는 QQQ(1억5153만 달러·약 2270억 원)나 아마존(8625만 달러·약 1290억 원) 순매수액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지난해만 해도 샌디스크는 2025년 순매수 순위 50위권에 들지 못해 ‘집계 외’로 분류되는 등 서학개미의 관심 밖 종목이었다. 주식 커뮤니티 등에서도 “정말 센 디스크다” “1년 내내 올랐던 엔비디아를 보는 것 같다”는 글이 게시됐다.1월 가파른 상승 후에는 2번의 하락을 겪는 등 최근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2월 24일 공매도 전문 투자사 시트론리서치가 샌디스크 주가가 고점에 다다랐다며 공매도 사실을 밝히자 하루 만에 주가가 4.2% 떨어졌다. 시트론리서치는 “시장은 마치 엔비디아처럼 샌디스크 주가를 책정하고 있지만 해자를 가진 엔비디아와 달리 샌디스크는 범용 제품을 판다”고 지적했다. 3월 중순 52주 최고가(777.6달러)를 경신한 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종전 시사에도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월가에서는 다시 고점을 회복할 여지가 있다고 본다. 3월 25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20개 기관의 샌디스크 목표주가는 770.32달러다. 1000달러를 목표로 잡은 곳도 있다. 올스프링글로벌인베스트먼트의 주식투자 책임자인 앤 밀레티는 3월 24일 블룸버그를 통해 “메모리 공급이 여전히 수요를 따라잡으려 애쓰고 있다”고 평가했다.
염승환 LS증권 이사는 “저장장치 수요는 급증하는데 여타 반도체 기업이 D램 수요에 집중하다 보니 낸드플래시 가격 상승폭이 클 수밖에 없다”며 “주가가 오버밸류돼 있다는 평가도 있지만 메모리 사이클 측면에서는 이제 시작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반도체 투자 전문가인 이형수 HSL파트너스 대표는 “낸드플래시 가격이 올해 계속 오를 전망이라 샌디스크 주가가 약간 조정받은 상황이어도 더 올라갈 여지가 있다”며 “가격 성장률이 둔화하는 시점이 언제일지 주의 깊게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문영훈 기자
yhmoon93@donga.com
안녕하세요. 문영훈 기자입니다. 열심히 쓰겠습니다.
KT&G 에쎄, 국내 담배 브랜드 최초 글로벌 매출 1조 돌파
롤러코스터 장세에 ‘초단타’ 나선 개미들… 레버리지도 서슴없이 투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