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50

2006.08.29

밀리언셀러가 급증한 까닭은?

  • 출판칼럼니스트

    입력2006-08-28 11:34: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2000년대 밀리언셀러 (단위: 만부)
    책 이름 판매 부수
    해리포터 시리즈 2000
    만화로 읽는 그리스로마신화 2000
    마법천자문 580
    코믹 메이플 스토리 500
    서바이벌 만화과학상식 450
    다 빈치 코드 330
    연탄길 300
    상도 300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300
    괭이부리말 아이들 200
    TV동화 행복한 세상 200
    한강 200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200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 마라 200
    반지의 제왕 180
    가시고기 170
    봉순이 언니 150
    그 남자 그 여자 150
    파페포포 메모리즈 150


    1980년대의 밀리언셀러는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홀로서기’ ‘접시꽃 당신’ ‘단’ ‘성자가 된 청소부’ ‘손자병법’ ‘인간시장’ ‘여자의 남자’ 등 겨우 8종에 불과했다. 1990년대에는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퇴마록’ ‘한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 ‘아버지’ ‘좀머씨 이야기’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태백산맥’ ‘소설 동의보감’ ‘소설 토정비결’ 등 11종이었다.

    최근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가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2000년대 들어 80만 부 이상이 팔린 밀리언셀러는 40여 종에 달한다. 1980~90년대에 비해 양적으로 대폭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질적인 차이가 확연하다.

    밀리언셀러의 다수를 차지하던 소설은 주춤한 반면, 자기계발서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2000년대 이전을 문학의 시대라고 한다면, 2000년대 이후는 자기계발서의 시대라고 할 만하다. 자기계발서는 국내에서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같은 입지전적인 성공신화 에세이로 태동한 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같은 책으로 싹을 틔웠으며,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는 베스트셀러의 산실이 됐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한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 같은 교양인문서 대신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 마라’ 같은 실용서들도 밀리언셀러 대열에 합류했다. 책이 지식을 담아내는 매체에서 실용적 노하우를 담아내는 도구로 변화했다는 뜻이다.



    2000년대 이전에는 흔치 않았던 몇 가지 현상도 찾아볼 수 있다. 전 세계적 유행을 등에 업고 움직이는 책도 과거에는 흔치 않았다. 전 세계적인 밀리언셀러 ‘해리포터’ 시리즈가 대표적인 예이며, ‘다 빈치 코드’처럼 아마존 베스트셀러 리스트가 실시간으로 번역 소개되기도 한다. 당혹스러울 만큼 영상과 책의 관계가 긴밀해지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방식도 다양하다. ‘모모’처럼 드라마에서 소개되는 책도 있고, ‘TV동화 행복한 세상’ 같은 프로그램이 책으로 만들어지기도 하며, ‘반지의 제왕’처럼 원작소설이 영화 때문에 불티난 듯 팔리기도 한다. ‘만화로 읽는 그리스로마신화’ ‘마법천자문’ ‘코믹 메이플 스토리’ ‘서바이벌 만화과학상식’ 같은 어린이만화의 성장도 놀랍다.

    수동적으로 감상하는 영화와 달리 책은 손으로 책장을 넘기면서 읽어야 하는 능동성이 특징이다. 초판 2000부를 넘는 책이 많지 않지만, 밀리언셀러가 해마다 늘어나는 이유는 능동성을 잃어버린 세대의 수동적 독서 습관 때문은 아닐까.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