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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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계 성공 키워드로 자리 잡은 ‘멘토’

  • 김현미 동아일보 출판팀 차장 khmzip@donga.com

    입력2006-04-03 11: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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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계 성공 키워드로 자리 잡은 ‘멘토’
    ‘마시멜로 이야기’가 한국출판인회의 집계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13주째 1위 자리를 내주지 않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을 한 줄로 요약하면 ‘15분간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참은 아이가 성공한다’다. 이처럼 단순한 명제를 저자는 조너선 사장과 그의 리무진을 모는 운전기사 찰리의 대화로 풀어간다. 조너선 사장이 바로 15분을 참아서 마시멜로 1개를 더 보상으로 받은 네 살짜리 꼬마였던 것. 조너선은 마시멜로에서 터득한 인생의 성공공식을 계획 없이 찰리에게 들려주면서 그가 ‘특별한 내일’을 설계하도록 돕는다.

    조직경영이란 차원에서 보면 조너선은 인재를 키워내는 경험 많은 코치, 즉 멘토(mento)이고, 찰리는 잠재력을 가진 구성원 멘티(mentee)다. 2년 전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드라마 ‘대장금’에서도 어린 장금을 키우다시피 하며 요리와 인생을 가르치는 멘토 한 상궁이 나온다. 그는 미각을 잃어버려 더 이상 수라간에 머물 수 없게 된 장금에게 “너를 믿어라. 너를 믿지 못한다면, 나를 믿어라”라며 격려한다. 한때 한 상궁의 따뜻한 카리스마, 감동의 리더십이 연구 대상이 되기도 했다.

    요즘 잘나가는 자기계발서들은 조너선과 한 상궁 같은 멘토를 등장시키는 공통점이 있다. 3월 둘째 주 베스트셀러 집계에서 6위를 차지한 ‘배려’에서는 ‘인도자’로 통하는 회사 고문과 ‘논어’ 말씀을 즐겨 인용해 ‘공자왈’이라 불리는 프로젝트1팀의 부장이 멘토다. 두 사람은 최연소 차장 승진 기록을 세우며 의기양양해하는 주인공 ‘위’에게 경쟁에서 이기는 법이 아니라 사람에 대한 작은 예의, 즉 배려를 가르친다.

    8위에 오른 ‘핑’의 멘토는 부엉이다. 점프를 좋아하는 개구리 핑은 연못이 점점 말라가는 위기에 봉착한다. 머물 것인가 떠날 것인가. 이때 지혜로운 부엉이가 나타나 핑이 ‘철썩강’을 넘을 수 있도록 혹독하게 훈련(점프)을 시킨다. 부엉이 스승은 “실수는 극복하면 되지만 나태함은 영혼을 질식시켜 버린다”며 핑이 장애물을 돌파하게 만든다.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은 ‘연금술사’에서는 양치기 산티아고 앞에 노인(살렘의 왕 멜키세덱)이 나타나 “자네가 가진 양의 10분의 1을 내게 주게. 그러면 보물을 찾아가는 길을 자네에게 가르쳐주겠네”라고 말한다. 그 보물이란 ‘자아의 신화’였고, 산티아고는 멋진 영혼의 모험을 시작한다.

    그러나 이런 책들을 읽다 보면 세상은 선의로 가득 차 있으며, 괴롭고 힘들 때마다 ‘스타워즈’의 요다 같은 스승이 나타나 내 손을 잡아줄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그래서 한마디 하고 싶다. 세상이 그리 만만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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